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싱글은 구차한 변명일까
인생은 2인용 게임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1인용 게임이며, 조력자가 있을 뿐이라 생각한다.
짝이 있어야 완성되는 인생이란 얼마나 허망한가. 내가 있고, 누군가 곁에 있어야만 완벽해지는 인생은 얼마나 깨지기 쉬운가. 그 사람이 가버리면? 사라지면? 사랑 역시 인간의 감정이라 갈변되기 쉬울 뿐이다. 인간의 감정은 도통 신뢰할 수 없는 것이기에 신이 있다면 인생을 2인용 게임으로 만들어놓지는 않았을 것 같다.
사랑은 아름답고 때론 위대하지만, 그것이 인생의 본질일까. 본질의 유무를 알 수 없고, 있다 해도 개별적이고 주관적이기에 각자의 정답이 다르다. 하지만 최소한 나에게 있어서 만큼은 사랑은 인생의 본질이 되기엔 자격 미달이다. 이렇게 쉽게 버려지는 것이 인생의 본질일 수는 없다. 인생의 정답일 수 없다. 가장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건 오직 나 뿐이다.
이런 투덜거림이 영혼의 동반자를 찾은 사람들에게는 혼자남의 삐뚫어진 감성일 것이다. 뜨거운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강한 외로움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지금 감정은 이렇다. 감정의 사막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친구가 물었다. '그냥 이 사람 만나고 저 사람 만나고 순간을 사랑하면 되지 그렇게까지 생각해야 돼?' 난 친구의 질문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아봤다. 난 담담하게 답했다. 나한테 그 기능이 없어서 그렇게 고생 중이라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데 행복하지 않다고. 아마도 2013년도 말즈음에 os를 업그레이드하다가 그 기능이 빠졌다고(인생에 큰 깨달음을 준 연애가 그 때 끝났다).
그리고 여전히 그 업그레이드는 분명 다운그레이드가 아니라 업그레이드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