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피파이 2024년 전략으로 살펴본 커머스의 AI 활용법
AI 기술이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영역에 침투하면서, 이제는 그 활용 여부가 시장에서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사용자들은 점점 AI의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고,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최적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AI의 시대에 어떻게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힌트를 Shopify의 신기능 쇼케이스에서 발견했습니다.
지난달, 쇼피파이는 'Shopify Editions 2024 Winter'라는 디지털 쇼케이스를 통해 다양한 새로운 기능들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외부 광고 트래킹, CRM, 주문결제 경험 개선 등 여러 방면에서의 기능 개선이 있었는데요. 특히나 직전의 Editions 2023 Summer과 대비해서 눈에 띄는 차이라면 단연 AI와 관련된 업데이트가 많아지고 강조되었다는 점입니다.
쇼피파이의 신기능 쇼케이스를 재구성하고 그에 따른 생존 전략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1. 정보 생산과 사용자 이해의 도구로써 AI 활용
2. AI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를 만드는 플랫폼 기능
3. 서비스 고유 데이터 확보
Utilize AI
쇼피파이 솔루션을 활용하는 비즈니스 고객에게 상품 이미지 편집과 연출 기능, 3D 이미지 모델링, 상품 설명 작성, FAQ 작성 등 온라인 판매 관리에 필요한 여러 가지 AI 기반 기능을 제공합니다.
상품 사진을 한 장만 업로드해도 깔끔한 배경 연출과 설명 문구까지 작성해 준다니 반복적인 입력 작업이 훨씬 줄어들겠네요. 게다가 상품 설명 텍스트의 톤앤매너별로 추천받을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걸 보면, 나중엔 따로 설정하지 않더라도 사용자의 특성에 따라 이미지 연출이나 설명 문구가 개인화되어 노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쇼피파이의 각 스토어의 검색창에 도입되는 시맨틱 검색(Semantic Search)은 사용자의 자연어 문장의 의도를 읽어 상품을 추천해 줍니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 파티 의상”이라고 검색하면 단순 루돌프나 트리 프린팅이 있는 옷이 아닌 빨간 구두, 초록 글리터 드레스 등을 추천해 줍니다.
기존의 온라인 커머스의 사용성 문법대로 사용자가 스스로 키워드를 생각해서 여러 번 검색과 탐색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 아닌, 오프라인 접객과 유사하게 자신의 필요를 있는 그대로 설명하면 AI가 이를 이해해서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는 겁니다. 지난 글에서 소개한 Amazon의 Rufus와 네이버의 Cue: 검색에서 제공하는 생성형 AI 기반 검색 기능과 유사합니다.
여러 생성형 AI를 통해 상품 검색과 추천을 요청해 본 결과 아직까지는 기존의 탐색 방식을 대체할 만큼 매끄러운 추천이 제공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AI 기반 검색이 상용화되고 수많은 학습을 거쳤을 때 이커머스 경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Optimize for AI
위에서 설명한 상품 정보 생성 기능은 온라인 판매 관리를 효율화하고, 온라인 브랜드 경험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점점 상용화되고 있는 멀티모달 검색*에 상품을 최적화할 수 있는 유용한 솔루션이 될 것입니다.
*multi-modal search: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 양식으로 검색하는 방식
예를 들면, 최근 구글이 발견한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같은 기능은 동영상을 보는 도중 검색 대상을 포착해 검색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기능에서 discoverable 해지기 위해서는 정면, 후면 등 단편적인 상품 이미지뿐 아니라 전체 각도에서 3D로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을 해 봅니다.
쇼피파이의 이번 업데이트 중 눈에 띄었던 한 가지는 바로 새로운 상품 분류 체계(Product Taxonomy)입니다. 이 상품 분류 체계는 상품을 6,000여 개, 최대 7 depth level까지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각각의 카테고리에 상품 속성을 매핑했습니다. 예를 들어 '의류/액세서리 > 의류 > 상의 > 폴로' 분류에는 사이즈, 색상, 소재, 넥라인, 패턴, 팔 길이, 성별, 옷 길이 등이 속성으로 제공됩니다.
이 기준은 그대로 쇼피파이의 비즈니스 솔루션에 적용돼, 판매자가 어드민에서 상품을 새로 등록할 때 상품명과 설명 텍스트, 이미지를 첨부했을 때 이를 인식해 상품의 카테고리를 매핑해 주고 상세 속성 입력란을 활성화해 줍니다.
상품 분류 체계는 직접적으로는 판매자의 상품 등록을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이고, 이런 메리트 때문에 쇼피파이 솔루션을 사용하는 비즈니스 사용자가 더 늘어날 수 있겠죠. 또 상세하고 체계적인 카테고리와 속성을 등록해 최종 사용자의 검색과 필터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구글이나 메타에서의 검색, 또는 생성형 AI에게 어떤 상품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이런 체계적인 택소노미를 활용해 등록된 상품이 검색되고 추천되기에 더 용이합니다. 게다가 쇼피파이 상품 분류 체계는 다국어 버전으로 확장되어 있으니 판매자가 적절한 분류 번호를 매핑해 운영하면 타 언어 사용자에게도 검색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범용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쇼피파이 어드민을 통해 등록하거나 쇼피파이의 상품 분류 체계를 사용한 상품이 AI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플랫폼이 기준을 제시하고, 사용자는 기준을 따라가고, AI는 그 기준에 맞는 분석을 하고, 정확도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그 플랫폼이 점점 더 권위를 얻는 순환을 예상해 봅니다.
Ultimately, Data
스마트폰에서 앱이 없어지고 AI가 대신할 것이라는 급진적인 예측도 들려오는 요즘입니다. AI 기술은 이 글을 읽는 지금도 발전하고 있고 우리의 삶을 아주 많이 바꿔놓겠죠.
UX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우리가 실제로 만드는 스토어프론트보다 데이터, 그리고 그 데이터를 understandable&discoverable 하게 조직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더 많은 가치 있는 데이터들이 모일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플랫폼이 우위를 차지할 거라 생각합니다.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거대하고 종합적인 플랫폼은 물론, SaaS 솔루션과 같이 정교하고 전문적인 판을 만드는 플레이어들이 데이터를 모아 큰 가치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조직적인 판 위에 모인 공급자들의 데이터가 서빙되고, 사용자의 데이터가 기록되면 더 많은 가능성이 펼쳐지겠죠. 사용자의 행동, 선호, 구매, 리텐션과 같은 데이터는 AI기술 보급 시대에 큰 경쟁력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Shopify Editions Winter ’24
https://www.shopify.com/editions/winter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