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는 이륙도 하기 전에 쉽게 잠드는데- KTX에서는 깊게 잠들지도 못하고, 자주 깬다.
서울 하늘이 오랜만에 너무 맑아 출장 가기 아쉬운 새벽이었다. 대전을 지나니 빗줄기가 세차졌다. 창 밖에 보이는 하천이며 강이며 탁한 물이 교각 목까지 올랐고, 물살도 거세다. 일부 구간들의 기차 운행은 중단되었다고 한다.
호우지역은 서행하여 KTX가 달리고 있고, 지나가는 동네마다 차량통제나 산사태 재난문자가 날아온다.
월 주차비를 23만 원이나 내고 출퇴근을 결심한 장마철- 서울에 비는 예상보다 적게 내려 주차비가 아깝다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었는데. 뉴스로 슬며시 접하던 충청권 경북권의 집중된 장맛비를 몸소 접하니 아쉬운 마음보다는 걱정이 제법이다.
6월에는 '죽음'이라는 사건을 주변에서 많이 접했다. 지인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연희동 집 인근 빌라의 화재로 인한 부부의 심정지 병원 이송, 내가 자주 다니는 내과 앞에서 벌어진 시청역 역주행 사고. 멀게만 느껴지던 '죽음'이라는 단어가 제법 가까이 있다는 기분에 걱정이 되기도 무섭기도 찝찝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장맛비가 거세도, 장마가 지나서 휴가철이 되어도- 모두 건조기 갓 돌린 이불 감싸듯 무사하고 안온하면 좋겠다.너도 나도,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