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 버스정류장 - 노리플라이 (no reply)
차가운 노을 짙어지고
어느새 해가 지던
텅 빈 그 정류장
불빛은 아직 희미해도
기억해 손 흔들던 모습이
요즘 난 말이 없어졌어
정류장에 기대어
네 어깨에 턱을 괴고
가만히 널 안고 있으면
불안함도 희망도
가득 태운 차들이
위태롭게 우릴 스쳐가
정류장에 기대어
울먹이는 널 안고서
젖어가는 내 어깨 넘어
스쳐가는 사람들
차가워진 거리에
우린 점점 빛을 잃어가
이제는 그 자리에
아름답던 시절 우리
너와 내가 기대왔던 날
멀어져 간다
점점 멀어져 간다
지나고 보니 모든것이 평범했다.
남들과는 다른
우리만의 특별한 이야기라고
어렸던 우린 그렇게 생각했다.
위태롭고 불안했던 그때,
애써 서로를 위로하며
쓰담으면서도
손끝에서 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외줄타기같은 불안함의 끝을
보지 않기 위한
자기위안일 뿐이라는 것을.
시들어져 차가워져버린
공기와 적막함.
그 속에서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를 아주 평범하게
끝을 냈었다.
이제는 텅 빈 그 곳에서
지난날의 미숙함과
지금의 나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