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첫 전환기를 맞이한 너에게
너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모두가 청춘이라 부르는 그 시간을 돌이켜보면 난 항상 치열하고 바빴지만 그런 와중에 배운 것들이 참 많아서, 어쩌면 너도 그래 주길 내심 바랐던 것 같다. 안주하는 사람보다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길, 어떤 경험도 앞으로 너의 인생에는 자양분이 될 테니 도전하는 일에 머뭇거리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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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알까, 스무 해 전에 봤던 너의 말간 얼굴이, 그 평화롭게 잠든 얼굴이 지금의 너와 같다는 걸. 아침에 본 너의 얼굴은 너무 평화로워서 난 그 어떠한 것도 너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지 않았으면 했고 그때 깨달았다. 어떤 마음 앞에선 도전이니 배움이니 하는 것들이 모두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기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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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다만 네가 앞으로 살아갈 많은 날동안 평화로운 너의 잠을 아무도 해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래, 넘어지면 어떻고, 아프면 어때. 넘어지고 아플땐 쉬어가면 돼. 긴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고 아파하지 마, 외로워하거나 불안해하지도 마, 네가 필요할 때 언제든 내가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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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음이 무색해지게 잠에서 깬 너는 내가 퍽 지루한 얼굴을 했지만 나는 그래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내가 조금은 귀찮고 피곤한 사람이길, 그렇다면 더 바랄 일이 없을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