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제목 : 저 바다에 고래가 있어
저자 : 다지마 유코
책소개
세계에서 고래를 가장 많이 해부한 해양동물학자가 해양 포유류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리는 책이다. 일본에서는 연간 300여 건에 달할 정도로 매일같이 해안에 고래, 돌고래가 떠밀려 오는데, 대부분 바다에 돌아가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다. 저자 다지마 유코는 그런 해양 포유류의 사체를 부검해 사인이나 좌초의 이유를 밝히는 일, 또 100년, 200년 후에도 남을 박물관 표본으로 보관하는 일을 20년 넘게 해 왔다. 책은 그 일상을 세세하게 들여다본다.
고래의 좌초 소식이 들려오면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역 어디든 쏜살같이 달려가는 저자의 책은 해양동물의 안녕을 바라는 이들, 막연히 고래를 동경하는 이들, 고래와 함께하는 직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심해의 비밀을 알려 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고래 사체 해부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래, 돌고래, 물범, 듀공 등 한때 인간처럼 손과 발이 있었던 해양 포유류에 대해 귀중한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 특유의 위트 넘치고 생기발랄한 문체가 재미를 더한다.
[출처 : 알라딘]
기억에 남은 한 문장
손은 지느러미가 되고, 다리는 사라지다
생물은 자신이 처한 환경이 변하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몸의 구조와 기능을 크게 변화시키는 능력을 발휘해 살아남으려 한다. 이에 성공하면 진화다. 돌고래 같은 해양 포유류의 조상은 모두 원래 육상에서 살았다. 그러다가 어떤 이유로 육상에서 다시 바다로 돌아간 결과, 육상과는 전혀 다른 바다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몸을 포함한 많은 부분을 크게 모델 체인지(model change)'했다. 예를 들어 바닷속에서 물의 저항을 줄여 재빨리 이동하기 위해, 체형이 상어나 어류처럼 유선형으로 변화했다. 수중에서 빨리 헤엄 치는 추진력은 꼬리지느러미에 맡겼는데, 그 결과 뒷다리가 퇴화했 다. 앞다리는 지느러미 모양으로 변해 헤엄칠 때 방향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p. 165
감상평
호주에서 처음 고래를 봤던 때를 기억한다. 언덕 위에서 우리는 저 멀리 유유히 움직이는 고래를 바라보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때의 감정은 경이롭다는 단어가 가장 어울릴 것 같다. 이후 고래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고르기를 한 시간째, 선택에 장애가 생겼을 때 이 책은 나의 고민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해주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동물이기에 몰랐던 부분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고래에 대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작가의 삶은 몰랐던 새로운 분야이기에 많이 흥미롭기도 했다. 인간의 생활이 고래와 해양 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연구와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 멀지 않은 시간 안에 결과가 나와서 대책을 만들고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작가가 선생들에게 자주 가르침을 받은 문장도 기억에 남는다.
“헛일 속에 보물이 잠들어 있으니 헛일을 경함하지 않으면 보물을 발견할 능력을 얻을 수 없어. 그러니 결과적으로 무엇 하나 헛된 일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