헝거게임: 모킹제이

THE HUNGER GAMES: MOCKINGJAY PT.1

by 디에디트랩

일과 관련하여 쓰고 있는 기존의 매거진에 더하여, 영화를 보고 간단하게 느낌을 적는 매거진을 하나 더 만들어본다. 본 것을 좀 더 오래 간직하기 위한. 일단 예전에 쓴 몇 편을 먼저 올린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영화를 많이 보지 못했는데, 좀 더 열심히 봐야겠다.




헝거게임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린 캣니스는 저항군들에 의해 구출되어 지하에 자리 잡고 있는 13구역으로 오게 된다. 가족들과, 그리고 동료들과의 재회. 어느 날, 캐피털은 이곳에 비행기를 보내 폭격을 가한다. 사람들은 모두 나선형의 길고 긴 계단을 급하게 내려가 지하 가장 깊은 곳의 대피소로 피신한다. 점점 더 깊고 어두운 심연으로 향하는 계단. 소리와 진동으로만 느끼는 폭격. 공격에 대응하게 되면 자신들의 전력이 노출되는 것을 깨달은 13구역의 대통령 코인은 모든 대응 공격을 중지하고 그대로 버틸 것을 명령한다. 긴 밤이 될 것이라는 그녀의 예언. 어두움 속에서 모두는 지옥 같은 긴 밤을 보낸다. 폭격이 멈출 때까지.

이 씬에서 흥미로운 것은 관객은 - 그리고 영화 속 인물들조차 - 폭격이 계속되는 동안 바깥을 전혀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화면을 뒤흔드는, 13구역 전체를 뒤흔드는 소리, 진동, 폭격이 가해질 때마다 떨어지는 천장의 부스러기들. 그것들만이 우리가 폭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일반적으로 <헝거게임> 정도의 블록버스터 영화라면 카메라를 바깥으로 돌려 캐피털로부터 접근해 오는 비행선들, 그들이 가하는 폭격, 이러한 것들을 보여 줄 만도 하지만 감독은 철저히 관객을 13구역 내부에 가두어둔다. 관객은 잠시도 바깥으로 나가 제3자의 입장으로 폭격을 보지 못한 채, 13구역의 주민들이 공포의 밤을 보내는 그 시간을 도리없이 함께 할 수밖에 없다. 그들과 함께. 그들과 함께 보이지 않는 공포를 함께 감당해야 한다. 공포는 그 실체가 보이지 않을 때 더 강하게 온다. 13구역의 주민들과 관객은 바깥을 내다보지 못한 채, 어두운 실내에서 바닥을 흔드는 진동과 귀를 찢는 소리를 견디며 함께 공포를 감당해야 한다.

저항군은 캐피털이 정전된 틈을 이용하여 캐피털에 침입, 그곳에 붙잡혀 있는 피터를 비롯한 다른 헝거게임 생존자들을 구출하여 13구역으로 돌아온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스노우는 일부러 그들이 13구역으로 생존자들과 함께 돌아가도록 놓아둔다. 13구역으로 돌아와 정신을 차린 피터는 캣니스를 보자마자 그녀에게 미친 듯이 달려들어 그녀의 목을 조른다. 제대로 저항도 못하는 캣니스. 캐피털에서 세뇌를 당한 피터. 피터는 캣니스를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그 극도의 두려움으로 캣니스를 죽이려고 한다. 캐피털이 피터를 세뇌한 방법은 공포를 이용한 것이라는 설명에 캣니스는 고칠 방법을 묻는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공포를 능가하는 것은 무엇도 없다는 대답. 모두가 모인 홀에서 코인이 헝거게임의 생존자들을 구출하였다는 소식과 함께 주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동안 캣니스는 피터가 갇힌 방을 들여다본다. 침대 위에 꽁꽁 묶인 피터. 미친 사람처럼 발버둥 치고 있다. 믿을 수 없이 일그러진 얼굴. 피터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캣니스. 피터는 그녀에게 공포가 된다.

<헝거게임: 모킹제이>는 마치 캣니스의 공포에 관한 보고서와 같다. 영화는 어두운 곳에서 홀로 두려움에 떠는 캣니스로부터 시작한다. 그녀는 수시로 악몽에 시달린다. 그리고, 공포를 통해 세뇌당한 피터를 보며 또다시 공포에 떠는 캣니스. 홍보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다른 이들이 두려움을 떨쳐내고 힘을 합하여 캐피털에 저항하도록 선동하는 주체인 캣니스는, 그녀 자신은 공포에 포위되어 있는 것이다. 캣니스는 과연 어떻게 공포를 떨쳐내고, 혹은 그것을 끌어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그 대답을 헝거게임의 마지막 장에서 들을 수 있을까.


헝거게임: 모킹제이 (THE HUNGERGAMES: MOCKINGJAY PT.1) Dir. Francis Lawrence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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