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을 한다는 건 마감 시한을 지키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마감을 했다는 건 약속을 지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출근 후 퇴근까지 끊임없이 마감을 하고 나면
저녁엔 또 다른 마감을 하러 간다.
추석 연휴 과거 써놓았던 글들을 마켓에 내놓았다. 마켓은 그야말로 시장 바닥에서 내 물건을 꺼내는 것이니 마감 시한이 따로 없다. 모처럼 마감 없는 마감이었다.
열 아홉 살 시작한 마감의 삶은 10년이 넘도록 계속하고 있다.
1월 출간한 책의 인세는 지금도 매달 들어오고 있다. 고맙게도. 특히 지난달엔 꽤 많은 책이 팔렸다. 비평가의 비평 덕분인 것 같다.
하지만 창작을 이어가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어렸을 땐 영화 감독들이 왜 그렇게 젊은 시절 단편을 찍어댔나 싶었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면 단편 영화제 상금, 그리고 장편 투자를 받기 위한 커리어 쌓기라는 명분이 있던 것이었다.
글도 마찬가지다.
그땐 안 보이던 게 슬슬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