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대한 배경지식
러시아 여행하면 빠질 수 없는 요소는 아무래도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아닐까 싶다.
이 글은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배경 지식을 전달하는 글이다.
러시아 여행 준비물
횡단열차 표 예매하기
열차 생활기/생활수칙 등
보다 실용적인 내용은 곧 따로 올릴 예정이다.
드넓은 러시아를 가로지르는 철도. 철로 길이가 무려 9,334km로, 거의 지구 둘레의 1/4을 달린다.
(흔히 아는 여행지)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쭉 횡단열차를 이어서 탄다면 거의 딱 7일이 걸린다.
한국 여행자들 사이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알려지기 시작한건
여행 크리에이터 듀오 청춘여락이 유럽 여행 경비를 아끼기 위해 횡단열차를 탄 영상이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후 꾸준히 겨울마다 다시 뜨다가
2019년 하반기에 시베리아 선발대 등 각종 TV 프로그램에 등장하고,
결정적으로 모르는지, 세나 등 유튜버들의 영상이 2019년~2020년 겨울에 폭발하면서
2020년 1~2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본격적으로 터지기 전)
한국인들의 횡단열차 로망은 피크를 찍는다.
(그러다보니 2020년 1~2월 블라디보스톡 - 이르쿠츠크 구간은 러시아 사람들보다 한국인이 더 많은 경우가 꽤나 생겼다고 한다..ㅎㅎ)
낙후된 시설, 인터넷이 제대로 터지지 않는 환경, 다닥다닥 붙어있어야 하는 협소한 공간.
모험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사실 불편한 점만 가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붙어서 생활하다 보면
여행 온 다른 여행자들, 그리고 같은 칸 러시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소중한 추억들이 생겨난다.
이 매력은 아날로그의 반격의 연장선으로도 볼 수 있겠다.
시간이 느르게 흐르는 새로운 세상에 온 것만 같은 횡단열차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하는 카드게임 등 다양한 활동들은 여운이 남으며,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평소에는 못 누리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러시아 국민 게임 '두락'을 횡단열차에서 하는 장면 타임랩스 영상
이 점들도 굉장히 특별하지만 사실 가장 독특한 매력포인트 두 개는
1. 북한 사람들을 기차에서 마주칠 수도 있다는 점,
2. (특히나 여성 여행자들 사이에서) 러시아 군인들과 친해질 기회가 생긴다는 점
이 아닐까 싶다.
비행기는 이코노미보다 비즈니스, 퍼스트가 좋다는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물론 여건이 된다는 가정 하에......)
횡단열차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라면 꼭 3등석을 타야 된다는 사실!
1등석 룩스
침대 2개가 붙어있는 2인실로 넓은 공간을 자랑하고,
가격은 40만원대를 생각하면 된다. 정확한 가격은 노선별로 따로 찾아봐야 한다.
그렇지만 기차 자체는 똑같기 때문에 (시설 대비) 가성비가 안 좋은 편이다.
2등석 쿠페
한 방 안에 2층 침대가 2개 있는 4인실로,
주변에서 타본 사람이 여럿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3등석보다 못하다고 증언했다.
일단 폐쇄형이라 환기가 안 돼서 갑갑한게 크다.
가격대는 대략 20만원 선. 마찬가지로 정확한 가격은 따로 찾아볼 것
3등석 플라츠카트라
횡단열차의 정석.
2층 침대 3개로 이루어진 6인실이 개방형으로 여러 개 붙어있는 형태를 생각하면 된다.
[안쪽 좌석 4명] - [복도] - [테이블 좌석 2명]
대충 이러한 구조다.
사진만 봐도 명백하지만 안쪽 좌석 밑칸이 비교도 안 되게 제일 편하다.
그 다음으로 편한건 테이블 좌석 밑칸인데,
테이블 좌석은 오른쪽 사진의 조그만 상을 접으면 침대가 되는 구조라
계속 접었다 폈다 하기도 귀찮고, 잘때 물건 올려두기가 불편하다.
2층은 나중에 들어갈 관을 미리 체험하고 싶은 사람만 예약하자.
밑에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고개를 조금만 들면 바로 머리가 부딪친다.
물건도 저 위 공간에 수납해야 되는데, 여간 불편할 수가 없다.
(물론 2층 좌석 탄다고 여행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능한 피하는게 좋다.)
가격대는 블라디보스톡 - 이르쿠츠크 구간, 이르쿠츠크 - 모스크바 구간이 각각 10만원 정도.
어떤 좌석을 선택하는 지에 따라서도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1층 좌석이 더 비싸다고 아끼진 말자..!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두 구간은
블라디보스톡 <-> 이르쿠츠크,
이르쿠츠크 <-> 모스크바
이르쿠츠크는 중간 지점이기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깊은 호수 바이칼호를 볼 수도 있어서 많이들 멈춰가는 여행지이다.
이르쿠츠크를 안 거치고 6박7일 블라디보스톡 <-> 모스크바 달리는 경우도 꽤 봤지만
개인적으로 알혼섬에서 보는 바이칼호의 모습이 너무 예뻤어서 꼭 이르쿠츠크도 같이 여행하길 추천.
알혼섬 바이칼 투어 모습이 궁금하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하자:
https://www.youtube.com/watch?v=4TlZryEeR1M
위에 언급한 곳들 외 한국 사람들이 흔히 여행하는 곳들로는 모스크바에서 8시간 가량 타고 갈 수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블라디보스톡에서 가까운 하바롭스크가 있다.
주요 도시들의 순서 (구간 상)
[무르만스크] - [상트페테르부르크] - [모스크바] - [카잔] - [예카테린부르크] - [노보시비르스크]
- [이르쿠츠크] - [울란우데] - [하바롭스크] - [블라디보스톡]
무르만스크는 요즘 러시아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명소로 핫하다.
노보시비르스크는 요즘 한국인들 사이에서 핫한 유튜버 소련여자의 홈타운이며,
울란우데에서는 몽골로 넘어가서 몽골도 함께 여행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여행 구간은
한국 -> 이르쿠츠크 직항,
이르쿠츠크에서 알혼섬 여행 (약 2박3일~3박4일 소요),
이르쿠츠크 -> 모스크바 횡단열차,
모스크바 <-> 상트 여행,
모스크바 -> 한국 귀국
이다. 이유는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 다른 도시에 비해 매력이 없기 때문.
(개인적인 의견만이 아니라 많은 러시아 여행자들이 공감했다ㅜㅜ)
꼭 블라디보스톡을 가고 싶다면
한국 -> 이르쿠츠크 직항 대신
한국 -> 블라디보스톡 직항, 블라디보스톡 -> 이르쿠츠크 횡단열차
이렇게 여행하면 된다.
상트는 발트 3국과 가깝기 때문에 유럽으로 10만원도 안 하는 가격으로 넘어가기 좋다.
러시아 여행 이후 바로 한국을 들어오기 보다 유럽도 함께 여행하고 싶다면
모스크바에서 상트로 이동한 이후 핀란드 등 인근 유럽 국가로 직항을 타면 된다.
러시아 여행 준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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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생활기/생활수칙 등
보다 실용적인 내용은 곧 포스팅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