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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수신 Jan 03. 2019

포용 디자인 포용 국가 - 2

포용 국가 디자인의 선두 주자들에게서 배우다

지난 2018년 11월 27일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의 강연 주제인 포용 디자인 포용 국가에 이은 글입니다. 이번에는 국가와 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포용 디자인의 활용으로 포용 국가를 만드는데 이미 많은 진전을 이룬 몇 나라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여다봅니다.

아래 내용은 여러 채널을 통해 발표된 내용과, 헬싱키 시청 City of Design 매니저와 오슬로에 소재한 노르웨이 건축 및 디자인 센터의 Design for All 프로그램 매니저와 직접 인터뷰를 한 내용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참고로, 유니버설 디자인과 인클루시브 디자인은 다소의 개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아서 이 글에서는 편의상 유니버설 디자인과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모두 포용 디자인으로 표현합니다.




복지와 포용, 그리고 포용 디자인에 대해서 


포용 디자인을 통해서 포용 국가를 만든다는 것은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클리세에 지나는 것이 아니다. 또 포용 국가를 만든다는 것도 포퓰리즘 성격을 띤 정치적인 수사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포용 국가는 종종 진보-보수 대결의 주제가 되곤 하는 복지 국가의 개념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후자가 가진 사람들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도와주어 빈부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포용 국가는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리고, 모든 사업이 성장하며, 전체적으로 더 살기 좋은 그런 국가를 말한다.


어떤 이들은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문제인 민생과 경제, 즉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무슨 포용 국가와 같은 이상에서나 존재하는 이야기를 하느냐고 타박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에만 온 국가가 매달린다면 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예전에 비해서 GDP가 월등히 높아진 지금도 국가적인 호구지책이 가장 중요한 정치 이슈가 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문제에만 매달려 있고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전략적인 골격으로서의 포용 국가가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을 지원하거나 개인을 지원하는 여러 가지 정책들이 나무를 보는 것이라고 한다면 혁신 포용 국가와 사회를 만드는 숲을 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복지와 포용에 대한 혼동이 있고, 또 포용 디자인에 대해서도 보다 명확한 이해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몇 마디 적어본다.


복지는 형편이 나은 계층이 그렇지 못한 계층을 사회 시스템을 통해서 도와주는 개념이고, 따라서 ‘베푸는’ 쪽에서의 희생이 전제된다. 또 제대로 된 복지를 하려면 사회주의 체제인 북유럽이나 캐나다처럼 50%가 넘는 무거운 세금을 걷어야만 하기 때문에, 사회주의가 아닌 우리나라에서는 현실화되기 어렵다. 세금을 올리지 않고 복지는 한다는 것은 계산이 맞을 수가 없다. 복지는 잘 되더라도 제로섬, 즉 국가 전체가 더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포용은 각자의 형편에서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고, 물질적, 시스템적인 환경을 개선하고, 더 창의적이고 합리적이며 불필요한 노력과 마찰을 줄여주는 사회를 만들고, 기업과 비즈니스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과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이윤을 내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는 특정 계층의 희생이 전제되지 않기 때문에 제로섬이 아니라 국가, 기업, 개인 모두가 혜택을 얻는 윈+윈+윈이 되는 것이며, 포용 국가 = 살기 좋은 국가라는 등식이 만들어진다.


포용 디자인으로 번역되는 인클루시브 디자인, 그리고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나 노약자들을 위한 좁은 개념이 아니다. 물론 과거에는 장애를 가졌거나 고령의 사람들이 받는 제약을 해소해 주기 위한 장애를 위한 디자인, 즉 Barrier-free Design에서 출발하기는 했고,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 장애를 위한 디자인에서 발전된 개념이기는 하다.  하지만 인클루시브 디자인은 그 명칭에서 의미하고 있듯이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배려한 디자인과 시스템을 만들어서 보다 더 포용성이 높은 사회를 만드는 역할로서의 디자인을 의미한다. 


포용 국가 = 모두가 살기 좋은 나라

 

Mostovyi Sergii Igorevich / Shutterstock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리고, 모든 사업이 성장하며, 전체적으로 더 살기 좋은 그런 국가가 실제로 있을까?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매체에서 해마다 살기 좋은 국가를 선정하는데, 올해 그 리스트의 상위를 차지한 국가들을 보자.


살기 좋은 나라에 대한 각종 순위




물론 행복을 통계나 지수로 계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변수들을 감안하는 체계적인 방법으로 순위를 매긴다. 



