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일 May 13. 2022

Forget-me-not-not

우리는 미래를 꿈꾸면서 선을 넘었잖아

이건 우리의 마지막이 존재하는 방식

 

나들이의 동행자로 발탁됐었다

버스를 탔지

계속 다음 정류장이 생겨나는 노선

 

창틀이 그렸다 지우는 칸들

 

너는 거기에 있었는데

이상했어 넘치는 것 같았거든

 

그쯤 흐려지는 점선

 

벽을 섬기면 기대는 법을 알게 되니까

비워진 벽에 기댔다

흑백의 페이지를 지키면서

활자들의 입장을 응시하는 중

 

니은처럼 놓이고 싶어, 우리는 바이올렛

그런 색깔로 적혀야 해

같은 주머니 속에서 하늘빛을 만졌다

바다 띠를 두른 하늘

 

우리는 미래를 꿈꾸면서 선을 넘었잖아

 

 - 엿보고 있어

다음 칸에 살 네가 오늘의 우릴 넘보는 걸

말풍선이 녹아 내리고

우리는 우리를 넘친다

 

이제 키스해도 좋습니다 일시 중지된 입으로요

다음 화라는 건 없거든

 

사연 같은 걸 써봐

쓸 수 있겠어?

Forget-not-Forget-me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각주)  Forget-me-not : 물망초의 영문명으로,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뜻.


매거진의 이전글 그 겨울 엘리베이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