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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 Jun 01. 2022

끊김 없이 연결해서 연주하시오

카미유 생상.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작품75

생상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라단조 작품 75》(Violin Sonata No.1 in D minor, Op. 75, 1885)는 통상적인 악장 구성에서 벗어난다. 생상은 전통적인 4악장 구성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이 작품은 1악장과 2악장 혹은 1부와 2부로 표기되어 있다. 다시 말해 1악장과 2악장은 ‘끊김 없이 연결해서 연주’(attacca, 아타카)하는 1부와 3악장과 4악장 역시 아타카로 연주하는 2부로 구성되어 있다. 한다. 그래서 이 곡은 두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지만 전체 악곡을 들어보면, 이 곡은 1악장 빠르게·2악장 느리게·3악장 스케르초·4악장 빠르게의 전통적인 4악장 체계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아름다운 서정성과 역동성, 일정한 강세의 리듬과 재즈의 스윙 리듬 그리고 무엇보다 연주자의 화려한 연주를 듣는 감상의 즐거움과 난해한 테크닉을 해결해야 하는 연주자의 어려움이 공존한다.  


1악장 빠르고 격하게(Allegro agitato)는 두 개의 다른 성격의 주제 선율이 특징인 소나타 형식으로 작곡되었다. 1악장의 첫 시작은 베토벤의 크로이처 바이올린 소나타의 일부 선율이 연상된다. 처음 제시되는 선율은 폭발적이다. 반면에 두 번째 선율은 긴 음가의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인다. 그리고 1악장 끝부분에서 바이올린의 서정적인 선율이 2악장을 예고한다. 2악장  느리게(Adagio)는 선율을 장식하고 변주한다. 음악은 아름답다.  


두 번째 부분의 시작은 3악장의 스케르초(Scherzo)와 같다. 한 개의 긴 음가와 네 개의 짧은 음가로 이루어진 음형이 전체를 지배한다. 이 음형은 익살스러운 웃음과 같다. 3악장 끝자락, 긴장감이 감도는 코랄 풍의 짧은 피아노 반주 이후 바이올린 선율은 빠르게 달린다. 4악장 몹시 빠르게(Allegro molto)는 육상선수가 트랙을 달리듯이 바이올린 연주자의 손가락은 몹시 바쁘다. 바이올린 연주자의 테크닉을 연마하기 위한 곡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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