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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JoHoie Nov 01. 2017

UX와 스토리텔링 - Facebook을 중심으로

Facebook과 Storytelling


들어가기 앞서

    Donna Lichaw는 그녀의 저서The User's Jonrney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Story is one of the powerful tools that humans use to understand and communicate with the outside world." 문자가 없던 선사시대에도 경험과 지식의 전달을 위해 스토리텔링을 사용하였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1] 스토리텔링은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친근하면서도 효율적인 정보 전달 방식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스토리텔링이 영화에서 주로 사용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경삼림과 대부같이 관객을 매료하는 영화에서 잘 짜인 서사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와 제품에도 매력적인 스토리가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인 Facebook에 담긴 스토리텔링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기본적인 스토리 구조를 이해하고 Donna Lichaw의 Concept Story, Origin Story를 간단히 Facebook에 적용시켜 보고 가장 중요한 Usage Story를 가상의 기업 트위코에 적용시켜 볼 것이다.



스토리의 구조

그림[1] The User's Jounry의 스토리 구조

   스토리의 구조는 처음, 중간, 끝 이렇게 세 단계로 구분된다. 처음은 발단과 전개를 포함하는 구간으로 서사의 주인공과 주인공의 목적이 소개된다. 미네기시 노부아키의 <올드보이>를 예로 들어보자 만화의 초반부에 주인공 고토의 상황이 묘사된다. 그는 괴한의 의뢰로 15년간 사설 감옥에 갇혀 지내게 된다. 감옥 안에서 그의 인생은 처절히 망가졌다. 이제 고토의 목적은 단 하나, 그의 인생을 망친 장본인에게 복수를 하는 것뿐이다. 발단과 전개에서 독자들은 점점 만화의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다. 이제 독자들은 주인공의 목적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이 등장할수록 긴장감을 느낀다.

  중간은 위기와 절정의 구간이다. 고토는 가키 누마라는 주식투자자가 자신의 인생을 망친 장본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복수를 위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고토의 복수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되려 가 키누 마의 계략에 빠지는 게 된다. 절정으로 다가가면서 고토는 마침내 가 키누 마의 정체와 자신을 사설 감옥에 가둔 이유에 대해 알게 된다. 이때 Donna Lichaw가 말하는 'Boom'이 일어난다. 'Boom'이란 관객이 지금까지 이야기에 집중한 이유가 되는 순간으로 모든 갈등이 폭발하고 정리되는 순간이다. [2]

  끝은 갈등이 해소가 되고 서사가 마무리되는 구간이다. 스토리는 절정 이후에 바로 끝나지 않는다. 가 키누 마가 스스로에게 총을 겨누어 자살한 이후에도 에필로그가 소개되며 서서히 독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며 만화는 끝이 난다. 

  종합하면 위의 [그림 1]은 결국 아래 [그림 2]처럼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감소, 결말 등의 요소를 갖춘 스토리가 된다.

그림[2] The User's Jounry의 스토리 구조



페이스북의 스토리텔링

    이제 앞선 스토리텔링 구조를 사용해 페이스북을 분석해볼 것이다. 효율적인 분석을 위해 Donna Lichaw가 소개한 Concept Story, Origin Story, Usage Story 순으로 페이스북에 적용시켜 나갈 것이다. 


Concept Story

   콘셉트 스토리는 서비스의 Core Concept과 Value Positioning을 제시하기 위해 사용한다. 따라서 미시적으로 서비스의 인터렉션과 디자인에 대해 논하기보다 거시적으로 서비스의 콘셉트와 서비스가 갖고 있는 가치를 소개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잘 짜인 Concept Story(이하 콘셉트 스토리)는 아래의 질문에 답을 포함하는 것이다. [3]

이 서비스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가?

그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 서비스는 무엇인가?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 서비스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서비스의 경쟁자는 누구인가? 

경쟁자보다 우리의 서비스가 나은 점은 무엇인가?

무엇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쉬운 해결책인가?

무엇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놀라운 해결책인가?


포스팅을 위해 분석한 페이스북의 콘셉트 스토리는 아래 오른쪽 그림과 같다. 콘셉트 스토리는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페르소나의 개수에 따라 여러 개 존재한다. 또한 하나의 스토리로 모든 질문에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 왼쪽 그림은 Donna Lichaw가 제시하는 가상 피트니스 기업의 콘셉트 스토리이다.




처음에 스토리의 주인공은 어떤 문제를 갖고 있다. 주인공의 꿈은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fitCounter의 경우에 주인공의 문제는 '현재 건강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다.'이다. 주인공의 꿈은 자연히 '건강 관리를 잘 하고 싶다.'가 된다. 여기서 fitCounter라는 온라인 피트니스 영상 서비스가 소개된다. 하지만 장애가 발생한다. 이미 유튜브에 상당 수의 피트니스 관련 동영상이 존재하기 때문에 돈을 내고 fitCounter를 구매할까? 하는 장애이다.


fitCounter의 운영진들은 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해 유튜브 피트니스 영상을 보았다.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지 않았으며 한 번에 시청하기에는 너무 재생 시간이 길었다. 또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것이다 보니 자신의 개인화된 피트니스를 제공하지 못하였다. 


fitCounter의 운영진들은 유튜브 영상의 문제를 곧 자신의 해결책으로 삼았으며 많은 사람들이 fitCounter 서비스 서브스크립션을 시작했다.



