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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의노래 Jan 25. 2022

선택과 선택 사이

[먼 곳의 당신에게 보는 편지 5]


오래간만이예요~!

편지를 쓰지 못한 시간동안 내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오래 망설였던 일들을 결정 했지만 이내 마음이 많이 안 좋았고, 몸도 아팠어요~ 인생을 살면서 몇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면 그 중 하나는 ‘오래 망설이는 일은 선택하지 않는게 맞는다는 것.’ 결국 아주 본능적으로, 필요한 혹은 하고 싶은 선택을 하곤 했으니 오래 망설인다는 것은 내 마음과 머리가 따로 따로 서로를 밀고 당기기 때문에 벌어지는 있는 중인거죠. 결국 거의 매번 마음이 이겼고 돌아보면 그게 옳았어요. 적어도 나한테는. 그걸 알고 있음에도 종종 반복되는 이 선택의 기로는 참 어렵고도 미묘해요.


좀 뜬금없지만 선택의 갈림길은 매일 아침에도 일어나요. 신도림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갈 것인지 영등포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갈 것인지,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머리를 굴려보지만 매번 좋은 선택을 하진 못하더라고요~  매일 아침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는 내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심지어 비가 오고 눈이 오면 바뀌는 시간표 때문에 바둥거리며 지하철을 오르내리는 일들을 겪는 동안 나는 참 시간에 쫒겨 바둥거리는 시간들을 살고 있더라고요. 그럴 수록 조바심은 선택하는 나를 조금 더 제촉하고 그 선택의 중심에는 내가 없는 결정들을 하게 하는것 같아요. 오늘 아침엔 그런 조바심을 날려버리고 고양이의 기상울음 덕분에 조금 이른 아침을 맞이해 버렸고 당신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여유를 회복해보고 있어요. 조금 이르게 일어나니 시계를 반복적으로 보지도 않았고 그냥 조금 여유있게 다음 기차를 기다리며 차분한 하루를 시작했어요.



조금 정신없는 와중에 아름다운 곳에 당도해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보냈어요.


일을 끝내고 가는내내 피곤함과 감기로 인해  여행길을 후회도 했지만 막상 도착해 반가운 이들을 만나고 좋은 차를 마시고 가볍게 취하고 그리고 함께 차를 타고 좋은곳으로 날아가는 동안 피곤보다 안도감이 조금씩 차올랐어요. 호흡을 늦추고 쉬어가는 삶을 다시 안는 순간, 나는 다시 사진을 찍고 노래를 짓고 다시 긍정의 나를 다시 만날  있다는 것에 대한 믿음같은 것이요. 스스로 가둔  사이에 갖혀 나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동안 사실은  , 뒤로 높게 세워진 곳의 옆으로는 넓은 초원과 산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내가  발을 빗겨 나가 서기만 해도 전체를 보며  넓은 품에 들어갈 수도 있는데 주위를 돌아보기를 멈춘 . 몸을 틀어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나를 보니,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요.


평생 몸을 움직였고 늘 정해진 길에서부터 틀어진 방향으로 몸을 놓아 새로운 길을 만들어 냈는데 몸을 일으켜 다시 방향을 트는 일이 내게도 이렇게 힘든일이 될 줄 몰랐어요.  몸이 굳고 목이 굳고 눈이 굳고 마음이 굳고 심장이 굳고…벗과 이야기하면서 그렇게 굳은 몸들을 조금씩 풀어내가기 시작했고 조금씩 그렇게 회복된 몸은 감기를 아직 털어내지 못했는데도 뭉근한 안정감이 채워져어요.


벗과 함께 대나무가 울창한 숲을 걷다가 문득 벗이 이야기했어요.

“행복은 교육인것 같아요.”
“네?”
“살면서 행복을 얼마나 많이 경험하느냐가 그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결정해 주는 것 같아요.
  얼마나 많이 행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행복했느냐가 더 중요하지요.”


좋은 교육의 현장에선 제일 마지막에 교실을 들어오는 학생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Well done’이라고 하고 넘어진 아이가 혼자 일어나면 부모는‘Good job’이라고 한다고 해요. 아주 작은 일에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서 크고 작은 성취감과 ‘행복함’을 아주 자주 습관처럼 탑재한다고 해요. 이런 행복함은 어떤 실패나 문제에 당면해도 스스로 일어날 힘을 갖게 만드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 나는 비관적인 생각을 갖기엔 조금 멍청하고 우둔해서 그저 행복한 일들밖에 몰랐어요. 어른이 조금 늦게 찾아왔고 세상의 시선에 덜 민감했고 정해진 길로 가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그래도 나는 비교적 ‘행복감’이 많이 학습된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봐요. 단시간에 회복되고 곧잘 훌훌털고 일어나고 어떻게든 행복할 거리를 찾아 움직일 힘을 내곤 했지요


회복 불가하기 전에 일어나는 것.

어쩌면 그 선택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이날 나와 함께 했던 풍경들을 선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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