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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positions Oct 02. 2018

서치 후기_알면 알수록 낯설어 지는 부모관계의 이야기

영화 서치<Searching>를 보고

https://youtu.be/3Ro9ebQxEOY


 먼저 이 영화는 아니쉬 차간티(91년생)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실리콘밸리에서 IT업계 종사자로써 근무한 경력이 있고 이를 보고 배운 감독도 역시 구글에 입사하여 근무를 한 경력을 갖고 있는 점이 남다릅니다. 이 영화의 기법은 <스크린 라이프>라는 영화 기법인데, 이 영화의 제작사 벨제레브가 내놓은 두번째 스크린 라이프 영화입니다. 첫번째는 <언프렌디드>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또한 이 영화의 제작기간은 단 15일, 편집에 2년을 소요할 만큼 IT 환경 조성에 공을 들였습니다.

 위 글을 소개한 이유는 이 영화가 흥행하고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이유가 이 참신함에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의 사람들은 풍경을 보는 시간보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또한 주 관객층이 무엇을 보고 생각하는지를 판단하여 영화로 만들어야 공감대를 만들수 있기 때문에 이 장르를 고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스크린라이프라는 기법을 영화에 도입한 몇 안되는 작품이긴 하나, 이 방식이 처음은 아닙니다.


 https://youtu.be/nnsSUqgkDwU

구글의 Parisian love(2009)



https://youtu.be/zhPklt9nYas

구글의 Google chrome dear sophie(2014)


 구글에서 근무했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광고영상에 평소 관심이 많았기 때문일까요?

 그래도 이런 창의성과 독창성은 쉽게 발현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깜빡이는 커서에 맘 졸이게하고 특별한 CG를 도입하지 않고 컴퓨터 배경화면을 띄워놓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놀랍고 또한 기뻤습니다. 관객의 공감대의 저변을 확장시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스토리 측면에선 조금 가슴이 아팠습니다. 딸을 너무 아끼고 사랑해서 딸의 모습을 늘 캠코더에 담아 분류하여 저장해둘 정도로 지극정성으로 사랑했던 아빠는 아마 딸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아내의 부고 후에도 좋은 아빠가 되고자 노력했을 겁니다. 그래서 딸의 꿈이라고 알고 있었던 피아니스트를 이뤄주기 위해 멀리 떨어진 학교에 입학시키고 적극적으로 뒷받침 해주기 위해 열심히 일했을 겁니다. 하지만 딸의 실종을 계기로 딸을 찾으려고 열심히 노력했을 아빠는, 알면 알수록 멀어지고 달라지는 딸의 모습에 그의 기반이 무너져내리고 회의가 생겼을 것 같았습니다. 딸을 포함한 요즘 세대는 자신의 본 모습이 무엇이라고 생각할까요? 자신만의 공간은 예쁜 침실에 분홍빛 벽지가 발라져있는 그 방이 아니라 SNS 계정일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자신이 알고 있던 딸의 모습이 무너져가는 아빠를 보면서 딸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딸의 진짜 모습은 어디서 언제 볼 수 있는걸까? 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 이미지는 얼마전 올라온 기사 속 사진입니다. 할머니는 손주들이 좋아하는 햄버거를 사주려고 식당에 데려갔지만 손주들은 각자의 휴대폰에만 열중할 뿐, 얼마 남지 않았을 할머니와의 시간이 소중하지 않았나봅니다.

SNS는 이 영화에선 딸을 찾게되는 그리고 딸의 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묘수로써 등장하지만, 역설적으론 딸의 피난처이자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는 하나의 이야기 방이었고 부녀관계의 벽이었습니다. 이 둘 사이의 간극을 영화가 아주 적절히 해집고 들어가서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좋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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