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 Maroon 5 - This love
인기 밴드에는 꼭 매력적인 프런트맨이 있다. 대표적인 남성 보컬로 퀸의 프레디 머큐리,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이 있다면 마룬파이브에는 애덤 리바인이라는 존재감이 있다. 리드미컬하고 날카로운 보이스와 영화배우라 해도 손색없는 외모(실제로 연기도 도전했다), 다소 껄렁껄렁해보이는 애티튜드까지 소위 '나쁜 남자'의 스테레오 타입이다. 그런 애덤 리바인의 목소리로 전개되는 마룬파이브의 이별 노래는 찌질하다거나 궁상과는 거리가 멀다. 시간이 지나도 어쩌다 한번쯤 다시 생각나는 전 애인 바이브라면 적절한 표현이려나. 히스테릭하면서도 쿨하게 이별을 노래하는 마룬파이브의 대표곡 <This love>는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 노래 역시 싸이월드 히트송 중 한 곡의 주인공이다. 스타일 안 구기면서도 일말의 미련을 표현하기에 딱인 미니홈피 BGM이었다.
<This love>는 발매 후 몇 해가 지난 2006년,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은 신인 아이돌 빅뱅의 첫 데뷔 싱글에 샘플링으로 재탄생한다. YG가 당시 19살의 (2021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03년생) GD에게 이미 검증된 인기곡의 한국어 작사와 편곡, 가창을 맡긴 것이었다. 빅뱅의 <This love>도 원곡과 유사하게 사랑이 끝난 상황의 정서로 노랫말이 붙었다. 사실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이 곡은 GD 버전의 "친구들이 나보고 병신이래 / this love 다신 사랑따윈 / 하지 않아 너무나 야윈"이 훨씬 익숙하다. 방송국이 아닌 동영상 플랫폼 곰TV에서 선공개했던 빅뱅의 데뷔 다큐멘터리 <리얼 다큐 빅뱅>을 통해 <This love>의 작업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유튜브, V-LIVE 등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선공개가 매우 보편화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시도였다. 데뷔와 동시에 슈퍼스타가 된 프로듀서 GD가 이끄는 빅뱅은 활동 기간 내내 최정상급 대중성과 독창성을 보여주며 K-POP에 한 획을 그었다. 물론 지금은 <This love> 가사처럼 멀리 멀리 저 구름 뒤로 날아가 버렸지만. 참 덧없다. 그래도 이렇게 노래는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