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작은 일상을 함께 하는 게 내 가장 큰 기쁨인 걸 넌 알까 내 세상 속에 넌 빛이 되어 지금 모습 그대로 내 곁에만.
나의 모든 날들을 다 주고 싶어. 내 이 맘을 모두 전하고 싶어 잠들지 못한 푸른 바람들 이렇게 밝게 이 밤을 비춰.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더 아름답게 널 안을 수 있게
마크툽 작곡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 중
어쩌다 오랜만에 다시 들었다. 결혼식 축가로 많이 부른다는 이 노래. 가만 들어보니 가사 속에 사랑한다는 말 한 번 없이 사랑을 노래한다.
어릴 때는 누가 사랑이 뭐냐 물으면 온갖 이쁨, 잘생김, 샤방샤방, 낭만을 떠올리며 혼자 싱글벙글 웃었다. 지금 나에게 사랑은, 일순간 느끼는 황홀한 감정과 오랜 시간 쌓아 올린 정성, 어떤 감정으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벅찬 성스러움을 포함하는,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거대한 세상과 같다. 가족과 친구, 동료와 나눈 기억을 떠올리며 얼어붙은 마음을 내려놓았던 날들이 그것의 증거였고, 일면식도 없는 지구 반대편의 작가의 문장에서 절대적인 따스함을 느끼며 나는 확신했다. 내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사랑이라는 촘촘한 우주의 증거라고.
그래서 참 다행이다. 사랑한다는 표현이 서툰 나 여도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사랑을 하고 사랑을 줄 수 있어서. 어쩌면 사랑을 구체적이고 명료한 하나의 감정으로 묶을 수 없는 것도 그런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말하기까지 더 고민하고 더 그리워하며 가슴 뛰는 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오늘은 이 노래를 들으며, (중간, 중간, 살짝 따라 부르며) 수줍은 고백을 전하려고 한다. 남편이 덩달아 따라 부르며 고음 처리를 매끄럽게 하지 못해도, 꼬마가 정신 사납게 (막) 춤을 춰도, 나는 웃으며 고백을 이어 나갈 것이다.이것이 오늘도 내일도 빛날우리의 사랑법이다.
(2023년 11월 11일, 필사일기)
표지 이미지 출처: https://www.instagram.com/p/Bye7Ji6FZje/?igsh=MzRlODBiNWFl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