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본인의 실패 및 성공 사례를 근거로
Prologue
우선 창업지원사업에 지원했던 것 전부를 시간순으로 나열해보면
2014년 청년창업사관학교 서류 탈락
2014년 창업선도대학 서류 탈락
2015년 캠퍼스 CEO 경진대회 아이디어 부분 대상(서울산업진흥원)
2015년 기업가정신 서포터즈 대상(벤처기업협회)
2015년 K-nest 혁신가들의 캠프 최우수상(카이스트)
2015년 창업선도대학 서류 합격, 발표심사 합격(최종 합격)
2016년 인천 스타트업 공모전 서류 합격, 발표 탈락
2016년 청년창업사관학교 서류 합격, 발표 미참석
2016년 창업 맞춤형 사업화 서류 합격, 발표 미참석
2016년 창업프로젝트 서류 합격, 발표 탈락
2016년 창업선도대학 후속지원 사업 서류 합격, 발표심사 탈락
2017년 재도전 패키지 지원사업 서류 합격, 발표심사 합격(최종 합격)
창업 초창기(1년 차)에 지원했던 모든 사업은 서류 광탈
창업 중반기(2년 차) 이후에 지원했던 모든 사업은 서류는 무조건 합격
지금 세 번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모두 다 다른 사업 아이템을 지원하였음
사업계획서는 크게 두 개의 섹터로 나뉘어 있다.
첫째 지원자 본인 역량
둘째 사업 아이템 설명
지원사업마다 주안점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이냐에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모든 지원사업이 이 두 가지를 평가한다.
첫 번째 지원자 본인의 역량은 지원동기, 팀 소개, 팀(본인)의 역량 등
두 번째 사업 아이템 설명은 개요, 사업성(타당성), 차별성(경쟁력), 실현 가능성, 시장규모, 판매계획, 생산(개발) 현황(계획), 자금운용계획 등을 포함한다.
사업을 막 시작하는 초창기 스타트업이건, 업력을 지니고 있는 스타트업이건 까다로운 분야는 미래의 계획을 서술하는 것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마치 소설을 쓰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외에 과거에 본인이 무엇을 했고 어떤 강점을 지니고 있는지, 이 사업 아이템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는 것은 누구나 쓸 수 있다. 다만 그럴듯하게 쓸 자신이 없기 때문에 막막할 뿐이다. 그런 경우는 헤밍웨이의 다음 격언을 꼭 기억하자
"The first draft of anything is shit"(모든 초고는 쓰레기이다.)
아무 말 대잔치라도 좋다. 우선 시작이 중요하다. 모든 것을 한큐에 쓰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우선 자신이 쓸 수 있는 카테고리부터 써야 한다. 대신 초안 작성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두는 것이 좋다.
취업을 준비해본 사람은 지난 자기소개서, 창업을 준비하는 분은 지난 사업계획서를 읽어보면 그 창피함을 숨길 수 없다.
많은 수정과 보완으로 탄탄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첨삭할 시간을 충분히 두고 초안을 일찍 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기를 치라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강점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첫째. 수상경력이 빵빵해서 본인의 역량이 매우 우수하니 이 사업 아이템 또한 성과를 내기 충분합니다.
둘째. 이 사업 아이템은 너무 굉장해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혹은 둘 다를 포함할 수도 있다.
작성자 본인이 어느 부분에 설득 포인트를 둘 것인지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게 본인과 사업 아이템으로 나누었지만 작은 부분으로 세분화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제조업 분야에서 아직 명확한 상품을 개발하지 않은 경우, 사업 아이템 현황을 소개하는 부분은 크게 강점을 둘 수 없다. 하지만 미래의 개발계획은 보다 상세히 설득력 있게 작성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 이를 읽는 심사위원으로 하여금 '미래엔 이런 아이템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3-1) 분석 툴을 활용
마이클 포터의 5 Forces model, SWOT 분석, 4P 전략, STP 등의 기본적인 툴을 제대로 활용하여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능숙하게 활용함으로써 창업자 본인이 경영에 관한 기본적인 분석 툴을 습득하고 있음은 물론 심사위원이 사업계획서를 좀 더 다각적으로 분석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좀 더 그럴듯해 보이는 효과는 부정할 수 없다.)
3-2) 카테고리와 페이지의 일치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만약 지원자가 지원동기를 서술하는데 1페이지를 조금 넘어가는 경우는
1. 내용을 축약하여 1페이지에 딱 맞게 만들기
2. 2페이지를 가득 채우기
3. 2페이지까지 서술하고 다음 카테고리를 3페이지로 넘겨버리기
위 세 가지 방법 중 한 가지를 추천한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카테고리가 뒤섞여있으면 가독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3-3) Layout의 중요성
이상한 글씨체를 쓰라는 것이 아니다. 형형색색 꾸미라는 뜻 역시 아니다. 대기업의 기획서를 보면 대표하는 색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사업계획서에 적용하여 차별화된 기획서를 작성하라는 이야기이다. 내가 건축학과를 전공해서 디자인을 더 강조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후배들의 사업계획서 첨삭을 해주다 보면 정말 내용이 훌륭하지만 디자인이 거지 같아서 읽을 맛이 안나는 서류가 거의 대부분이다. 사업계획서를 쓰는 사람의 입장뿐만 아니라 읽는 사람의 입장 또한 고려하자.
3-4)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및 ppt를 활용
포토샵이나 일러를 다루는 대학생은 관련 전공이 아니고선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거의 대부분의 대학생이 ppt는 자유자재로 다루기 때문에 Swot 분석과 같은 기본적인 분석 툴은 피피티로 만들고 이미지로 저장해서 사업계획서에 추가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소설책을 읽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 만들어진 도표나 그림은 서류에 활력을 넣어준다.
3-5) 오탈자의 점검
이는 나도 계속적으로 연습하고 있지만 사업계획서만큼은 더더욱 신경을 쓴다. 사업과 관련 없는 사람들에게 사업계획서를 많이 보여주는 편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내용의 모호성, 어법적 오류 등을 지적해주곤 한다. 많은 글쓰기 책을 탐독하고 있지만 이는 아직 자신 있게 능력이 있다고 자부할 수 없다. 그래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과 김정선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두 권을 추천하고 싶다.
쓰다 보면 실력이 향상된다. 난 말과 글은 생각의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사업계획을 서류로 만들다 보면 생각이 정돈되고 의외로 알지 못했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난 반드시 사업계획서를 잘 쓴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품이 훌륭하다는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많이 써보자 많이 탈락도 당해보고 좌충우돌 성장하길 바란다. 얼마 전 정부지원 사업 협약 관련해서 팁스 타운에 다녀왔는데, 한 참가자가 이런 질문을 했다.
자신은 부산에서 왔는데 그 지역엔 괜찮은 창업 컨설턴트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며 멘토비 지출을 꼭 그 지역 내에서 수행해야 하는지라고.
질의응답이었기에 같은 참가자인 나에겐 답을 할 권한은 없지만 한 마디 덧붙여주고 싶었다.
'서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네트워킹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서인지, 글로 배운 회의와 토론 문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업 아이템에 도움이 되는 컨설턴트보단 서류 몇 장, 창업자의 외면만을 바라보고 사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봤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항상 도전하고 다시 도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