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는 드는 걸까요 띄우는 걸까요. 역도선수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주저 없이 후자일 겁니다. 이중 무릎 굽힘 기술은 바벨을 띄울 때 사용합니다. 폭발적인 반동을 이용해 체공시간을 만듭니다. 작용 반작용의 원리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힘의 작용점인 강한 발구름은 용수철이 튕기는 듯한 반동력이 생깁니다. 바벨에 가해지는 중력을 줄이는 것이죠. ‘이중 무릎 굽 힙 사용 여부’에 따라 바벨의 무게감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8년 차 역도 코치 생활을 하며 ‘정말 대단한 힘 쟁이다’ 할 정도로 재능을 가진 선수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마음속으로 한국 신기록을 금방 깨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눈여겨본 선수가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기대를 하고 지켜보던 중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뛰어난 신체능력에 비해 턱없이 낮은 기록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세계적인 선수가 단순히 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이중 무릎 굽힘의 중요성
중국은 류 사오준, 무솽솽 등 수 많은 올림픽 스타를 배출한 역도 강국입니다. 특히 인상 종목에서 뛰어난 ‘이중 무릎 굽힘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힘에 기술을 더해 강력한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이죠. 한국스포츠개발원 문영진 박사는 ‘이중 무릎 굽힘’ 분석을 통해 비밀을 밝혀냈습니다. 연구 결과 한국 선수는 중국 선수에 비해 무릎각이 컸습니다. 숨겨진 기술은 ‘이중 무릎 굽힘’의 각도였습니다. 쉬운 예로 무릎을 편 상태(큰 무릎각)에서 점프 하면 아무리 높게 뛰려 해도 잘 되지 않습니다. 의자에 앉듯 충분히 다리를 굽혔다 피며 뛴다면? 후자가 더 쉽고 편한 동작이 나옵니다.
역도는 바벨을 들고 점프해야 합니다. 스프링을 손으로 누르듯 무릎을 접어야 바벨을 높게 띄울 수 있습니다. 무릎을 편 채 점프하는 것처럼 큰 무릎각은 반동력을 만들지 못합니다. 이중 무릎 굽힘 동작의 최소각은 110~120도 사이입니다. 다리의 최대 힘을 뽑아내는 각도입니다. ‘역도 교과서’로 불리는 장미란 선수는 119도의 작은 무릎각을 기록합니다. 이를 통해 장미란 선수가 다리 힘과 무릎 탄력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무릎을 두 번 구부린다고?
‘이중 무릎 굽힘’의 이름처럼 역도 동작에서는 두 번의 무릎 굽힘이 일어납니다. 정확히 어느 위치에서 무릎이 굽어질까요? 첫 번째 무릎 굽힘은 1구간인 스타트에서, 두 번째 무릎 굽힘은 2구간 시작점에서 나타납니다. 오늘 연습할 무릎 굽힘 기술은 2구간에서 사용합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무릎 굽힘은 스타트
스타트는 바벨을 들어 올리기 전 준비상태입니다. 바벨은 지면에 놓여있습니다. 출발 전 무릎은 굽혀져 있습니다. 이 동작이 첫 번째 무릎 굽힘 자세입니다. 역도의 퍼스트 풀은 지면에서 무릎까지입니다. 데드리프트 준비 자세와 동일합니다. 지면에 닿은 바벨을 무릎 위치로 끌어줍니다. 굽은 무릎은 수직과 가까워지며 펴집니다.
두 번째 무릎 굽힘은 세컨드풀
세컨드풀은 무릎에서 대퇴부 2/1 구간까지입니다. 세컨드풀 시작점인 무릎에서 두 번째 이중 굽힘이 발생합니다. 무릎을 지나 허벅지로 올라갈 때 기술 동작이 들어갑니다. 펴진 무릎 각이 더 커지지 않도록 참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부러 무릎을 앞으로 밀어 넣어야지’라는 생각은 자세를 더욱 부자연스럽게 만듭니다. 사실, 이중 무릎 굽힘 동작은 선수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이중 무릎 굽힘 연습방법
셀프 피드백 방법입니다. 준비물은 전신 거울입니다. 거울을 전면에 둔 상태에서 몸만 옆으로 틀어줍니다. 측면 자세는 무릎의 각도가 잘 보입니다. 저도 선수 시절 자세가 잘 안 맞을 때 이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거울이 없다면, 핸드폰 카메라로 대체해 영상을 촬영합니다. 초보자 분들은 처음에 몸동작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내 자세를 직접 보면서 연습하면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신체 감각 움직임을 빠르게 익힐 수 있습니다.
