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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헤라자데 Mar 19. 2022

만학도 간호대생 이야기 3

아이고 허리야~~

덜컥 합격은 했지만 기쁨도 잠시 등록금이 걱정이 되었다. 4년 내내 등록금은 얼마나 들까 생각해 보니 나에게는 천문학적인 숫자였다. 간호조무사 경력이 있었다면 병원 나이트킵 근무를 하면서 대학을 다닌다는 말을 들어는 봤어도 , 난 병원 근무 경력도 없었고 설사 있다 한들 밤에는 그렇게 일하고 낮에 대학을 다닌다는 것이 체력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았다.

생각다 못해 물류센터에 아르바이트를 구해 보았다. 1월 추운새벽에 집합장소에서 통근버스를 타고 일하러 나가 보았는데....나는 20대 초반 방학때 과자공장에서 일하던 생각만 하고 나갔는데....ㅠㅠ 20대의 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전혀 몸이 따라주질 않았고 추웠고 힘들었다. 그래도 속도를 내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사흘 일하고 너무 무리를 해서 허리를 다치고 말았다.

결국....3일 일당받고 그만두었고 병원에 물리치료를 받게 되는 상황이.... 이게 뭔가 싶어 나자신에게도 실망했고 몸이 아프니 마음도 서러웠다.... ㅠㅠ 그 와중에도 등록금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러다가...결국은 부모님께서 첫학기 등록금을 대주시기로 하고....너무 죄송스러웠지만 반드시 보은하리라 다짐하고 2학기 부터는 장학금을 받고 다니기로 철썩같이 약속을 했다. 


2월이 되어도 코로나가 극성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산책도 나가고 나름 조심하면서도 들뜬 새내기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시 대학생이 되다니.... 나 정말 잘 할 수 있나... 또다시 소심병이 도지기 시작했다. 어느날은 설레다가 다음날은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이게 무슨 짓인가. 차라리 간호조무사에서 만족하고 그냥 취업을 하는게 나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돈과 시간을 버리기 전에 빨리 그만두는 것이 나은 건지도 몰라. 간호사 일 힘들잖아. 지금같이 코로나가 퍼져있는 병원은 간호사로 일하기에 더욱 힘들 수도 있어. '어떡하지? 


조심스럽게 부모님께 좀 걱정이 된다는 말을 했다가 부모님께서 불같이 화내시는 모습을 보고 방으로 들어와 울기도 했다.'내가 너무 나약한 것일까?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지지? 그렇다고 부모님은 나에게 그렇게 화를 내실 이유가 있나? 내 인생은 내 것인데..'

복잡한 심경에 누구라도 조언을 해 주면 좋을텐데....라는 마음이 있었다. 

나는 종교가 천주교라 바오로딸에서 하는 "달달책빵"이라는 독서 밴드 모임에 계속 참여하고 있었다. 거기서는 지도 수녀님이 참여자들이 밴드에 쓴글에 댓글을 매일 달아주신다. 그때 수녀님과 모임 참여자분들께 많은 힘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지도 수녀님께서 내 복잡한 심경을 글로 올리자 댓글을 달아주셨다.


" 진리의 길을 가는 과정은 돌밭을 걷는 것처럼 힘든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돌부리에 채여 넘어진다고 그때마다 울 필요는 없습니다. 툭툭 털고 일어나거나 돌을 멀리 던져버리세요" 


마음을 강하게 먹으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운명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 그래...!!!툭툭 털고 일어나 돌을 멀리 던져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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