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분야를 견고히
어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24 관광 기업 이음 주간'에 다녀왔다. 전전 직장 이사님과 전전전 직장 클라이언트였던 분이 연사로 참여했다. 거의 2~3년 만에 뵌 두 분과 근황을 주고받았다. 두 분은 각각 숙박, 항공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기업의 대표가 되어 업계를 이끌고 계셨다. 꾸준히 자신의 전문 분야를 견고히 다지며 커리어를 쌓아온 두 분이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나도 언젠간, 약 10년 후에 여행 업계에서 나만의 분야에 방점을 찍고, 이런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내 포트폴리오를 본 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고졔님은 여행 분야에서 마케팅 커리어를 꾸준히 쌓아왔네요." 그렇다. 여행 전문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글로벌 OTA와 관광 벤처 기업들의 마케팅을 담당했고, 숙박 IT 기업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리랜서로 독립 후에 한 일들이 모두 '여행'과 관련된 일은 아니었다.
사실은 두려웠다. '여행'과 관련 프로젝트만 고집한다면, 그 이외에 들어오는 일들은 모두 거절해야 하고, 그만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지 않을까? 회사 밖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이러다 망하면 어쩌지? '여행 분야 특화 마케터'가 되는 건 과연 내게 득이 될까, 실이 될까? 늘 이게 문제다. 해보기도 전에 생각이 많다. 아무튼 이런 고민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던 요즘, 여행사를 운영 중인 지인을 만나 고민을 나눴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저 여행업 전문 세무사님과 일하고 있는데요. 여행업 세무는 좀 다르거든요. 그래서 아무 세무사님과 일하기가 좀 그래요. 세무사님이 저보다 모르는 경우도 있었고요. 그래서 저 세무사님은 이 업계를 잘 알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해요. 그러다 이 세무사님을 우연히 알게 됐어요. 이 업계만 10년 하셨대요. 따로 영업하지 않아도 이미 업계에서는 입소문이 나서 자연스레 이분을 찾아요.
전 '여행 마케터' 하면 고졔님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실력 있는 마케터는 많지만, 마케팅이라는 게 분야가 워낙 광범위하잖아요. 제가 만약 마케터와 협업한다면 여행 업계를 잘 알고, 경험 있는 분과 일하고 싶어요.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구축해 두면, 그게 결국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요?"
사실 스스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마음 속으로는 알고 있었는데, 두려움 때문에 선뜻 나아가지 못했다. 그리고 이 대화를 통해 용기를 얻었다. 이제 내게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움직일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