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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매생각 Mar 31. 2021

다시는 기억하기 싫은 그날, 영화<국가 부도의 날>


경제 성장 이후 대한민국 역사에 가장 어려운 시기는 언제였을까? 많은 사람들이 IMF 시기를 떠올릴 것이다. 특히나  부모님 세대에서 IMF 사태는 실업이라는 가슴 아픈 기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의 눈물을 자아낼 수 있는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주변 친구 중에서 집안이 어려워진 친구도 있었다는 점에서 어린 시절의 나, 그 시절 친구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내용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한국 영화 최초로 1997년 외환 위기를 배경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처음으로 다루는 소재인 만큼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내용 이자 기대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370만 명으로 손익 분기점 정도선에서 마무리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영화라고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1997년 국가 부도 사태가 나기 일주일 전 많은 사람들이 경제 호황에 환희와 행복과 함께 하던 그 시절, 평화 속에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 시련의 국가 부도를 예상하고 비공개 대책팀을 만들어 낸다. 반면 재정국 차관 조우진은 IMF 총재와 협상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대처하려고 한다. 


또 다른 곳에서 위기의 시그널을 포착한 금융맨 윤정학은 국가부도 사태를 예견하고 달러를 통한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작은 공장 사장 갑수는 대형 백화점 미도파 백화점과 어음 계약 등을 하는 등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위기를 막으려 하는 이와 위기에 배팅하는 사람 1997년 서로 다른 선택과 미래가 공존했던 대한민국의 변곡점을 담은 이야기가 담겼다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향수 또는 그 시절의 어려움을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작은 공장 사장 갑수를 통해 그 시절 사장님의 어려운 경제 사정이라든지 미도파 백화점 부도를 뉴스로 접하는 사람들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 모든 것을 바쳐야 했던 가장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또는 반대로 과거를 돌이켜 보았을 때 투자의 기회였다는 생각을 우리에게 심어주고 있었다. 국가의 위기에서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서 내가 가진 자산을 점프업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국가 위기 상황에서는 언제나 달러 투자의 중요성을 배운다. 달러 투자는 위기에 대한 배팅이자 안전 자산이다.


영화는 투자, 추억, 정부의 비판이라는 모든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서로 연결 고리는 적지만 대한민국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 우리들을 감정적인 위기의 상황으로 몰아간다


바로 이 부분에서 영화의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하다 보니 각자 이야기가 색이 짙어 어떤 내용을 말하고 싶은지가 너무 헷갈렸다. 예를 들어 영화<더 포스트>,<월프 오브 월스트리트>처럼 무언가 하나의 이야기를 축으로 사건을 다뤘으면 훨씬 더 몰입감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주인공이 너무 많아서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르겠다는 뜻이다. )


배우 연기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히 뛰어난 작품이다. 배우 김혜수 님, 유아인 님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력은 매우 훌륭했다. 유아인 님의 프레젠테이션 장면부터 김혜수 님의 협상 장면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실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마치 경제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조연 허준호, 조우진 배우님의 연기 또한 훌륭하여 실제로 imf로 파괴되버린 가장, 정부 관료의 모습을 통해 한 가지 사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실감 나게 표현했다. 자존심으로 인하여 최후 최후로 돈을 빌리기 위해 김혜수를 찾아가는 허준호의 발걸음. 조우진 배우가 가진 정부 기관 담당자의 생각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 누구도 정부 정책 담당자가 아닌 이상 그 이야기를 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IMF를 겪어보지 못한 세대로서 당시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내릴 수 없을 것이다. 그 당시에 너무 어렸고 지금에 와서 당시를 평가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조심스럽고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적으로 보았을 때 그 당시가 얼마나 혼돈과 고통의 시간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우리는 이미 그 당시 기억을 잊고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영화<국가부도의 날>은 현재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에서 누군가에게는 투자의 기회를 생각나게 할 것이고 또는 누군가는 정부의 무능력과 대체가 변화하지 않는 사실을 포착할 수도 있을 것이고 또는 지난 과거의 실수를 하고 있는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영화적인 측면에서 이번 영화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좋은 소재와 좋은 배우질을 가지고 딱딱한 시나리오 전개적인 측면에서 옴니버스 영화 같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필자 의견으로 윤성학 이야기만 사실 너무 동떨어져서 움직인 다는 생각을 지우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역사의 한 장면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의 제작의 의의는 있었다. 다루기 힘든 소재였던 만큼, 기대가 컸던 만큼 감독의 부담감이나 욕심이 많았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3월부터 넷플릭스에서 오픈하였으니 한번 주말에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평점 : ★★★
소재나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각자의 이야기만 그저 던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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