Origin Story

Origin Story(이하 오리진 스토리)는 서비스의 콘셉트를 설명하는 스토리 콘셉트 스토리와는 다르다. 오리진 스토리는 서비스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본 사람이 어떻게 하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까?를 설명하는 스토리이다. 오리진 스토리는 콘셉트 스토리와 후에 나올 Usage Story(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할 때의 시나리오)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오리진 스토리 역시 스토리이기 때문에 처음, 중간, 끝 그리고 Exposition, Inciting Incident 등의 기본 요소들을 포함한다.


오리진 스토리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장애물 표시로 보이는 '위기'의 극복이다. 페이스북 같은 경우에는 같은 대학을 다니는 친구나 같은 지역에 사는 친구들이 너무 많을 수 있고 그 친구들을 하나하나 친구 추가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 위기 중 하나이다. 페이스북은 설루션으로 간단한 친구 찾기를 제공하며 연락처에 있는 친구들은 버튼 하나로 한 번에 친구 추가를 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 놓았다. 페이스북의 오리진 스토리는 아래 오른쪽 그림과 같다. 왼쪽은 Slack의 오리진 스토리이다.



앞서서 가상 기업인 fitCounter를 살펴보았으니 이번엔 페이스북의 오리진 스토리를 살펴보자. 먼저 이야기의 주인공이 갖고 있는 문제는 아래와 같다. 


그때 그 친구들은 어떻게 지낼까? 오랜만에 연락하려니 서먹하네 근황은 궁금한데...

내 소식도 친구들한테 알리고 싶은데 하나하나 다 연락할 수도 없으니 어떡하지?


여기서 페이스북이 등장한다. 페이스북을 이용하면 같은 학교, 같은 지역의 친구들 혹은 옛날에 알고 있었지만 연락이 끊긴 친구들의 소식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기대와 다르게 주인공은 쉽게 페이스북을 이용하지 않는다. 같은 지역의 친구들을 일일이 찾아내어서 친구 추가를 거는 걸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에는 없었지만 만약 자신이 친구 추가를 요청했는데 거절당했을 시에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서 페이스북은 자동 친구 추천 서비스를 제시한다. 지금 내 친구 목록과 유사한 친구 목록을 가진 사람은 친분이 있는 사람으로 간주하여 자동으로 친구 추천 메시지가 전송된다. 또한 자신의 소식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경우에는 '친구에게만 보이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친구 추가 거절이 두렵다면 팔로잉을 할 수도 있다.

주인공은 마침내 페이스북을 사용한다.



Usage Story

Usage Story(이하 사용성 스토리)는 말 그대로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스토리이다. 앞선 두 스토리보다 비중이 높다. 스토리의 모든 요소들을 포함하며, 핸드드로잉과 UI 디자인을 병합하여 사용한다. 사용자들이 처음 서비스를 접하는 것을 Expostion으로 두고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곧 스토리의 결말이 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일차원적 해결책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해결책은 그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존재한다. 즉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아닌 그 문제의 해결책을 도입하는 것에도 장애가 발생한다


사용성 스토리 예시


트위코라는 가상의 네트워킹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자신의 생각, 사진, 짧은 말 등을 타임라인에 올리는 서비스로 트위코는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근래에 사용자들로부터 사진 업로드할 때 필터 기능을 추가해달라는 피드백이 들어오고 있다. 당신이 만약 트위코의 UX 디자이너 혹은 PM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에 일차원적인 해결책은 트위커 내부적으로 필터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마치 인스타그램처럼 필터를 추가하는 것은 꽤나 매력적인 일차원적 해결책이다. 이러한 해결책은 많은 고민을 요구하지 않고 마치 마법사의 지팡이처럼 당신을 해결책으로 인도해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눈치채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 첫 번째로 내부 개발팀의 인력부족이다. 현재 개발팀은 데이터베이스 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두 번째로 트위커 애플리케이션의 용량 증가이다. 사용자들은 때때로 스마트폰의 용량에 민감하다. 세 번째로 데이터 소모량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에 필터를 추가하는 도중에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면 사용자들은 반발할 것이다. 


이제 앞선 문제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보자. 첫 번째로 내부 개발팀의 인력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최소 1~2명의 개발자들이 빠른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으려면 제로 베이스 개발은 불가능하다. 또한 용량이 적어야 하며 데이터 역시 많이 소모하지 않아야 한다.


해당 프로젝트를 맡은 PM 제임스 씨는 새로운 해결책을 떠올렸다. 현재 가장 유명한 사진 수정 어플인 PHODAK(가정)에서 사진을 수정하면 트위코로 바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평소에 트위코는 PHODAK과 친밀한 사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류 처리도 빠르게 가능할 것이며 PHODAK 역시 트위코에 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자사의 어플을 설치해준다면 일거양득이 된다. 또한 개발진들은 PHODAK의 공유하기 기능에 트위코의 API만 추가하면 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용량 문제도 없으며 PHODAK은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 문제도 없다.


물론 위의 해결책도 문제점은 존재할 것이다. 가령 PHODAK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와 같은 문제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작은 사용성 스토리가 생겨난다. 이 이야기의 문제는 PHODAK이 없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진을 필터링하여 트위코에 업로드하게 하는 가이다. 


사용성 스토리는 계속해서 생겨난다. 설루션을 찾아가는 스토리는 조직을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게 만든다.



[1]. Anne List Grandjean-Thomsen, The evolution of storytelling: from prehistoric caveman drawings to audio augmented reality

 [2]  유명 미국 드라마인 Braking Bad의 작가인 Vince Gilligan도 이 용어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3] Donna Lichaw는 서비스를 구성할 때, 아래의 질문에 효율적으로 대답하기 위해서 Concept story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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