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살인, 복수와 희망, 어울리지 않을 듯한 단어의 조합! 범죄로 탄생한 리아 가족의 희망 분투기”
범죄로 탄생한 한 가족의 길고도 짧은 이야기다. 휠체어를 탄 불운의 리아는 복수하기 위해 불편한 과거를 현재로 불러내고야 만다.
구인 광고를 보고 찾아온 잇따른 젊은 남자. 리아는 자신을 죽여 달라는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된다. 그리고 과거를 헤집고 그 비밀을 알게 된다. 과거에 리아가 버렸던 아이, 이제는 청년이 된, 아니 살인자가 되어 찾아온 자라지 않은 아이로 인해 리아의 삶은 또 한 차례 변곡점을 맞이하게 된다.
하나의 구인 광고가 불러온 초대형 사건. 그들은 만나서는 안 될 사람들이었다. 만나지 않았다면, 아니 태어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범죄로 탄생한 리아 가족의 희망 분투기. 과연 가족으로 엮인 이 불행한 이들은 행복과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가족’과 ‘살인’, ‘복수’와 ‘희망’. 어울리지 않을 듯한 단어의 조합이 한자리에 어우러진 미스터리한 가족의 3대에 걸친 이야기 속으로......
인터넷에 도우미 구인 광고를 올렸는데, 그걸 보고 삼일 전에도 찾아온 사람이 있었어요. 아가씨의 얘기를 듣기 전에 우리 집을 찾아온 그 젊은 남자 얘기를 먼저 하고 싶은데, 혹시 다른 약속이라도 있나요? 없다면 좋아요. 마음 놓고 얘기해도 되는 거겠죠. - 13쪽
사람의 말이란 게, 고백이란 게 그토록 막강한 힘을 가진 것인 줄은 그때까지 몰랐어요. 지난날을 허심탄회하게 가감 없이 털어놓는 엄마는 위태로워 보이기만 했는데, 마법 같은 일이 내 안에서 일어나게 만들었죠. 엄마의 고백에 내가 알던 나는 사라지고 나조차 완전히 낯선 내가 그곳에 새롭게 태어난 거예요. - 48쪽
그 자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은 잘못을 뉘우친다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자신의 쾌락을 만족시키지 못해 괜한 짓을 했다는 뜻이었어요. 시간만 버렸다고. 내 생명이 만들어지는 찰나였던 거죠. - 70쪽
경찰국장의 딸이 유괴돼 사회는 시끄럽고, 다른 사건들에 대한 수사는 허술했다.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신참인 난 불만을 품었지. 욕실 문이야 안에서만 잠글 수 있다지만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사람도 얼마든지 욕실을 밀실로 만들 수 있는 거잖아. 나도 알고 너도 알고 유치원 꼬마도 아는 거지. - 90쪽
우리의 조가 얼마나 멋진 일을 계획했는지, 어떻게 이뤄나가고 있는지 듣다 보면 절로 흐뭇하고 통쾌한 이야기가 될 거라고 장담해요.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할까요? - 124쪽
전화가 또 왔어요! 네? 저 보고 받으라고요. 진심이세요? 어머, 좋아라. 고작 전화 한 번 받는 건데 감격스러워 눈물이 다 나네요. 제 소원이 이렇듯 쉽게 이뤄지다니. -137쪽
“아하. 저 여자 앞에서 가짜 애인 노릇이라도 해달라, 뭐 그런 뜻이야?”
“마누라 행세면 더 좋지.”
“맨입으론 안 돼. 저 여자 가고 나면, 그땐 나랑 진짜 연애하는 거다? 대번에 정색할 거면 부탁은 왜 해? 그냥 저 여자한테 확 불어버린다. 오빠가 내숭 떨고 있다는 거.”
“그러지마, 제발. 내 다리가 안 보여? 간신히 지탱하고 있잖아.” - 165쪽
어느 지역신문의 사회 코너에 실린 쪽 기사가 발단이었다. 버스에서 껌과 볼펜을 파는 귀공자가 있다는. 그런 물건을 파는 사람은 잘 생기면 안 된다는 법안이 비밀리에 통과되었을 리도 만무다. - 208쪽
무엇이 그토록 견디기 힘들어 도망치기만 했냐고요? 글쎄요.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뿐이네요. 어머니 살아생전에 눈 마주치고 속삭이는 대화를 나눴으면 됐는데. 좋아하는 복숭아를 가끔씩 사드리면 됐을 텐데. 그것만으로도 어머니는 충분히 행복해하셨을 텐데. - 262쪽
손바닥만 한 복권방에서 나는 손님을 맞이한다. 어제와 같은 오늘로. 눈 뜬 장님이 되어서. 멀쩡한 귀를 갖고도 소리를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가 되어서. 아리는 통 연락이 없다. 란과는 곧잘 전화를 주고받았었는데 그조차도 없는 눈치다. - 2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