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로 9개월 동안
어느 일요일 아침 두 분이 방 안에서 놀고 계셨다.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다.
이게 웬 횡재냐! 나는 나름 그 고요함을 즐겼다.
솔직히 그 방 문을 열어보고 싶지 않았다.
믹스 커피도 한 잔 마시고 텔레비전도 보고
아이들이 방에 있다는 것 마저 잊었다.
TV 프로그램 하나가 끝났다.
아! 맞다! 얘네들 뭐하지?
방문을 여는 순간,
그냥 주저앉았다.
작은방 베란다에 오리털 이불을 깔고
크리넥스 10통 까서
신나게 날리며 펄썩펄썩 뛰고 계셨다.
베란다를 가득 채운
크리넥스 반, 먼지 반
그리고 오리털
커다란 까만 봉지를 던져주며
주워 담아!
그 이후 9개월 우린 까만 봉지의 티슈를
사용해야 했다.
반성 따위는 없다. 그저 흐름이 끊긴 것이 아쉬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