US News & World Report의 아이를 키우기에 가장 좋은 국가의 선정에는 인권의 보호, 가족 중심, 성 평등, 행복, 수입의 평등성, 안전도, 공립 교육 시스템, 그리고 건강보험 시스템이 평가되었다. WorldAtlas의 가장 살기 좋은 국가의 선정에는 경제 성장, 개인의 자유, 건강, 교육, 부, 삶의 질, 그리고 개인의 웰빙 지수가 감안되었다. BusinessInsider가 뽑은 여성이 가장 살기 좋은 국가의 평가에는 인권, 성 평등, 수입의 평등성, 사회의 진보성, 그리고 안정성이 고려되었다. World Happiness Report, 즉 국가 행복 지수 랭킹은 일인당 국민 소득,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삶의 선택의 자유, 사회의 너그러움, 부패에 대한 인식 지수들을 종합한 점수로 매겨지고 해마다 UN을 통해  발표된다. World Happiness Report의 연도 별 보고서 여기에.


각기 다소 차이가 있는 방법으로 통계를 산출하기 때문에 차이는 있지만,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의 국가들이 각종 살기 좋은 나라 랭킹에 가장 위에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네 나라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상위에 고르게 위치하다는 것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가 뭘까. 2017년 헬싱키와 오슬로를 직접 방문해서 듣고 본 내용을 토대로 핀란드와 노르웨이가 살기 좋은 국가인 이유와 디자인, 특히 포용 디자인의 역할과 영향을 들여다본다.


핀란드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는 UNESCO가 선정하는 디자인 도시 City of Design 중 하나다. 참고로 City of Design은 UNESCO가 지정하는 Creative Cities Network의 7가지 분야 - 공예 및 민속 예술, 디자인, 영화, 요리, 문학, 미디어 예술, 그리고 음악 – 중 하나로, 현재 세계적으로 35개 도시가 선정되어 있다. 단순히 각 창의적인 분야가 뛰어난 도시를 선정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Creative Cities Network이라는 타이틀에서 의미하듯이 선정된 도시들 간의 활발한 네크워킹을 통해 더 창의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서울이 2010년 City of Design으로 선정되었고, 전주 (음식), 광주 (미디어 예술), 통영 (음악), 이천 (공예 및 민속 예술), 부천 (문학), 대구 (음악), 부산 (영화) 등도 Creative Cities Network에 포함되어 있다.


헬싱키의 경우는 2014년 UNESCO 디자인 도시에 선정되기 한참 전인 2006년에 소위 오픈 데이터 운동 Open date movement라는 것을 시작하였다. 이 변화의 핵심은 이전에 시 정부가 소유하던 모든 데이터를 시민들이 공유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2012년 ICSID, 즉 세계디자인단체연합회 ICSID가 헬싱키를 세계 디자인 수도 World Design Capital로 지정하게 되면서 헬싱키의 도시적 테마를 오픈 헬싱키”로 정하고, 디자인이 모든 사람들의 삶에 내재되고 보편화될 수 있도록 하여 ‘창의적이고 포용적인 핀란드’를 만드는 것을 정부 시책으로 삼기에 이르렀다.  




2013년부터 2015년의 기간 동안 진행된 Design Driven City 프로그램의 골자는 디자인 교육을 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하여 전 학년의 커리큘럼에 포함시키는, 소위 Design Path for School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UNESCO 디자인 도시에 지원할 때에도 가장 중요한 내용이 디자인 교육을 전 시민이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핀란드는 국가 차원에서 개발한 새로운 커리큘럼에 기후의 변화, 수학 등과 같은 phenomenon-based learning, 즉 현상 기반 학습을 통해 문제를 발견하고 지식을 습득하며 해결책을 찾아보는 교육을 도입하였다. 이 학습 방식의 장점은 교과서에 적혀있는 ‘굳어있는 지식'을 주입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각도에서의 접근을 통해 ‘살아있는 지식'을 맥락적 그리고 총체적으로 습득하는 것이다. 여기에 디자인 사고 방법과 디자인 작업 방법들을 커리큘럼에 포함시켜서 모든 학생들이 디자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배우게 한다는 것이다.


예전의 선생님이 학생들을 평가하는 것도 학생들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학생들, 교사들, 그리고 부모들이 모든 사람들이 더 나은 디자인적인 해결을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핀란드식 교육의 기본 구조가 된 것이다. 핀란드 교육의 질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디자인이 커리큘럼의 중요 요소가 된 Helsinki Design Path for School 자료 (영어)는 여기에서 받아 볼 수 있다. 


