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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Sep 21. 2021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

돈의 심리학


내가 가진 티끌만큼의 돈을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가에 관심이 많아졌다. 저금리 시대 1%~2% 하는 이율에 헛웃음을 치며 가진 돈을 모두 예적금을 들려다가도 옆에서 들려오는 "누가 어디 투자해서 수익이 30% 더라" 하는 소리에 솔깃하기 마련이다. 때마침 지인이 돈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좋게 봤다고 추천을 해 줬다. 전반적으로 책이 가지고 있는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인상 깊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많이 깨 줬기 때문에 재미있게 본 내용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1. 모든 금융 선택은 아무리 이상해보여도 그 판단을 내린 사람한테는 옳은 선택이다.


"투자 성향은 지능과 성격보다는 태어난 세대에 따라 좌우된다."

이게 뭔 소린가 싶을 것이다. 당연히 대담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더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가졌을 것이고, 안정적인 환경을 추구하는 사람은 보수적인 투자를 하겠지? 생각할만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개별 투자자의 위험 선호도는 개인의 경험에 좌우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경제학자 말멘디어와 나겔에 따르면 주식시장이 강세일 때 성장한 사람은 주식 시장이 약세일 때 성장한 사람에 비해 인생 후반에 가서도 주식에 더 많이 투자했다. 사람들의 투자 의사결정은 본인 세대의 경험, 특히 성인기 초기의 경험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사회를 경험하며 성격을 형성해 가는 시기의 경험이 일생을 살아가는 성격을 좌우하듯, 경제활동에서 걸음마를 떼는 사회 초년생 때의 경험이 투자 성향을 결정한다. 이 시기가 경제 원리에 대한 지식의 토대를 형성해 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세상에서 돈에 대한 관점을 형성한다. 이런 경우 어느 한 집단의 사람들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 돈에 대한 관점이 다른 집단의 사람들에게는 완벽히 합리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IMF를 겪은 세대들과 겪지 않은 세대들이 금융 정보에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모든 금융 의사결정은 그 순간 판단을 내리는 그 사람에게는 타당한 것이다.




2. 우리는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까지가 리스크인지 알 수 없다.


대담함과 무모함은 구분할 수 없다. 그리고 사람들은 항상 결과를 보고 평가를 한다.


2006년 야후의 10억 달러 매수 제안을 거절한 마크 저커버그를 우리는 천재라고 칭송한다. 미래를 내다보고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고 말이다. 그러나 반대로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형 인수 제안을 거절한 야후는 열렬하게 비난한다. "바보들아, 팔 수 있을 때 팔고 나왔었어야지!" 여기서 뭘 배울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겠다. 리스크와 행운을 정확히 짚어내는 건 너무나 어렵다.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까지가 노력과 재주이며, 어디까지가 리스크일까?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어떤 결과가 100퍼센트 노력이나 의사 결정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당신 앞에 행운의 지렛대가 움직일지 리스크의 지렛대가 움직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3. 저축은 자존감의 반영이다.


당신이 좋은 물건을 사는 이유는 '이 물건을 사면 사람들이 날 더 멋진 사람으로 봐주겠지?'라는 생각에서 나오지만. 아무도 당신의 물건을 보고 당신을 존경하지 않는다. 우리는 길에서 페라리를 보면 자동차가 눈에 들어오지 그 차 안에 누가 탔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신경을 덜 쓰면 욕망도 줄어든다. 돈은 금융보다 심리에 더 많이 연관되어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을 쓰면 더 많이 소비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는 비교를 좋아한다. 남들과 비교하여 더 소비하면 더 좋은 물건이 나타나고 더 좋은 것을 살 수밖에 없어진다. 영원히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많이 번다고 해도 더 많이 쓴다면 가난할 수밖에 없다. 한 달에 100만 원을 벌고 90만 원을 쓰는 사람보다 1,000만 원을 벌고 1,100만 원을 쓰는 사람이 더 가난하다.




4. 금융 활동에서 이성적이 되는 것을 그만두자


우리는 엉망진창으로 사는 감정적인 사람이다. 투자 대상을 사랑해라.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 대상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이성적으로 보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내 전략이나 내가 보유한 주식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어서 형편이 안 좋을 때 해당 전략이나 주식을 쉽게 포기해 버린다면, 겉으로는 이성적으로 보이는 성향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동한다.


그러나 자신의 전략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전략이 엄밀히 보면 불완전하다고 해도 오히려 우위에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그 불완전한 전략을 계속 고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형편이 안 좋을 때도 전략을 고수하냐 마느냐 하는 변수는 금융 실적과 관련이 크다. 인내심은 성공 확률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옮겨오기 위한 필수 요소다. 


폭락 앞에서 멀쩡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이러니 우리는 숫자에 기반한 이성적 전략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 적당히 감정적인 전략이 더 우세한 이유가 여기 있다. 



5. 비관주의의 늪에 빠지지 말라


6개월 간 주가가 40% 하락하면 온 미디어에 빨간 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크게 동요한다. 하지만 6년간 주가가 140% 오르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이것이 비관주의의 늪이다.


비관주의는 낙관주의보다 더 똑똑한 소리처럼 들린다. 누군가에게 모든 게 잘될 거라고 말해보자. 상대방은 어깨를 으쓱하거나 못 믿겠다는 눈빛을 보낼 것이다. 누군가에게 당신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해보면 상대는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당신의 입만 바라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세상은 점점 더 나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점점 더 나아지는 성장이 투자 수익을 이끌어 낸다. 




6. 사람들은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주치면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나만의 시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 경험이 아무리 협소하다 해도 설명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누구나 이 복잡한 세상이 이해가 가기를 바란다.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면 우리는 아마 너무 두려워서 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우리가 모르는 사각지대를 추측으로 만들어낸다. 그런 추측이 우리에게 끼치는 경제적 영향은 환상적일 수도 있고 끔찍할 수도 있다.


세상의 원리는 인간 한 사람이 모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주식 시장이 왜 그런 식으로 움직이는지 완전히 오해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주가에 관한 모든 것을 파악해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인간은 본능상 통제 가능성에 끌리기 때문에 그 미래를 예측해주겠다고 나서는 권위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 의지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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