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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니 Dec 31. 2023

올해를 마무리하는 질문들: 학습과 협력

<함께 자라기>를 읽고 2023년 회고하기

기획자로서 일한 지 3년 차인 2023년, 한 해동안 참 다양한 일을 했습니다. 연말에 한 해를 회고하는 데는 여러 방식이 있지만 이번에는 나의 일과 성장을 중심으로 2023년을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지난달 독서모임의 한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책 선물 교환식을 했는데요. 함께 성장을 도모하는 우리 모임과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준비해 갔습니다. 겸사겸사 저도 다시 책을 읽었습니다. 참 언제 읽어도 닮고 싶은 직업인으로서의 가치관이 담겨있는 좋은 책입니다.


<함께 자라기>는 기획자로 직무 전환을 준비하면서 2021년 초에 처음 읽었던 책입니다. Top-down 방식의 루틴 한 업무 환경에 익숙했던 저에게 일터에서도 학습과 협력을 통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준 책이지요.


회사의 연말 평가 양식을 채우면서는 업무 덩어리를 중심으로 내가 한 일과 성과를 정리했습니다. <함께 자라기>를 읽으면서는 학습과 협력의 관점에서 어떤 성장을 이루어냈고 무엇을 더 노력해야 할지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책을 읽다 보니 '나는 이렇게 잘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면서 읽게 되더라고요. 그 질문들을 정리해 회고를 작성해 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이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해보면서 어떤 성장과 협력을 해냈고 무엇을 보완해 더욱 성장해 나갈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1. 질적으로 폭넓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작년에 전체 개편을 이끌었던 프로덕트를 올해는 운영하고 수시로 개선했습니다. 프로젝트 관리부터 런칭까지 완수했던 프로덕트의 운영과 개선까지 담당하면서 프로덕트의 사이클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글로벌 프로덕트의 개편에 오너십을 갖고 정책을 처음부터 정리해 가며 더욱 뾰족한 타겟팅의 프로덕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정책, IA 구조, UX writing 등 여러 영역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중입니다.

검색, 추천, 상품 옵션과 같이 좁고 깊은 고민이 필요한 프로덕트를 맡게 됐습니다. 시야를 넓혔다, 좁혀 들어갔다를 반복하면서 저만의 관점과 인사이트를 다듬어나가는 중입니다.

일하면서 얻은 지식과 인사이트를 글로 써서 브런치에 게시하기 시작했습니다.


2. 스스로 발견한 문제를 함께 해결했습니다.

규모가 큰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아무의 눈길도 받지 못하는 영역들이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방향성을 제시했으며, 동료들을 설득해 유의미한 개선을 이루어냈습니다.

과거에는 '이건 누구한테 물어봐야 되지?' 하다 길을 잃어버린 질문들이 이제 저에게 바로 오고 있습니다. 해결하지 못한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습니다.


3. 회고를 통해 복리 성장을 도모했습니다.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고 운영하며 느꼈던 회고 포인트를 적용해 글로벌 프로덕트의 사용성을 개선하고,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도 다양한 변화를 주었습니다.


4. 전문가에게서 배워 일과 글쓰기에 적용했습니다.

글로벌 프로덕트 기획을 시작하면서부터 전주경 작가님의 UX 라이팅 책브런치를 읽으며 프로덕트의 글쓰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김도영 작가님과 함께 하는 독서 모임과 브런치에서 영향을 받아 저만의 관점을 제시하는 글쓰기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제갈명 작가님의 기고글 <글을 술술 쓰게 되는 글쓰기 저글링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글감을 떠올리고 글을 완성하기까지 저만의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5. 하지만 데이터를 활용한 의사결정이라는 관점에서는 성장이 더뎠음을 스스로 느꼈습니다.

프로덕트를 폭넓게 보고 전략을 짜 flow 관점의 개선을 이루어내는 데 집중한 한해였습니다. 여러 데이터를 참고자료로써 유용하게 활용했지만 Data-driven 의사결정을 많이 했냐? 라고 묻는다면 부끄럽지만 많이 부족했습니다. 

더욱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회고와 높은 복리성장을 위해 데이터를 잘 다루는 방법을 배우고 일에서 적용해보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전문가에게서 배우고 일에 적용하며 학습해나갈 것입니다.




5. 설득에 관해서는 반성할 일이 많았습니다.

방어적이고 고집스러운 동료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저도 똑같이 고집스러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조금 더 나은 대처 방식이 있었을 텐데, 순간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을 반성했습니다.

내가 기대한 만큼 협조해주지 않는 동료가 있을 때 속으로 그를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니 이런 상황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 잘 굴러가게 만들 수 있는 plan B를 곧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이 훌륭한 PM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하는 실무자를 넘어 함께 잘하는 협력자로서의 태도를 고민하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평소에 쌓은 신뢰 자산 덕분에 일이 잘 흘러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동료와 조직을 위한 노력을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평소에 잘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6. 새로운 업무 시스템을 도입하며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Figma를 조직에 도입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 킥오프 단계에 있던 제가 실제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에 완벽한 것을 만들어내려 하기보다는 구조를 만들고-실제 업무에 적용하고-피드백을 받아 구조를 수정하는 단계를 여러 번 거쳤습니다.

동기화 커뮤니케이션이 용이한 Figma의 특성을 활용해 삼투압적 의사소통을 시도했습니다. 기획-디자인 간에 작업의 시작과 끝 지점을 정하지 않고 계속 소통하는 방식으로 옮겨갔습니다.


7. 코칭을 의도한 건 아니지만 조금씩 하고 있었습니다.

동료가 도움을 요청할 때 의식하지는 못했지만 책에서 서술한 코칭의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이 부분에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저도 누군가에게 일 그자체 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에 대한 개선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요청해봐야겠습니다.




2023년을 닫으며

개인적으로 업무 영역을 넓히고 성장했던 한 해였습니다. 제가 여태껏 일하며 쌓아온 기량, 지식, 가치관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한 해였다고 한마디로 정의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득문득 스스로의 성장을 느끼는 뿌듯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다만, '함께' 잘했냐는 질문에는 세모로 답변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선 아쉽고 반성하게 되는 지점들이 좀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 되돌아보면 의도적인 노력이 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내공이 쌓이기는 했지만 의식적인 개선이 없었다는 반성을 해봅니다.




2024년에는

내년에는 '함께'에 더욱 집중해 영향력을 키우고 싶습니다.


1. 직장에서 팀 내에서 그리고 팀 바깥의 사람들에게 신뢰와 긍정적 변화의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려고 합니다.

2. 글쓰기, 독서 모임,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함께 했을 때의 시너지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3. 개인적으로도 큰 변화가 생길 결정을 할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현명하고 즐거운 '함께'를 꾸려나가 보겠습니다.



내년 연말에 이 글을 읽으며 한 해를 뿌듯하게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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