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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positions Oct 07. 2018

2018-10-07의 일기

무심코 던진 눈빛과 행동들의 반성


대중교통 이용을 선호한다.

언제 있을지 모를 교통정체로 인한 불편보다 조금은 무거운 백팩을 메고 다니는 번거로움이 덜 버거운 듯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고향 집에서 올라오는 기차를 타고 오는 길이었다.

환승 버스가 15분 간격으로 있어서 버스 도착 5분 전에 도착하는 기차를 탑승하고

바삐 걸어 버스 환승을 이용하려고 계획했다.

더군다나 기차가 1분 지연되어서 환승 길은 전보다 바빴음은 자명했다.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이 버스를 향해 걸었을 텐데, 그때 시야에 한 모자가 눈에 들어왔다.

유모차에 아들을 태운 채로 내가 내린 기차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 왜소증에 걸린 엄마와 아들이었다.

유난히도 예쁘고 깨끗한 옷을 입었던 그 둘을 시야에 잠시 담고 지나쳤다.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

내가 그 둘을 쳐다보았단 사실이 그 둘에겐 상처가 될까 미안하고 죄송스러웠다. 

태풍이 지나간 완연한 가을 날씨를 즐기고자 옷장에서 가장 가을 같은 옷을 꺼내 입고 

나왔을 엄마와 아들의 꽃길에 내 시선이 상처가 되었을까 걱정이 된다.



그 둘의 하루가 딱 내 시선을 마주하기 전까지만 행복했으면 어쩌지?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도 그 둘을 무심코 쳐다보고 지나쳤으면 어쩌지?



등등 미안함과 송구함, 창피함과 같은 모든 감정들이 생각에 자리했다.

나는 늘 아직도 무심코 던진 시선과 말이 타인에게 상처를 준단 사실을 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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