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가의 '절기 프로젝트' 소개
농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습니다.
태양과 바람, 구름과 비의 계절에
마음과 몸을 내어
땀을 흘리고 흙을 일구며 살아가는 것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흙 대신 기타를, 땅 대신 음악을 일구고 있지만
여전히 그런 삶을 소망합니다
끝도 없이 무너지는 슬픔들과
작고도 소박한 희망들
그 마음이 담긴 노래들을
계절과 자연에 깃대어 부르고 싶어졌습니다.
[솔가, 노래의 24계절]은
소망하던 삶의 모습을
닮고 싶은 마음인 동시에
노래하는 삶이 어딘가에,
누군가에 깃들어 사는 삶이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입니다.
태양과 비, 절기에 따라 땅을 일구는 농부처럼.
물때에 맞춰 바다에 깃대어 사는 어부처럼.
계절과 자연에 깃들어 노래하려 합니다.
[솔가, 노래의 24계절]은 2023년 뮤지션 솔가가 시작하는 '절기 프로젝트'의 제목입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고 도시에 살면서, 계절을 느끼고 절기의 흐름에 맞춰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경험합니다. 땅을 밟고 바다에 몸을 맡기지 않는 한, 그 절기의 흐름에 삶을 기대는 것이 참으로 낯선 일임도 압니다. 난는 감사하게도 농부를 꿈꿀 수 있게 해주었던 땅의 학교(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가 있었고 시골마을 폐교를 중심으로 살았던 마을의 예술(극단노뜰)을 경험한 덕분에 땅을 밟는 일과 흙이 주는 따뜻함, 공동체가 일구는 마을살이의 소중한, 자연에 가까운 삶을 마주하며 살았습니다. 어느 즈음엔가 제주를 오고가면서부터는 바다에 깃대어 사는 삶까지...사람의 힘으로만 살아지는 삶이 아님을 배워왔습니다. 그런 삶의 복잡한 여정덕분에 도시가 고향인 나는 흙냄새와 바닷내음이 익숙한, 아니 늘 가까이 두고 살아야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은(진짜인지는 아직도 알 수 없지만) 삶으로 조금씩 다가갔습니다.
그럼에도 살고 있는 이 도시.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벼가 익어가는 풍경을 사진으로 바라보고 뒷산의 제철 과일을 따먹고 야생화를 보기보다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슈퍼마켓의 과일 덕분에 '제철'이라는 계절의 감각이 둔탁해지고 무감해지는 삶입니다. 가끔 지나가다가 '봄철 도다리 쑥국'이라고 있는 식당의 작은 간판을 보면서 '쑥'을 뜯어 쑥개떡을 해먹던 봄의 학교생활을 떠올립니다. 봄=쑥 이라는 조합은 내가 그렇게 몸으로 알게된 것이지만 도시에 산다는 것은 식당의 '도다리 쑥국'가 알려주는 것에 고마워 하는 정도인지도 모르겠지요. 그나마도 그 봄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음식일지도 모르지요.한때 농부 되기를 꿈꾸었으나 나는 호미대신 기타를 들었고 들판대신 공연장을 옮겨다니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농부의 꿈을 꿉니다. 그래서 기타를 들고 노래를 하면서도 농부처럼 이 자연에 기대에 살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내 삶의 감각이 이 계절이 주는 자연의 오감으로 살아있기를 바랐습니다. 나는 모르지만 나는 여전히 내가 모르는, 자연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계절에 기대어 살고 있었겠지요.
계절에 깃댄 노래, 그게 가능은 할까?
