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해석하는 다이어트 실패 원인 : 학습된 무기력
다이어트는 몸의 문제이기 전에 마음의 문제다.
심리학에서 다이어트와관련된 개념을 하나만 가지고 올 수 있다면
단연 ‘학습된 무기력(learnedhelplessness)’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학습된 무기력은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이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현실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는 마음의 작용을가리킨다.
지금은 동물 실험에도 윤리를 지켜야 하지만,
그런 게 제대로 지켜지지않았던 때가 있었다.
‘조건화 이론’에 관한 실험이 대표적이다.
종소리가 울리면 침을 흘리는 파블로프의 개 실험에서 얻은 이론인데,
이이론이 인간에게도 통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말도 못하는 어린아이를 데려다 놓고 흰색만 보면 울게 만드는 실험이 설계된 적이 있다.
물론 효과는 대단했다.
권위에 대한 복종을 알아보려고 사람에게 전기충격을주라고 명령하는 실험이 설계된 적도 있었다.
동물이 고통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려던 ‘학습된 무기력’ 실험은 그런 시기에 설계된 실험이다.
윤리적인 문제를 안고는 있지만 확실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실험 과정은 매우 단순하다. 먼저 방 중앙에 높은 허들이 있는 케이지(cage)를 준비한다.
스위치를 올리면 케이지 바닥에 전기가 통한다.
여기에 개를 넣어 놓고 스위치를 올린다.
당연히 개도 생물이고 고통을느끼는 만큼,
처음 전기 충격을 경험한 개는 화들짝 놀라 허들을 뛰어 넘으려 한다.
하지만 이때의 허들은 개가 뛰어넘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허들이다.
개는몇 번이고 전기가 통하는 바닥에서 벗어나려고 짖거나 뛰지만,
이내 거기에서 도망갈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개는 전기충격이 쏟아지는 바닥에서 낑낑대며 웅크리고만 있는데,
이때허들을 낮춰도 개는 도망가려 하지 않는다.
사람은 개보다 똑똑하니까 무기력을 학습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습된 무기력은 사람과 개를 가리지 않는다.
도널드 히로토(Donald Hiroto)의 소음 실험에서는 사람도 무기력을 학습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이른바 ‘루시퍼 효과(Lucifereffect)’로 더 잘 알려진 스탠포드 감옥 실험에서도 이런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이런 예시를 굳이 들 필요도 없다.
학습된 무기력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가까이 있으니말이다.
바로 매년 다이어트를 입에 달고 사는 당신이다.
당신은 지금까지 다이어트에 실패해 왔다.
그래서 매년 1월 1일과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
이번에는 기필코 다이어트를 해 보겠다고굳은 다짐을 하지만,
사실 당신은 안다.
시작하기도 전에마음 속 깊은 곳에서 어렴풋이 느껴지는 실패의 징후를.
이번에는 성공할 거라 말하며
내일부터는 하루에세 시간씩 운동을 하고,
저녁은 안 먹을 거고,
비타민과영양제를 잘 챙겨먹을 거라고 다짐을 해도 당신은 안다.
이미 지난 수 년 동안 실패했음을.
그래서 이번에도 실패할 것임을.
똑똑한 당신은, 그래서 이번에도 마음 속으로 실패에 대한 새로운 핑계를 찾기 시작한다.
며칠안 먹어서 체중계의 숫자가 잠깐 바뀌는 것만으로 만족하면서.
원하는 만큼의 성공이 빨리 찾아오지 않기에당신의 마음은 무기력에 젖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가 매년 똑같이 다이어트 이야기를 하는 건 그 때문이다.
하지만 학습된 무기력이 완전히 극복할 수 없는 장벽인 것만은 아니다.
심리학은학습된 무기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알려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우리가 거기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도알려주고 있다.
무기력 반복적으로 학습된 만큼, 성취감을반복적으로 학습하면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서 벗어나 ‘학습된 성취감’ 상태로 우리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우리가 젖어 있는 패배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패로부터 배워야 한다.
작년의다이어트가 실패했다면 우리는 실패했다는 사실에 낙담할 것이 아니라 뭐가 잘못됐는지를 배워야 한다. 그래야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음식을 잔뜩 먹으면 실패했다는생각에 지레 다이어트를 포기한다.
그렇지만 한 끼 많이 먹었다고 다이어트가 끝나는 게 아니다.
오늘 왜 많이 먹었는지, 내 식사 패턴은 어떻고 언제 배가 고프고어떤 음식에 이성을 잃는지는
실패 없이는 배울 수 없다.
둘째, 다이어트는 자신을 지키는 과정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작은 전투에서 몇 번 져도 큰 전쟁에서는 이길 수 있다.
목표한식단을 지키지 못했다고 낙담하기보다는 오늘은 잘 먹었으니 내일은 조금 덜 힘들 테고,
그러니 더 잘지킬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달래야 한다.
당신 스스로가 달래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의 다이어트를 격려하지않는다.
오늘은 실패했지만 내일은 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격려해야 한다.
잘한 날이 있다면 당연히 자신에게 칭찬을 해 줘야 한다.
셋째, 작은 성공의 경험을 늘리는 것이다.
셋 중 가장 중요한 조언이기도 하다. 다이어트는 담배를 끊는 것과달라서,
욕심을 부리다가는 될 것도 안 되게 마련이다.
이번주는 밥을 한 숟가락 덜어내는 것에 집중하자.
아무 것도 아닌 성취지만,
그런 성취감은 장차 당신이 한 끼를 덜 먹어도 버티게 할 수 있는 자존감을 만드는 토양이 된다.
매일 물을 2리터씩 마시고 싶으면 아침에 일어나서 한 컵을 마시는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얻은 성취는
우리가 무기력을 학습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학습된성취감이 되어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당신의 다이어트는 한 순간의 성공이 아닌 1%의 작은 성취감이 쌓이고 쌓여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살을 빼고 줄이는 다이어트가 아닌
과잉의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에게
당신을 지킬 작은 지침으로 함께 하길
-피톨로지의 세번째 피트니스 지침 '공포다이어트' 2장 다이어트 마음이 하는 일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