디자이너 (혹은 담당 주체)와 사용자가 같이 디자인을 개발하는 공동 디자인 (co-design)과 참여형 디자인 (participatory design) 활동은 헬싱키의 모든 활동에 자리 잡았다. 예를 들어서, 헬싱키의 시 예산을 정하는 데에는 시민들이 참여한다. 시 정부가 시민들이 낸 세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그 과정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를 위해서 시민들은 물론 특히 시 정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참여 디자인 게임’ Participatory Design Game 혹은 Participation Game이라고 불리는 보드 게임을 활용해서 디자인 사고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훈련을 받는다는 점이다. 

헬싱키가 교육에 활용하고 있는 Participation Game


헬싱키는 디자인을 Helsinki City Design Ladder라는 이름의 네 단계의 사다리 구조로 적용하고 있다. 첫 단계는 디자인을 도시의 환경에 적용하는 것으로, 도시의 건축물과 환경에 디자인의 장점을 적용하여 보다 접근 가능하고 – 장애의 여부에 관계없이, 편리하도록 만든다. 


두 번째 단계는 디자인을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으로서, 도시의 개발과 발전에 디자인 방법론을 적용한다. 


세 번째 단계는 디자인적인 접근 방법을 사용해서 체계적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즉 모든 사람들의 디자인 수행 능력을 키워서 공공 부문의 혁신을 이끌어 내며, 공감대 형성과 사용자들의 계몽, 그리고 공동체 의식을 제고하는데 활용한다. 


네 번째는 전략적인 디자인 사고 방법의 도입으로, 모든 전략적 계획 수립에 디자인이 핵심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이 미래 발전 계획의 대안을 수립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이를 조금 더 정리하면 첫 단계는 물리적 환경 개선으로서의 디자인, 두 번째 단계는 문제 해결 도구로서의 디자인, 세 번째 단계는 접근 방법으로서의 디자인,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전략적 사고 방법으로서의 디자인이다. 2016년에는 시 정부에 민간 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Chief Design Officer, 즉 최고 디자인 담당관이 채용되어서 디자인을 정책에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임무를 총괄하고 있다. 


Aalto University의 Otanniemi 캠퍼스

과거 Alba Aalto 등의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가구, 세라믹 등 훌륭한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 온 것으로 유명한 핀란드가, 2010년 디자인-건축대학, 비즈니스 대학, 공과 대학이 합쳐져 Aalto University의 출범으로 (디자인, 비즈니스, 공과대학이 합쳐졌는데, 이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디자이너인 Aalto를 택한 것도 특이하다) 디자인, 기술, 비즈니스의 융합을 본격화하고, 2012년의 World Design Capital 선정, 2014년의 UNESCO City of Design에 선정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국가 차원의 교육과 행정, 미래의 비전 설정에 까지 디자인이 체계적으로 교육되고 활용되는 것이 핀란드가 가장 살기 좋은 국가 중의 하나가 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노르웨이


노르웨이의 경제를 받치고 있는 주된 수입원은 수산업과 석유다. 이 두 가지 만으로 노르웨이는 세계 여섯 번째로 높은 일인당 국민 소득을 유지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차 산업에서 해상 운송, 태양열, 조력과 풍력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 생산, 생태학적 농업 등으로 산업의 다변화를 시도하면서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해 오고 있다. 

Oslo Opera House


이러한 과정에서 대두된 두 가지의 주제는 산업의 혁신과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특히 포용적 사회는 노령 인구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데, 사람들의 수명의 연장에 따라 미래에는 국민 연금이 충분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수명의 연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나이가 들어도 활발히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은 고독이나 우울증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고 나아가 자살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직장을 떠나야 하고, 딱히 사회적인 차원에서 일자리를 보장받지도 못하며, OECD 국가 중 가장 자살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즉, 노령화 사회의 도래에 대하여 사람들을 더 오래 살고 오래 일할 수 있게 해 주는가 하는 것이 국가적 과제가 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인클루시브 디자인 (Inclusive Design), 즉 포용 디자인이 노르웨이 정부의 공공 전략에 통합이 된 것이다.


