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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수신 Sep 01. 2020

뻘zoom 하지 않게 Zoom 사용하기

나는 종종 Zoom을 사용한 미팅은 참가자들을 뻘zoom하게 만든다고 농담을 하곤 하는데, 사실 별 표정이 없는 자신의 얼굴과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한동안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재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괴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건 Zoom 뿐만 아니라 모든 online meeting platform 이 다 마찬가지이지만 여기선 편의상 Zoom으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Zoom을 사용한 미팅을 성공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나눌까 합니다. 사실, 이건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마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듯이 해야 한다는 겁니다. 종 더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1. 리액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별 내용이 아닌 걸 가지고 유난히 오버하는 출연자들을 종종 봅니다. 그렇게 리액션을 크게 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에게 재미가 없게 보일 뿐만 아니라, 상대편에서는 자기 이야기에 흥미가 없다는 인상을 받게 되기 때문에 뻘쭘해지는 거지요. 얼굴을 마주하는 경우에는 아주 작은 몸짓으로도 충분히 내가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을 나타낼 수 있지만, 평평한 화면을 보는 경우에는 이런 것이 전달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Zoom 미팅에서도 좀 오버하는 리액션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고개를 한번 끄떡할 것을 두어 번 하고, 눈을 작게 뜰 것을 두서너 배 크게 떠주면 훨씬 활기가 돕니다. 평소에는 별로 사용하지 않던 손을 써가며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미 알던 이야기도 마치 처음 들은 것 같은 표정을 지어주면 좋습니다. 절대 점잖을 뺄 필요가 없는 거지요. 



2. 분량: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들이 서로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기 위해 눈에 안 보이는 경쟁을 합니다. 더 말을 더 많이 하려고 하기도 하고, 더 큰 리액션을 하기도 하고, 음악이 나오면 괜히 들썩거리기도 하고. 물론, 그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방송 출연 커리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만, 여러분들이 그렇게 한다면 워크숍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얻게 됩니다.
팀 미팅을 한 두 사람이 독차지하고 수다만 떠는 것은 좋지 않지요.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기만 하고 고개만 끄덕이면 완전한 시간 낭비가 됩니다. 국제 융합디자인캠프 같은 흔하지 않은 기회에서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경험을 하면 앞으로의 커리어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3. 카메라 보기: 방송 경험이 많은 출연자들은 그 많은 카메라 중에 어떤 것이 지금 사용되고 있는지를 바로 알아서 그 카메라를 필요할 때마다 바라봅니다. Zoom을 사용할 때 가장 어색한 것은 카메라가 내가 보는 화면의 중앙에 있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화면 속의 사람들을 보고 이야기를 하면 정작 다른 사람들은 내 정수리나 턱을 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거지요. 즉, 상대방이 보는 시각에서는 반대로, 내가 그 사람들의 정수리나 턱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의식되어서, 눈을 마주 치치 않으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연예인이 아닌 대부분의 우리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적어도 내가 이야기를 할 때에는 내 노트북이나 웹캠의 렌즈를 보면서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야기하는 내내 그렇게 하기가 어려우면 이따금이라도 렌즈를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사회자 되기: 종종 예능 프로에서 출연자가 마치 사회자가 할 멘트를 하는 경우를 봅니다. 교수나 튜터가 있는 경우에도 수동적으로 대응을 하는 것보다, 다른 멤버에게 "넌 어떻게 생각해?" "다른 의견 없어?" 하는 식으로  리드를 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또 많은 교수들이나 튜터들은 참가자들이 조용히 있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나와 주기를 기대합니다.
만일 별로 대화를 리드할 만한 소재가 없거나 상황이 아니라면 사회자에게 질문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별다른 내용이 아니더라도 "그러니까 이런저런 작업을 이렇게 저렇게 하자는 말씀이지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같은 질문을 던지면 됩니다. 바로 그런 것들이 그전까지 이야기하던 것들을 정리해 주는 효과가 있으니 모든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자연스럽게 다음번에는 보다 더 적극적인 경험을 하게 만들어 주지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경험을 별로 해 보지 않았거나 아니면 성격이 좀 조용하고 내성적인 분들이라면 오히려 이런 기회에 숨어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로 만들기 바랍니다.

5. 가까이 앉기: 온라인 회의를 해 보면 어떤 사람들은 화면에 가까이 앉고, 어떤 사람들은 멀찍이 앉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눈만 겨우 보이게 앉거나 정수리만 보일 정도로 앉는 사람들이고요. 화면에서 멀리 않아 있으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마치 회의실에서 등을 제치고 테이블에서 멀찍이 앉아있는 것과 같은 인상을 줍니다. 마치 "나는 관심이 하나도 없지만 나오라고 하니 마지못해 나왔어"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지요. 
노트북에 딸린 카메라의 렌즈는 대부분 광각렌즈를 사용하기 때문에 평소처럼 앉으면 멀리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의자를 당기고 의식적으로 가까이 앉아서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한 국제 융합 디자인 캠프 IIDC 2020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Zoom을 사용한 워크숍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개했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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