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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졔 Mar 08. 2023

퇴사합니다. 프리워커로 살아보려고요.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

한때 인천에서 서울까지 왕복 4시간 거리를 통근했다. 그 당시 인천에는 가고 싶은 회사가 없었고, 서울에서 자취하자니 돈이 부족했다. 길 위에 버려지는 나의 시간, 체력적인 소모, 지옥철의 스트레스. 따져보니 손실이 어마어마했다. 다음 회사는 무조건 '재택근무 제도'가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원하던 대로 재택근무 하는 회사로 이직했다. 주 1회 오프라인 미팅이 있었지만,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의 삶은 윤택해졌다. 아침엔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고, 점심시간엔 메리(우리 집 강아지) 산책도 시켜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공간의 자유를 얻으니 어디서든 일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워케이션을 더 자주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행복은 6개월 채 가지 않았다. 나를 믿고 자율성을 부여해주던 직속 상사의 퇴사로 대표와 일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됐다. 대표는 잦은 미팅을 요청했고, 마이크로 매니징을 일삼았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대표의 의견을 따라야 했다.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일에 흥미를 잃었다. 일에 있어 '재미'와 '보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내가 아무런 재미도, 보람도 느끼지 못하고 일하자니 공허했다.


그래서 그 공허함을 사이드 프로젝트로 채우기 시작했다.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는 큰 자율성이 부여됐고, 재미와 보람도 컸다. 그리고 다시 한번 느꼈다. '나는 좋아하는 일을 자율적으로 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대표의 꼭두각시처럼 일하는 회사에서의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두 달만 더 다니면 1년 퇴직금을 챙길 수 있었지만, 그 시간조차 아까웠다. 그래서 퇴사했다.


명확히 해두자면 회사에 다니는 것 자체가 싫은 건 아니다. 나를 신뢰해주고, 자율성을 부여하는 회사가 있다면 함께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 기간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나는 몇 가지 도전을 해보려 한다.




1. 프리랜서 마케터 경험

회사가 나를 대변하지 않고도 온전히 내가 이루어 낸 성과로 나를 증명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과 차별화되는 나만의 강점이 있어야 한다. 나는 6년간 콘텐츠를 무기로 다양한 비즈니스 성장을 도왔다. 타겟의 니즈를 잘 캐치하고, 스토리로 풀어내는 일을 잘한다. 감성과 이성을 균형 있게 갖춘 사람인지라 전략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타겟의 마음을 울리는 콘텐츠를 발굴해낸다.


또 하나의 강점은 좋아하는 분야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는 거다. 글로벌 OTA, 코리빙 하우스, 워케이션, 숙박업 등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브랜드의 마케팅을 주로 해왔다. 여행/공간 분야에서만큼은 최상의 아웃풋을 산출할 자신이 있고, 앞으로도 이 분야를 디깅할 것이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일을 찾고, 그중 핏이 맞는 곳이 있다면 추후 입사할 생각도 있다.



2. 영어 공부 (평생 숙원 사업...)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 유병욱 CD님의 세바시 강연에서 들었던 인상 깊은 구절이다. 어렵고 하기 싫고 두렵고 낯선 것들은 생각보다 큰 벽이 아닐 수 있고, 큰 벽이라고 하더라도 그 벽을 눕힘으로써 더 큰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내게 벽은 ‘영어’다. 영어 실력을 갖춤으로써 열릴 수많은 기회를 알고 있다. 영어로 내 세상은 넓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나는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지 않았다. 현실에 안주했다.


그러다 얼마 전 치앙마이에서 나의 비루한 영어 실력을 또 한 번 실감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그들과 협업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갖추겠다고. 그리고 그 결심은 아래 3번으로 이어진다.



3. 디지털 노마드로 해외 한 달 살기

프리랜서 마케터로 일을 얻고, 영어 실력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된다면 해외로 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과 여행을 병행하며 디지털 노마드 친구들을 사귀는 게 목표다. 그들과 대화하며 영감과 인사이트를 얻고, 내 세상을 확장해나가고 싶다. 재밌고 영감 넘치는 대화들은 콘텐츠로 기록할 예정이다.


영어가 유창하지 않고, 내향적인 인간인 나에게는 큰 도전이다. 하지만 '망하면 어때' 마인드로 전진할 것이다.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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