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플루언서의 인기 유지 비결
예전에 한 모임에서 만난 유명 인플루언서에게 누군가 질문을 던졌다. "인기를 꾸준히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그 인플루언서는 이렇게 답했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글을 올리지 않아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악플이 달려도 대응하지 않고요. 무엇보다 좋은 일이 있어도 자랑하지 않아요."
그때는 '아 그렇구나' 하고 넘겼는데, 이제 와서 보니 이건 단순해 보이지만 엄청난 비결이었다. 나도 SNS에서 온갖 자랑을 일삼는 사람을 조용히 언팔한 적이 있다. 누군가의 잘 됨이, 희소식이 때로는 내게 조바심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회사 밖 프리워커가 된 이후로는 더욱 그렇다. 나는 내 속도로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데 나를 빠른 속도로 앞질러 가는 사람이 곱게 보일 리만은 없다.
반대로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다. 퇴사 후 소소하게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고, 그걸 SNS에 올렸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분명 이 소식을 듣고 조바심을 느끼거나 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직접적인 악플 같은 건 없었지만, 예민한 나는 미묘하게 이런 것들을 느꼈다.
최근 주변에 한 인플루언서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여자 혼자 결혼 안 하고 잘 살아요'라는 결의 콘텐츠를 올렸을 때 온갖 악플들이 달렸다고 한다. 그래서 '독거인의 나홀로 쓸쓸한 삶'과 같이 혼자 사는 사람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올렸더니 악플은 사라지고, 콘텐츠 반응률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한다. 악플러들과 싸우기보다는 대중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그걸 콘텐츠에 반영한 이분이 참 단단하다고 느꼈다.
자랑하는 사람과 그걸 보고 조바심과 질투를 느끼는 사람, 두 입장이 다 되어보니 누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물론 질투와 시기를 느끼며 악플러가 되어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사람은 틀렸다.)
다만 나는 누군가에게 원동력을 주고 싶지, 조바심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좋은 소식도 '자랑'이 아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겸손한 태도와 대중들의 반응을 살피는 예민한 감각이 필요하다. 전달하는 방식에 달려있다. 앞으로 이걸 잘 해내고 싶다.
반대로 내게 조바심을 주는 사람은 멀리하고, 원동력을 주는 사람을 가까이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