글쎄요. 그저 말뿐일 수도 있겠지요.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내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일들이 이 모든 자연의 흐름에 기대어 있다는 것을 말뿐이너도 감각하며 살고 싶습니다. 나를 둘러싼 노래와 그 노래를 듣는 누군가와 그 계절의 감각을 오롯이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공연에 봄철 쑥개떡을 들고 함께 나누러 오신다면 놀라운 오감의 감각을 경험할 수 있을 테고 누군가는 음악을 듣고 가는 길에 가을 낙엽을 주워 책갈피에 꽂아 그 가을 기억한다면 참으로 기억과 기억이 노래의 선율안에 잘 담겨지겠지요. 나는 그 감각을 깨우는 일을 펼치고 누군가는 이런 일들에 동참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누군가는 나보다 더 많은 절기의 이야기를 건네주실 수도 있을 거란 기대도 해 봅니다. 그래서 이 절기 프로젝트는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라 들판의 씨앗처럼 끝도 없이 함께 퍼져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가능성'으로 시작한 우리의 시작이 서로 깊이 연결된 연결과 순환을 통해 ‘놀라움'으로 끝이 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시작하는
[솔가, 노래의 24계절]은 삶의 흐름을 계절의 순환과 생태적 걸음에 맞추어 걸어보려는노력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 노래의 여행에 올라설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 습니다. 마을의 공간 어귀에서, 나누고 싶은 누군가가 함께, 주어지지 않은 새로운 ‘길 없는 길’의 무대를 꾸릴 수 있는 그런 마음들을 모아보려고 합니다. 어떤 지원도 받지 않기에 조금 어려운 여정일 수도 있지 만 2023년 24번 노래의 계절에 만날 사람들을, 숲을, 바다를, 목소리들을 기대합니다.
〇 [솔가, 노래의 24계절] 절기 콘서트
24절기 중에 24번을 다 채울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크고 작은 공연으로 절기의 감각을 회복하고자 합니다.
춘하추동의 각 계절은 입춘·입하·입추·입동의 4개의 절기(四立의 날)로 시작되고 있으며, 24절기는 다시 절(節)과 중(中)으로 분류되어 입춘을 비롯한 홀수번째 절기들은 절이 되고, 우수를 비롯한 짝수번째 절기 들은 중이 됩니다. 다만, 솔가의 콘서트는 그것에 딱 맞추지 않고고 절기와 월별 흐름을 조금 다르게 조합하여 공연해볼 예정입니다.
★ 절기별로 다양한 곳에서 조금씩 서로 다른 노래들이 펼쳐집니다. 누군가 절기의 음식을 나눌 수 있거나 농부님들의 절기 이야기가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그 동네 사는 멋진 음악가의 콜라보도 환영합니다. 혹시 계절의 노래들이 있다면 더욱 반가울 것 같습니다.
★ 공연형태는 정해진 양식이 있지는 않고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으면 어떤 절기에 어디서 만나게될지는 조금씩 천천히 공유드릴 예정입니다. 절기별 구상은 또 다른 식으로 공유 드리겠습니다
★ 공연이 없는 절기에는 다양한 형태로 음악을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궁금한 점은 메일 혹은 DM으로!!
메일 : nobse@naver.com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Solga.songofwind
인스타그램 : @solga
싱어송라이터 솔가는 노래가 되지 못한 말들의 노래를 담아 노래하는 뮤지션입니다. 2012년 첫 EP 앨범 [바람의 노래], 2021년 정규 앨범 [길 없는 길] 등을 발매했고 제 1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에서 '같이산다는건'으로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숲에서, 바다에서, 시장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히말라야에서, 삶에 지친 사람들과, 할머니들과, 아이들과, 이주노동자들과, 무너진 사람들과 함께 노래하고 노래를 썼습니다.
솔가가 지나온 음악의 여정에는 노래말고도 평화와 여행, 기획과 교육 등 크고 작은 여러 수식어들이 따 라왔습니다. 그 삶들도 늘 의미있었고 ‘노래하는 솔가’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노래의 여정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삶들과 늘 공존하고 있습니다.
2023년 [솔가, 노래의 24계절]을 통해서 따뜻하고, 자유롭고, 경쾌한 삶의 여정의 한 챕터를 노래에 실어 우리에게 들려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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