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은 원작을 뛰어넘어선 작품으로 평가를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작년 한해 크게 받았습니다.
특히 이 작품을 연출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영화에서 인물들의 욕망을 음식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특히 올리버의 욕망이 달걀로 표현이 되었는데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초반에 엘리오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가족 별장을 온 올리버가 덜 익은 달걀을 허겁지겁 먹습니다. 그 모습을 본 엘리오의 엄마 아넬라가 더 먹으라고 권하자 올리버는 더 먹었다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며 거절합니다.
올리버에게 달걀은 하나의 욕망인 거죠.
욕망을 자제할 수 없음을 안 올리버는 자기는 자신을 잘 안다며 더 이상의 달걀을 거절한 것입니다.
그 이후 엘리오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때도 올리버는 자기는 자신을 잘 안다며, 더 이상의 선을 넘는 것을 자제합니다. "I know myself" 달걀을 거절할 때와 같은 말로 말이죠.
엘리오가 마르치아와 섹스할 뻔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올리버는 달걀을 깹니다.
달걀은 올리버의 욕망이죠.
껍질이 깨진 달걀의 노른자는 분출한 듯 흘러내립니다.
장면에서 올리버의 질투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지만 달걀로서 그의 욕망이 차올라 분출하고 있음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달걀은 한 번 더 나옵니다.
올리버와 엘리오가 관계를 갖고 난 다음날, 엘리오의 혼란함을 짐작하고 불안해진 올리버는 일부러 엘리오의 욕망을 확인하기 위해 엘리오의 페니스를 단단하게 만들곤, 사라집니다.
그다음 장면에서 올리버가 식탁에 앉아있는데, 그와 함께 깨어져 이미 비어버린 달걀의 모습도 함께 보입니다.
욕망의 대상이었던 엘리오가 더 이상 욕망의 대상으로서가 아닌 사랑의 대상으로 올리버에게 존재함이 표현된 부분입니다.
욕망과 사랑은 어디서부터 구분되고, 우리는 어떻게 그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영화는 올리버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관객들에게 분명히 알려주지 않다가 그가 엘리오에게 동요되는 시점부터 올리버의 감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마음이 단순한 욕망이 아닌 사랑임을 말이죠.
이처럼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인간의 욕망과 사랑을 표현하는데, 상징적으로 음식을 사용했습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 아이 엠 러브에서도 이와 같은 연출 방법을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그의 감각적인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 아직 못 보신 분들이 있으면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