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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 Lee Mar 25. 2016

봄날, 오후 3시

BWV1056바흐의 피아노 협주곡 5번 F단조 라르고



지금 듣고 있는 건..BWV1056

바흐의 피아노 협주곡 5번 F단조 라르고이다.

몇 번씩 계속 들어도 질림없이

3월의 나른한 오후에 딱 좋다.     


https://youtu.be/dvaJWOJKEOc



아침에 잠을 깨우는 푸들 녀석의 물결치듯 곱슬거리는 털에선

봄을 품은 바람 냄새가 잔뜩 났다.

녀석은 요즘 따끔거리는 햇볕과 담장 밑에 피는 푸릇한 민들레랑

감나무 가지에 앉은 참새 소리들을 하루종일 온몸에 묻혀가지고 돌아다닌다.    





며칠 간 황사뒤에 모처럼 맑게 웃어주는 하늘에 반가운 마음에 마당 가득 봄옷을 널었다.

크림 노랑, 베이지, 연두, 초록색 옷들,

금잔화와 연보라색 들국화가 플레어 스커트 주름마다 가득하다.

얇은 옷들이 바람속에 하늘거리며 봄춤을 추고 있다.


아,  차이콥스키의 꽃의 왈츠!     



https://youtu.be/bOC36Qjug4U




 

문득 달력을 본다. 3월 25일.

눈발 날리는 2월과 종달새 우는 4월의 사이,

 살의 설레임과 겨울의 호된 바람끝이 공존하는 3월은

어정쩡한 모습으로 사라지고 있다.      


뚜벅뚜벅,

귓가를 스쳐가는 시간의 발소리..     

곁에 남은건,

봄날 오후 3시의 나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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