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승 Oct 31. 2021

가족의 의미

나보다 먼저 떠난 자식이 있다는 것


47년 생인 그의 아버지는 시종일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계셨다, 눈가는 항상 촉촉하셨는데 그게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 건지 정말 눈으로 울고 계신지 분간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네가 떠나고 매일을 집에서 차를 타고도 30분은 걸리는  거리를, 2번의 버스 환승과 30분은 올라와야   가파른 길을 올라와 평생을 거리 뒀던 두꺼운 성경책을  아들 앞에서 읽어주셨다고 하셨다. 이렇게 하면 당신의 아들이 31  부족하기만 했던 당신을 용서하고, 새로운 세상에서는  나은 아빠와 엄마를 만날  있지 않을까 하여 이렇게 매일 같이 무덤 앞에 찾아와 당신의 아들과 하느님 앞에 속죄하신다고 하셨다.


네가 차라리 불구라도 되어서 숨이 붙어있길 바랬던 .. 지독히도 나의 픈 감정에만 집중했던 나와는 다르게, 사고와 동시에 즉사해버려 우리 아들이 아무 고통을 느끼지 않고 행복하게 떠날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축복이라고 아버지는 말씀 하셨다.




 디딜  없이 낡은 박스와  들이 가득 쌓여 있는 네가 평생 살았던 31살이 더 넘었을 것 같은 어두운 집이었다. 베란다에서 고구마를 담아주시며 아들의 방을 그대로 보존할 테니 혹시 생각나면 와서 쉬었다 가라고 하셨다.   책상에는 오늘 아침에도 읽으셨을 성경책이 펼쳐진  놓여있었다.


집 안에 들어선지 5분이  되지 않아 내게 바쁠 텐데 어서 가보라며 당신은 담배를 펴야 한다며 기어이 나와 함께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오셨다.


..

나가서 좌회전, 우회전 그리고 직진을 하면 된다고 말씀하시는 당신을 보면서 당신 아들이 얼마나 끔찍하게 아버지를, 어머니를 사랑했는지 혹시 말해준 있었는지 여쭤보 싶었다. 보통 대게아들들은 표현이 서투른데 혹시 스쳐지나가는 말로라도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보신  있으신지..  때의 감정은 사실 나도 말로 글로 형용하기 어렵지만, 동정이나 위로가 아닌  무언가의 나도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사랑해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혹시 한번만 안아 드려도 되냐고 물었다. 난 아버지의 대답은 듣지도 않은 채 아버지를 꼭 안아 버렸다.


아버지는  귓가에 작게  마디를 속삭이셨다.

그제서야 아들의 죽음에 항상 담담했고 오히려 밝아 보이셨던 당신이.. 사실은 당신이 얼마나 슬퍼하고 있는지, 마음속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웃는 얼굴의 이면에는 눈물과 아픔이 가득  있다는  바보같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다시   실감했다.


난 밥 꼭 잘 챙겨먹으시라 같은 바보같은 한 마디로 마지막 인사를 한 채 후다닥 뛰어 차에 올라 탔다. 당신이 예상한 대로 그리고 당신이 그러한 것 처럼 나는 결국 펑펑 울어버리고 말았다.


'울면서 운전하지 말여 사고나.. 위험한께.. 글고..

진짜 고맙습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사실은 내가 안아드리고 싶은게 아니라, 내가 당신 품에 안겨 울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당신은 이미 그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 무지개의 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