포용 디자인을 통하여 더 좋은 국가를 만드는 것은 어느 한 부문만 열심히 하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못한다. 따라서 노르웨이는 기업과 정부가 같이 움직이는 체제를 구축하였다. 모든 정부 부처가- 예를 들면 운송, 건설, 등 - 각 분야를 완전히 포용적인 환경으로 만들어서 2025년까지 노르웨이를 완전한 포용 국가로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각 부서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한국디자인진흥원 (KIDP)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DogA, 즉 노르웨이 디자인 및 건축 센터가 모든 정부 부처의 포용 디자인 정책과 활동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포용 디자인을 활용하여 노르웨이를 2025년까지 포용 국가로 만든다는 계획서의 영문 제목은 Norway universally designed by 2025, 즉 [2025년까지 포용 디자인으로 만들어지는 노르웨이]이고, 부제목은 The Norwegian government’s action plan for universal design and increased accessibility 2009-2013, 즉 [포용 디자인과 접근성이 향상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노르웨이 정부 실천 계획]이다. 5개 정부 부처 – 아동 및 평등부, 지방 정부 및 지역 개발부, 교통 및 통신부, 환경 및 국제개발부, 그리고 정부 운영 및 개혁부 – 의 장관들이 서명한 이 계획은 그저 ‘또 하나의 계획’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여러 법규와 계획들이 서로 유기적, 현실적으로 연계되어 있고, 각 부서, 각 영역에서의 디테일한 실행 계획이 완료 시점을 포함하여 철저하게 짜인 현실적인 계획이다. 


또한 UN, EC (유럽 협의회), EU(유럽 연합) 등의 활동과 계획하고도 연관성이 있도록 계획되어 있는데, 예를 들면 UN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인권 협정(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ople with disabilities), EC의 포용 디자인 교육 결의안, 그리고 EU의 EU 장애인 환경 개선 시행 계획 2004-2010 (The EU Disability Action Plan 2004-2010) 등과도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아이슬란드가 참여하는 북유럽 장관 회의 (Nordic Council of Ministers)의 포용 디자인을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기 위한 협력 포럼 (Cooperation forums with a focus on Design for everyone/Universal design within the various sector areas.) 과도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Norway universally designed by 2025 영문 계획서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의 한 사례는 해마다 하던 세금 보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일 년간의 소득과 지출 등을 자세하게 보고하려면 모든 기록을 포함해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특히 컴퓨터나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이런 과정이 사라진 것이다. 이미 수입, 지출을 포함한 모든 금융 데이터가 연결,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를 다시 입력하도록 하는 것이 공연한 불편과 낭비, 그리고 오류와 누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 같아 보이는 이러한 것이 가능해진 이유는 "Nordic gold is trust", 즉 노르웨이 (혹은 북유럽)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신뢰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즉,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개개인의 금융 활동 기록을 가지고 개인을 감시하는데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시간을 절약하고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DogA는 우리나라의 산업통상자원부에 해당하는 노르웨이 정부의 통상 어업부 Ministry of Trade and Fishery에서 매년 8백만 유로의 기금을 지원받아서 Design for All, 즉 모두를 위한 디자인Innovation for All Programme, 즉 모두를 위한 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두 가지가 포용 사회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특징은 포용 디자인이 좁은 의미에서의 장애인들을 위한 제품과 환경의 개선 정도의 좁은 개념이 아니라, Inclusive design is a tool for innovation, 즉 모든 혁신을 이루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취지에서 만들어진 Innovation for All Programme은 혁신과 창의적인 방법으로 포용 디자인 제품, 서비스와 환경의 개발을 촉진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몇 가지 활동에는 Innovation Award for Universal Design, 즉 혁신적 유니버설 디자인상이 있는데, 이름 그대로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제품, 서비스와 공공 환경의 디자인을 선정하여 상을 주는 것이다. 이 상에는 운송 및 교통, 가구와 인테리어, 정보와 인터랙션, 서비스, 그리고 건축의 다섯 부문이 있고, 전체를 대표하는 대상이 주어진다. 기업이나 사회단체들은 디자인 전문회사들과 팀을 이루어 자신들이 발견한 문제나 혁신 기회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설득력이 있는 프로젝트는 정부 지원을 받는다. Innovation for All Programme의 상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2014년 대상을 받은 St. Olavs 병원은 아픈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종래의 인식에서 커뮤니티의 한 부분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오픈 공간 개념을 도입하고, 복잡하던 내부 구조를 단순하게 바꾸어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병원의 리노베이션을 담당한 팀의 포용 디자인에 대한 개념이 인상적이다 - ‘Design that is necessary for some, but good for all’, 즉 어떤 이들에게는 필수적이고 모든 사람에게는 좋은 디자인바로 이러한 생각의 출발이 포용 디자인의 적극적인 활용이 어느 한 부류의 사람들만을 돕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 전체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진정한 포용 국가를 만들고 또 더 나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정부, 기업, 개인 모두가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St. Olavs Hos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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