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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eme mocha Mar 24. 2017

산토리니, 전설의 아틀란티스라 불리는 그곳   

아빠와 딸의 그리스 여행 - 에개해에서 만난 포카리스웨트


산토리니의 발코니, 이메로비글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곳, 흰색과 파란 지붕이 어울려져 있는 에게해의 명소인 산토리니는 여행전문가를 비롯해 일반인들도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곳이다. 나 또한 포카리스웨터 같은 시원한 산토리니의 모습을 보고 꼭 이곳을 한번 찾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오랫동안 버켓 리스트였던 산토리니는 작년 여름 유럽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 부모님의 30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아 큰 마음먹고 딸이 선물로 쏘겠다며 일정에 넣게 되었다. 하지만 엄마는 여권 문제로 오지 못하게 되어 아빠와 단둘의 여행이 되었다. 아빠는 한국에서 이스탄불을 거쳐 그리스로, 나는 캐나다에서 아빠보다 조금 일찍 출발해 암스트레담 여행 후 같은 날 비슷한 시간 다른 비행기로 도착해 그리스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다. 2년 만에 보는 아빠는 머리숱은 조금 더 줄어든 것 같았고, 주름은 조금 더 늘어나 있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아직도 식스팩 있다며 자랑하는 우리 아빠였다.


화산 분출에 따라 일어나는 붕락에 의해 형성된 산토리니의 칼데라 지형
숙소에서 화산섬으로 등산하면서 본 산토리니 칼데라 지형
이메로비글리에서 피라가는 길에 풍경
호텔 앞문으로 나오면 보이는 풍경 Imerovigli, Santorini
산토리니 안 호텔들은 대부분 작은 수영장을 가지고있다
이메리비글리에서 피라까지 30분걸릴 거리를, 이런 미친 절경을 마음에, 사진기에 담느라 1시간이 걸려 내려갔다.

산토리니섬은 그리스 에게해 남부에 자리 잡고 있는 칼데라 지형을 이루는 화산섬이다. 아틀란티스 전설의 토대이기도 한 이 섬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 찬사를 받으며 일년네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곳이다. 산토리니란 이름은 라틴 제국에서 붙인 이름이고, 이전에는 칼리스테 (가장 아름다운), 스트롱길레 (둥근것) 혹은 티라라고 불렸다. (13세기 전에서부터 가장 아름다운 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걸 보면 산토리니는 고대에서부터 아름다웠나 보다). 산토리니의 수도인 피라는 섬 자체의 고대 이름인 티라에서 유래되었고 카델라 지형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산토리니의 중심가이자 번화가이기도 하다. 우리가 머물었던 호텔은 산토리니의 발코니로 알려진 이메로비글리에 있었는데 이아 마을과 피라 사이에 위치해있어 두 마을을 다 관광하기에 굉장히 적합한 장소였다. 아빠와 나는 짐을 내려놓자마자 '전설의 섬' 모험을 시작했다.




숙소에서 화산섬으로 등산하면서 본 산토리니 칼데라 지형

많은 관광객들이 차나 스쿠터를 렌트해서 산토리 안에서 이동하는데,  길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가 운전하는 것보다는 택시와 버스 그리고 튼튼한 다리에 의존하기로 했다. 이멜로비글리부터 피라까지는 산토리니의 구석구석도 볼겸  걸어가기로 했다. 산토리니 여행에 제일 좋은 시기는 1년 중 가장 화창한 날씨를 보이는 6-9월이라 하지만  8월 초에 찾은 그리스의 여름은 “태양의 후예” 더위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었다. 건조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건 지 10초 만에 땀이 저절로 흘르고 태양이 너무 강력해서 그 보온효과에 내 살이 마치 삶아지고 있는 것 같았다. 뜨거운 태양에 내 땀과 정신을 함께 내어주면 어떠한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아래에서 더할 나위 없이 파란빛을 내는 산토리니의 하늘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한없이 감상할 수 있었느니 말이다.




이메로비글리에서 이아마을을 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버스 안에서는 버스 보이가 허리에는 동전 지갑을 차고 다니며 요금도 받고 다음 역이 어떤 역인지, 내릴 사람은 있는지, 내린다면 버스운전기사에게 다음 역에서 스톱이라고 소리치며 사람들이 다 타면 가도 좋다고 알려주었다  (90년대 초반 '영자의 전성시대' 당시 개그우먼 이영자의 버스 안내원 모습, "안 계시면 오라이~"가 떠올랐다). 이 버스는 아마 살면서 이제까지 탔던 버스들 중에 제일 스릴 있는 교통수단이 아니었나 싶다. 낭떠리지를 옆에 두고 두 차가 지나가기에는 굉장히 비좁은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버스 기사는 익숙하다는 듯이 매섭게 핸들을 돌렸지만 그 순간마다 매번 나는 자이로드롭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간접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아 마을은 산토리니 하면 떠오르는 풍경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인데, 이아마을 안에서도 엽서에 나오는 그 풍경을 찾아가느라 현지인들에게 몇 번이나 물어봤다 (아빠의 심카드 꼽힌 핸드폰에 신의 쓰리쥐가 있었어도 특별하게 싸인이 써져있거나 명소라고 써져 있는 곳이 아니라서 현지인들에게 물어보지 않고는 찾아가기 힘들다 나는 엽서를 들고 이곳을 찍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물어봐서 알게 된 곳이었다). 타이밍도 기가 막히지, 저녁을 먹고 도착한 그곳에서 아빠와 나는 정말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었다. 아빠와의 여행 첫날의 끝은 에게해를 넘어가는 석양이 준 기막힌 노을빛과 함께했다.   



 

해질녘 산마루 넘어가는
연분홍 노을
아침에는 어둠 뚫고 치솟은
불덩이 더니
하루 종일 온 세상 비추는
따스한 빛이더니
어쩌면 하루의 마감이
이다지도 고울 수 있을까
노을 꽃 한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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