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거북이 Oct 28. 2020

측은함도 사랑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측은한 마음을 자주 느끼게 된다. 

각자 다른 사연으로, 다른 어려움으로, 다른 마음으로 상담에 오게 된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다들 너무나 안타깝고 측은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나 자신도, 이 세상 모든 사람들도 남들이 보기엔 안되어 보이고 슬퍼 보이는 모습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사실, 나의 경우에는 내담자에게 이 측은함을 느끼면 느낄수록 내담자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치료자는 상담 중에 내담자로부터 공격, 비난, 비아냥거림... 등등 내담자의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받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 덩어리를 받아내는 건 누구도 유쾌하지 않을뿐더러 상당한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순간에도 치료자로서 묵묵히 감당할 수 있는 건, 바로 내담자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담자가 마구 쏟아내는 화살 같은 말들 사이에서도, 그 사람의 슬픔과 아픔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아픔이 보이면, 내가 치료자로서 무얼 해야 할지 대략적이나마 알 수 있다.

'이 내담자에게는 이게 제일 필요한 것이겠구나. 치료에서는 이렇게 해야겠다.' 이런 판단이 서게 된다.

한동안은 내담자가 필요로 하는 그것을 충족시키면서 내담자의 마음의 힘을 키우고 성장시키게 되는 것이다.


측은함을 통해 상대를 알게 되고, 그래서 그가 필요한 무언가를 도와줄 수 있는 것.

그래서 그 사람이 건강해지고 성장할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애정이고 사랑이지 않을까.

내 아이, 내 남편도 안쓰럽고 안되어 보이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서 면면을 다 알기에, 짠하고 안쓰러워진다.

그러면 다들 한 번씩 안아주고 위로하고 하다못해 따뜻한 밥 한 끼라도 챙겨주게 된다.


우리 모두 하나씩 슬픔이 있다.

나의 아픔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나를 이해한다는 것이고, 나를 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나라는 존재를 인정해주는 소중한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꿈의 해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