1단계 데드리프트 연결하기
이중 무릎 굽힘을 사용하는 과정은 3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 데드리프트 연결’ ‘2단계 데드리프트 지면 반력’ ‘3단계 반동력’입니다. 1단계가 기본입니다. 데드리프트가 완성되지 않고 2, 3단계를 하게 되면 기술 완성도가 20~30%로 낮아집니다. 안 배우는 것만 못한 스킬이 됩니다. 따라서 1단계 데드리프트 시 ①바벨이 무릎에 걸리지 않고, ② 허벅지에 바(bar)를 완전히 붙이며, ③ 1, 2번이 부드럽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충분히 연습한 뒤 다음 단계로 진행합니다.
스내치, 클린 그립 데드리프트
구간(1) 1구간 퍼스트 풀 (지면에서 무릎까지)
스내치 또는 클린 데드리프트 그립을 잡아주세요. 발의 너비는 골반 or 골반과 어깨너비 사이입니다. 지면에서 무릎까지 끌어줄 때 바벨을 스치듯 정강이에 붙이며 올라옵니다. 다리에 상처가 날 정도로 밀착해 바벨을 붙이는 것은 잘못된 자세입니다. 스타트에서 발로 지면을 꾹 디디며 동시에 힙과 가슴을 들어줍니다.
구간(2) 2구간 세컨드풀 (무릎에서 대퇴부 2/1 지점까지)
1구간이 충분히 연습 되었다면 2구간으로 진행합니다. 바벨이 무릎에 온 위치에서 가슴 편 상태를 유지합니다. 명치와 바닥의 거리가 멀수록 텐션이 잘 느껴집니다. 세컨드 풀을 위한 세팅이 되었다면 의자에 앉듯 힙을 낮춥니다. 제자리 점프 시 위로 높이 뛰기 위해서는 다리를 많이 굽힙니다. 같은 원리입니다. 무릎과 고관절을 굽혀 무릎 각을 작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릎 굽힘 최소각은 110~120도입니다. 무릎각이 펴지지 않도록 최대한 지연합니다. 바벨이 대퇴부 2/1 지점에 올라왔을 때, 고관절과 무릎은 굽혀져 있어야 합니다. 발의 체성감각으로 바닥을 딛는 지면 반력과 무릎 지연을 동시에 연습합니다. 거울 또는 핸드폰 카메라라를 전면에 놓고 몸을 측면으로 틀어줍니다. 이후 무릎, 고관절 각도를 보며 자세를 분석합니다.
구간(3) 1구간+2구간 데드리프트 한 번에 연결
데드리프트 할 때 내 몸이 대문자 S를 그리며 올라오는 것을 상상합니다. S자를 그리는 이미지 트레이닝법은 바벨이 최대한 내 중심에 가까이 붙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미끄러지듯 선이 한 번에 연결되어야 합니다. 저는 연습 시 다리에 오일을 발랐다고 상상하며 끌어주니, 자세가 훨씬 쉽게 나왔습니다. 마음속에 성공적인 자세의 이미지를 그린 후 실행하면 빠른 기술 습득에 도움이 됩니다. 1구간에서는 지면 반력, 2구간에서는 무릎 지연이 이루어집니다.
2단계 데드리프트 지면 반력 느끼기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2단계에서 ‘이중 무릎 굽힘’ 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굽혀진 무릎과 고관절의 각도가 최대한 늦게 펴지도록 참아주세요. 무릎각이 커지지 않도록 지연합니다. 데드리프트 시 지면을 누르는 압력은 발로 느낄 수 있습니다. 발바닥의 모든 감각 세포가 하나하나 깨어난다는 생각으로 집중해주세요. ①데드리프트 세컨드풀에서 지면 반력을 강하게 느끼고 ②무릎과 고관절을 최대한 늦게 펴주며 무릎각을 최소화합니다. 이 두 가지 기술이 합쳐져야 ‘이중무뤂굽힘’의 효과가 폭발적으로 발현됩니다. 지면 디딤 감각을 찾으면, 바늘에 실이 따라가듯 이중 굽힘 기술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머슬 스내치, 머슬 클린 (*발/붙)
구간(1) 1구간 퍼스트 풀 (지면에서 무릎까지)
저는 역도에서 최고 좋은 자세는 가장 쉽고, 편한 자세라 생각합니다. 동작을 수행할 때 자세가 불편하거나, 어렵게 느껴지면 바벨을 들면 더 무겁습니다. 가장 좋은 자세는 힘쓰는 타이밍을 아는 것이죠. 타이밍을 찾는 방법 중 하나는 지면 반력입니다. 발을 붙이는 머슬 스내치, 머슬 클린은 바닥 디딤의 감각을 알아채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올림픽 선수의 워밍업 영상을 보면 어김없이 머슬 스내치, 머슬 클린이 나옵니다. 바닥 디딤이 상당히 잘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데드리프트 자세는 퍼스트 풀 구간(1) 스내치, 클린 그립 데드리프트와 동일합니다.
