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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Feb 12. 2024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북리뷰



     제목 :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저자 : 류시화



     책소개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 인생극장의 특별석으로 초대하는 시인의 신작 산문 42편. 30만 명의 독자가 읽고 독일과 스페인 등 5개국에서 번역된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에 이은 신작 산문집이다. 많은 작품을 통해 그만의 인생관을 세상에 알린 작가로 여행자로 살아가면서 깨달은 것들이 다채로운 이야기 속에 담겨 있다.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진실의 힘이 느껴진다. 인간에 대한 더욱 깊어진 이해에 문체의 매력이 더해져 서문을 읽는 순간부터 기대감이 커진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난 여행지에서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당하는 기분의 연속이다.


그렇듯이, 그의 글에는 가벼움과 깊이가 공존한다.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마주할 때 사람은 말과의 관계가 돈독해진다. 전달된다고 믿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 새는 해답을 갖고 있어서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노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노래하는 것이다. 삶이 힘든 시기일수록 마음속에 아름다운 어떤 것을 품고 다녀야 한다. 그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자신을 정의하라」 「나의 지음을 찾아서」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으로」 「성장기에 읽은 책을 빌려주는 도서관」 「웃음은 마지막 눈물 속에 숨어 있었어」 「플랜A는 나의 계획, 플랜B는 신의 계획」 「자기 앞에 놓인 길을 볼 수 있다면」 등 글의 힘으로 많은 독자의 삶을 변화시켜 온 작가의 글 42편이 수록되어 있다.

글들을 한 편 한 편 읽고 있으면 불꽃놀이가 터지는 유리컵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마음속으로 다양한 부호들이 쏟아진다. 청각과 후각의 예민함을 언어화해 나가는 뛰어남이 느껴진다. 그래서 열심히 읽게 된다. 문장에서 힘을 받고 내일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출처 : 알라딘]   




기억에 남은 한 문장

나는 기린이었구나


그 황량한 곳 어디쯤에 차를 멈추게 하고서 ‘깨진 머리’ 부여 안고 비틀거리며 내려 소변을 보다가 고개를 쳐드는 순간, 나는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곳에 크고 둥근 보름달이 밤하는 가득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뢰뢰히의 그림 속에 있던 흰 만년설이 사방에 펼쳐져 있었다. 그 형용할 수 없는 환희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그 경이의 순간, 도중에 마신 버터티를 다 토해 내면서도 고통은 사라지고 존재가 무한히 확장된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축복의 순간이란 그런 것이다. 내가 열리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ㄴ 왜 이 명백한 것을 보지 못하고 살았던가? 수많은 고개들을 넘는 매 순간, 달이 그곳에 빛나고 있었다는 것을. 달이 바로 곁에 있는데 우리는 죽을 때까지 그것을 찾고 있다. 이보다 더 큰 수수께끼는 없다.

p. 149




내일은 내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선택한 이 길, 나에게 손짓하던 그 많은 무화과 중에서 이 열매가 나에게 최선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배를 끝까지 타고 가서 목적지를 확인할 것이다. 내일은 내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끝까지 가 보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성실함이다. 어차피 나는 죽음에 패배하기 위해 태어났다. 하지만 아름답게 패배하는 것은 나에게 달린 일이다. 심장이 침묵한 것 같으면 스스로 심장을 깨워 그 고동 소리를 들어야 한다.

p. 194   




감상평

제목에 이끌려 책을 만나면 표지에 요약된 글을 읽고, 한 번 더 끌리면 리뷰를 찾아본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책과 함께 서점을 나온다. 여행을 가면 꼭 책방을 찾아가곤 하는데, 제주도 소리소문에서는 이 책과 함께 나왔다. 작가가 유명한 분이지만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기에 더 궁금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서문을 읽으며 글에 대한 마음에 공감하고,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의 첫 이야기에서는 여행에 대한 작가의 생각에 공감했다. 그리고 마지막 ‘인생 영화’에 대해서는 감동을 느꼈다. 물론 중간의 이야기들에서도 같은 감정을 느꼈었다.


인생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늘 고민하고 행동하려 하다가, 실패하고 다시 시도한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이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때 도움을 주었다. 한 번이 아니라 종종 꺼내봐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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