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적 사회생활

나의 책갈피

by 내 곁

책을 읽을 때 별도의 책갈피를 쓰지 않는다.

다만 집에 있는 화분들 중 이 책에 맞는 잎을 집어 들어 책 사이에 꼽는다.

우선 책의 표지에 잎사귀를 두고 한동안 바라보면 내가 앞으로 읽을 이 책이 더욱 친근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마치 지금 현재의 나를 알고 위로해 줄 것처럼.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들은 책을 다 읽은 후 잎사귀를 그대로, 혹은 전하고 싶은 말을 짧게 적어 끼워둔다. 두껍지 않은 잎사귀는 책 사이에 있다가 이 책을 선택한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도, 혹은 책을 정리하는 사서의 손에 제거될 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게 누구가 되었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했다는 것에 만족을 느낀다.

내가 좋아하는 한 작가는 포스트잇에 긍정의 메시지를 적어 아무도 없는 시간에 전봇대에, 길가의 벽에 붙여둔다고 했다. 누군가 그 메시지를 보고 힘을 얻으라고. 내가 그 메시지를 발견한다면 어떨까? 뭐야.. 하고 넘어갈 수도 있고, 그날의 내 상태에 따라 힘을 얻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 또한 남과 더불어 사는, 일종의 사회생활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에 질려버렸다고 요즘 많이 생각하는 내가 또 이렇게 사람과의 관계를 바라는 것은 아닌가 쓴웃음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