구간(2) 2구간 세컨드풀 (무릎에서 대퇴부 2/1 지점까지)
힙 드라이브 구간에서 뒤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게 합니다. 바닥에 뒤꿈치를 붙이려면 발바닥으로 동작이 끝날 때까지 지면을 밀어야 합니다. 발 전체에 본드가 붙었다고 생각해주세요. 바닥에 완전히 발을 밀착하는 것이 쉬워 보이지만 하체 근력이 상당히 필요합니다. 지면 반력의 느낌을 강하게 느낄 수 있어 저도 주운동을 할 때 늘 루틴에 넣어줍니다. 데드리프트 자세는 세컨드풀 구간(2) 스내치, 클린 그립 데드리프트와 동일합니다.
구간(3) 대퇴부 2/1 지점에서 오버헤드 (SNATCH)
세컨드풀에서 무릎이 펴져 있을수록 점프력이 약해집니다. 굽힌 무릎을 최대한 참아 지연시킵니다. 무릎을 늦게 펼수록 반동력이 높아집니다. 서전트 점프 시 최대한 고관절과 무릎을 굽히는 것과 같습니다. 힘들어도 뒤꿈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참아주세요. 하이풀 동작에서 지면 반력+가속도를 붙여 강하게 등으로 당깁니다. 하체로 바닥을 밀어주는 바닥 디딤과 등으로 당겨주는 풀 동작이 동시에 나와야 합니다. 상체는 당기고 하체는 바닥을 밀어주면 반동력으로 바벨이 뜨는 것이 느껴집니다. 힙 드라이브 속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가능한 빠르고 강하게 바닥을 디뎌주세요. 하이풀 시 바벨의 방향은 수직이 아닌 사선 방향으로 당겨줍니다. 고관절과 무릎이 펴지는 힙 드라이브 신전 동작에서 배가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구간(3) 대퇴부 2/1 지점에서 렉 (CLEAN)
스내치만큼 선이 길면 들어가는 속도가 떨어집니다. 중력으로 바벨이 떨어지지 전에 빠르게 견관절을 돌려 렉에 올려야 합니다. 스내치보다 풀을 3~5cm 짧게 해 주세요. 하이풀에서 스내치와 마찬가지로 복부가 앞으로 나가지 않게 잡아줍니다. 슈러그 동작에서 작은 승모근의 개입보다 광배근처럼 등 상부의 큰 덩어리 근육을 사용합니다.
3단계 반동력 찾기
스내치, 클린 하이 풀업
구간(1) 힙 드라이브 (무릎에서 하이풀)
①데드리프트 연결이 되고 ②지면 반력을 느끼고 ③동시에 고관절과 무릎을 최대한 펴지 않고 지연합니다.(이중 무릎 굽힘) 이 3가지의 감각을 정확히 알고, 몸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3가지가 충족되면 다리의 강한 디딤과 바벨의 체공시간을 느끼는 반동 연습을 합니다. 반동력을 느끼는 최고의 방법은 힙 드라이브입니다. 팔로 당기는 것이 아닌 다리의 힘을 이용합니다. 이중 무릎 굽힘은 하체 힘을 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를 이용해 허벅지에서 스피드를 최대한 빠르게 내주세요. 등으로 바벨을 당기는 풀업 동작과 힙 드라이브가 연결될 때 폭발적으로 바닥을 디뎌줍니다.
상체는 위로 당기고 하체는 바닥을 지지합니다. 이 때 서로 반대의 힘이 작용합니다. 배꼽을 중심으로 힘의 방향이 위아래로 나뉩니다. 신체 감각을 살려 힘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는지 집중해주세요. 반동력 연습을 위해서는 다리 힘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하체 근력이 약한 상태에서 동작을 진행하면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스쿼트를 통해 다리의 힘을 길러준 뒤 데드리프트부터 차근차근 연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