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선이 쓴 책 '소설의 첫 문장'
"소설의 첫 문장"
베스트셀러가 된 책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작가가 유명해서, 출판사에서 홍보를 잘해서, 알음알음으로 입소문이 나서 등등 저마다가 그러하다.
비록 저러한 이유를 가진 베스트 셀러는 아니지만 우연히 한국어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본 책 중에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시작으로 김정선 작가에게 입문하게 되었다. '소설의 첫 문장' 은 내가 읽은 김정선 작가의 두 번째 책이다. 첫번째는 책의 원작자와 교정자간의 담화형식의 메일과 흔히 저지르는 국어 어법의 오류를 교차편집하여 구성되어 있다. 우선 남의 책을 교정하는 것을 업으로 살아왔기에 수많은 책을 읽었음은 자명할 것이다. 하지만 김정선 작가의 직업에 대해 더 주목할 만한 것은 문장 그 자체가 지닌 저의를 파악하고 글의 대의를 거스르지 않으며 맛깔나게 써야함이다. 그렇기에 작가와 독자, 그 사이쯤에 자신을 위치시키는 습관이 아마 그에겐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그가 읽었던 소설 중 첫 문장을 한 가지 소주제로 묶어 자신의 느낌에 대한 단상 혹은 그의 일화를 이야기로 풀어쓴 책이다. 소설의 첫 문장을 엮어낸 것 자체가 신선한데, 수십 년의 교정자로써의 경험을 근간으로 하는 견해 혹은 느낌을 제시한다니!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 독서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차분히 읽으며 느낀 점인데, 예전에 피천득의 인연을 읽었을 때 한 챕터 한 챕터가 아까운 느낌이 이 책을 읽었을 때도 들었다. 신선하고 재미있음은 물론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특이점이 없이 소소하게 풀어써서 오히려 지루하게 느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중 다시 보게 된 두 문장을 덧붙이며 책 추천을 갈음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