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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TS와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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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G Jul 15. 2020

House Of Cards / 박요셉 일러스트레이터

BTS GRAPHIC LYRICS VOL.3

‘House Of Cards’는 어떤 곡?

‘House Of Cards’는 그동안 보여줬던 방탄소년단의 음악스타일과 사뭇 다릅니다. 데뷔 초엔 랩라인이 하는 힙합, 칼군무가 돋보이는 댄스 음악이 주였습니다. 상대적으로 보컬 라인이 중심이 되는 멜로디의 곡이 거의 없었죠. ‘화양연화’ 앨범을 기점으로 그들의 음악은 보다 다양한 장르로 확장됩니다. ‘House Of Cards’가 그 중 한 예입니다. 진, 지민, 뷔, 정국만 불렀으며, 특히 지민의 고음 파트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네 멤버가 함께 부른 여러 보컬곡들 중 가장 절박하고 애처로운 감성이 느껴지는 노래죠.


‘House Of Cards’는 2015년 11월 30일 발매된 ‘화양연화 pt.2’의 OUTRO로 실렸다가, 2016년 5월 2일 발매된 ‘화양연화 Young Forever’ 앨범에 1분 가량 긴 버전으로 다시 수록 됐습니다. 슬로우 래빗, 브라더수, 방시혁이 작사 작곡한 곡으로 에디트 피아프의 유명한 노래 ‘Non, Je ne regrette rien’을 샘플링 했죠. 에디트 피아프 노래 제목의 뜻은 ‘아니, 나는 전혀 후회하지 않아’입니다. <인셉션>에서 깨어나는 장면에서 사용돼 유명한 곡입니다.


샘플링 곡과 <인셉션>은 BU와도 연결성이 있습니다. BU에서 석진은 계속 잠에서 깨어납니다. 깨는 순간 다시 같은 날이 반복되고 그렇게 시간을 되돌릴 때마다 석진은 위험에 처한 멤버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합니다. ‘RUN’ 뮤직비디오에는 석진이 카드를 쌓고 있는 장면도 나오는데요. ‘카드로 만든 위태로운 집’은 친구들을 구하기 위한 석진의 위태로운 계획, 화양연화를 관통하고 있는 불안한 일곱 소년들의 성장을 상징합니다.


그래픽 리릭스 ‘House Of Cards’

리릭스북 ‘House Of Cards’는 위로 넘겨 보는 세로 형태로 제작됐습니다. 카드로 쌓아 올린다는 노래가 주는 이미지를 형태와 구성으로 재현한 셈이죠. 3편의 주인공은 정국과 윤기입니다. BU에서 정국은 어릴적부터 부모님의 냉대와 무관심 아래 자라 거리를 방황하는 소년으로 그려졌습니다. 책은 정국의 위태로운 심리상태를 일러스트로 형상화 했습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귀여운 동물들이 등장하지만 이 그림들은 전부 ‘하강’의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작은 새장 안에 갇힌 정국은 ‘Wings’ 앨범 속 정국의 상징물인 새를 떠올리게 하네요. 새장 주위를 둘러싼 위압감이 느껴지는 크기의 동물들은 정국의 내면을 짓누르는 ‘외부 세계’의 모든 것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국을 향한 모든 불행들이 카드처럼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그 때, 끝없이 침잠하는 정국 곁에 윤기가 등장합니다. ‘마지막도 너와 함께라면 / I’m okay’라는 가사와 함께요. 윤기는 BU에서 예술을 부정당하는 집안에서 자라면서 자기파괴적이고, 극단적인 감정 상태에 놓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뮤직비디오에서 불을 두려워 하면서도 불에 집착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줬는데요. 그림책은 불길 사이로 윤기의 슬픈 과거사의 장면들을 형상화 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 박요셉

‘House Of Cards’를 작업한 박요셉 일러스트레이터는 아모레퍼시픽, 현대백화점, 오설록 등 기업 콜라보를 주로 작업해오다 점차 글과 결합된 일러스트 작업물을 만들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가 직접 쓰고 그린 <겨드랑이와 건자두> 에세이에서 그 변화를 읽을 수 있었는데요.

에세이에서 박요셉 작가는 “일러스트레이터가 하는 일은 파스타 소스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며 이제는 “오롯이 파스타 한 접시”를 완성하고 싶어 에세이를 쓰게 됐다고 말합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앞으로는 그림도 글도, 작가의 스타일이 좀 더 드러나는 작업물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순간 속에서 사소한 특별함을 포착하는 창작자라는 것도 알 수 있었구요.


작업물들을 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여러 색감을 쓰면서도 색 조합이 정말 예쁘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스타그램 피드만 봐도 개별적 작품들임에도 피드 전체의 색감이 참 조화롭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SNS를 구경하다가 요즘 같이 더운 여름날 보면 기분 좋아질 것 같은 그림들을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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