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상상한다고 그랬던가. 나의 상상은 늘 내 경험에 한하여 넓어졌다. 처음에는 서점이었다. 책과 글과 사람을 좋아하는 걸 뭉치니 서점, 책방만 떠올랐다. 동네 책방이 많이 생기고 있으니 나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책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 좋아하는 책을 맘껏 보고 종종 글도 쓰고 사람들과의 교류도 나누는 걸 상상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
그다음은 북스테이였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태프로 일한 경험과 춘천의 '첫서재'에서 머문 경험이 만나 북스테이가 되었다. 더 좋아졌다. 나누는 대화가 깊어지고 사람들의 취향을 공유하고, 쌓이는 이야기로 글을 쓸 수 있으니 정말 좋을 것 같았다. (오신 분들께 비건 요리로 저녁을 대접하고 싶어 지금부터 요리를 꾸준히 해봐야겠다까지 생각했다.)
이다음은 모호하다. 조금씩 경험하는 게 많아질수록 겁은 늘어나고 욕심이 붙었다. 무엇이든 로망으로만 시작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무엇이든 경험했다.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책도 만들었다. 작가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게 된 것도, 내 책이 진열된 상상 속 북스테이도 전부 다 좋았다.
작가가 되고 '책은 상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책을 판매하는 입장이 되자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책을 만든 이상, 얼마를 버는지는 제쳐두더라도 많은 독자에게 읽혀야 한다. 엄청난 마케팅까진 아니더라도 발품이나 손품으로라도 잘 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입고를 위해 동네 책방을 검색해 보고 출판, 책, 글과 관련된 무엇이든 살펴보았다. 독서인구가 주는 요즘이라지만, 책 그리고 책과 관련된 무언가를 팔고 있는 곳들이 많이 있다. 책을 함께 읽거나 함께 만들어 보거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 등도 있다. 이를 보면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상상해 본다.
다시 경험으로 돌아간다. 나는 인터뷰해 본 경험과 글을 쓰고 책을 만든 경험, 이를 판매한 경험이 있는 작가이자 예비신부이다. 이를 원기옥처럼 모아 상상을 시작한다.결혼과 관련된 글을 쓰고 이를 책으로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나 말고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이야기를 책으로도 옮길 수 있을까? 신혼여행을 책으로 만드는 건 어떨까? 다들 여행을 가면 나처럼 글을 쓰려나? 글을 안 쓴다면 내가 만들어주는 건?! 상상 속에서 <신혼여행 이야기책, Happy ever after>가 탄생했다! 어 이거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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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 붙었다! 앞으로의 경험으로더 넓게 상상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