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교대 4학년 수업을 하면서 임용 시험 1차를 마친 예비교사들과 대화를 하다가 교직을 떠나는 데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되어 충격과 고민으로 남았던 수업이 있습니다.교직 입문 전부터 교직을 떠나는 일을 고민하게 하는 현실을 예비교사의 고민으로 느끼며 그 고민의 무게가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수업 끝에 교사에게는 교사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교사단체와 교사노조도 소개하며 꼭 어느 공동체든지 소속되길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교사 소진, 교직 이탈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예비교사만이 아니라 현직교사들도 교직에서 희망을 잃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에 고민이 깊었습니다.
그리고 18일 이후로 더욱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난날 내가 수업에서, 안 그래도 착하고 성실하며 이미 교사의 자질을 잘 갖춘 대부분의 예비교사들에게 더욱 좋은 교사가 되라고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별별 현장의 상황을 맞닥뜨리며 특히 최근 몇 년간 악화 일로인 현장에서 살아갈 수 있었으려면 그것만이 전부였을까, 최선이었을까 회의가 듭니다.
어제 만난 고경력 교사들조차 신앙이 아니었다면 매일 학교로 가는 길에 그만 가고 싶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을 거라는 말, 어제 하루도 학생들과 마음 끓이다가 반쯤 정신 나간 상태로 왔다는 말에, 내가 수업에서 만났던 수많은 저경력 교사들은 어떻게 버티고 있을지 착잡했습니다.
부디 이 일로 트라우마를 겪지 않기를, 마음을 잘 지키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일을 계기로 구조적 변화를 위해 가만히 있지 말고, 행동하는 교사로 나아가기를 또한 바랍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