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Day 30]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편이에요. 이곳이 나에게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여행이 아닌 기분이 들거든요.”
“그런가요.”
“그렇지 않나요? 새로움과 기대가 사라져 일상이 되어버린 여행은 흥미가 조금 덜 하지 않나요?”
“'삶의 현장'이 되어버린 기분이라던지, 그런 느낌인가요?”
“음, 비슷하죠. 그래서 저는 이제 적응이 좀 된다 싶으면 바로 다른 곳으로 떠나요.”
“…”
“…"
“푸쉬카르에 온 지 얼마나 됐어요?”
“오늘이 4일째네요.”
“저는 이제 막 2주가 넘어가는 듯 하네요. 달력을 안 보다보니 시간이 정확히 얼마나 지났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 정도 됐을 거에요.”
“지겹지 않나요?”
“글쎄요,”
남자는 찻잔을 들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내려놨다.
“나는 아직 이곳을 내 안에 다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 호숫가 옆 루프탑 카페, 지는 해와 하늘을 바라보다 옆에서 들린 대화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