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형주 David Lee Oct 16. 2023

[인터뷰] 경기관광공사와 유니크 베뉴 사업에 대한 대화

좋은 경험은 좋은 기억을 낳고, 좋은 기억은 그곳을 다시 찾게 만든다.

Q1. 안녕하세요, 이형주 대표님.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VM 컨설팅 이형주 대표입니다. 킨텍스에서 2013년까지 10년간 재직 후 독립하여 현재 컨벤션센터와 유니크 베뉴 등 비즈니스 이벤트 공간과 전시회 등의 컨설팅, 자문, 교육 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Q2. 대표님께서는 다양한 기관을 대상으로 공간 브랜딩 교육을 진행하고 계신데요. 마이스 산업에서 공간 브랜딩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3-4년 전만 해도 마이스 공간은 접근성, 규모 등 기능적 장소로서 존재했는데, 코로나 이후 온라인 플랫폼의 효용성이 높아지자 마이스 공간은 단순히 기능적 편의를 넘어 독특한 정서적 기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마이스 참가자에게 온라인이 주지 못하는 로컬 체험 등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마이스 공간은 차별적 체험 공간으로서 행사 유치를 위한 브랜딩이 필요해졌습니다. 이는 비단 마이스 공간뿐 아니라 모든 오프라인 공간의 공통된 현상입니다. 


백화점의 기능이 판매에서 체험으로 바뀌고 명품 브랜드들이 체험 마케팅의 수단으로 전시회를 활용하는 등 고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경험 마케팅의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죠. 

[마이스 공간의 역할]


Q3. 이번 ‘경기 유니크베뉴 종사자 교육 프로그램’에서 <체류 시간을 늘리는 베뉴 콘텐츠 디자인>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해 주셨습니다. 어떤 강의였는지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기존의 유니크 베뉴 강의는 마이스 산업의 중요성이나 베뉴 마케팅 절차 등 베뉴의 행사 유치를 위한 기본적 내용만을 다루었던데 반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베뉴 콘텐츠 디자인>은 행사 참가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체험 프로그램 기획 방법을 다루었습니다. 


본 주제는 그간 다양한 도시들의 유니크 베뉴 컨설팅을 진행하며 개발한 ‘베뉴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콘텐츠 기획 모델을 토대로 베뉴 실무자들이 직접 현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즉 고객들이 바라보는 베뉴의 경쟁력이 창업자 스토리나 운영 노하우 등 베뉴의 경영주체(Subject)에 있다면 포럼, 워크샵,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확장 전략을, 베뉴 경쟁력이 주변 자연이나 산업 단지 등 외부 환경(Environment)에 있다면 베뉴와 주변 환경을 묶어 콘텐츠화하는 패키지 전략을, 그리고 베뉴 경쟁력이 건축물이나 전시 콘텐츠, F&B 등 보유 자원(Resource)에 있다면 도슨트 투어, 팀빌딩, 액티비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전략이 바로 그것입니다. 

[체류시간을 늘리는 베뉴 콘텐츠 디자인 모델]

 Q4. 방문객들이 오래 머무르게 하려면 공간 구성 전략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오래 머무르고 싶은 매력적인 베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공간 전략이 필요할까요?


매력적인 베뉴가 되기 위해선 본질적으로 행사 목적과 정서적 체험 등 다양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베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합니다. 즉 지식 전달이 중요한 행사라면 당연히 빔프로젝터 등의 교육 장비가 잘 갖추어져야 하고 네트워킹이 중요하다면 휴식과 F&B 등의 어메니티 서비스가, 그리고 즐거운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면 굿즈 만들기나 전시 관람 등 체험 프로그램이 기본 장소와 더불어 함께 제공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태리 페라리 뮤지엄은 페라리 자동차 박물관이자 유니크 베뉴로서, 마이스 참가자에게 회의시설뿐 아니라 독점적인 1:1 페라리 체험을 위한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여 참가자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은 마이스 참가자들에게 뮤지엄의 전시 콘텐츠를 일대일 도슨트 투어를 진행하여 컨벤션센터나 호텔이 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전달합니다. 이는 모두 베뉴의 특성을 바탕으로 차별적 공간 마케팅을 구사하는 전략입니다.  

[이태리 페라리 뮤지엄]


Q5. 유니크베뉴는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만큼, 방문하는 사람들이 각각의 목적과 기대를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 유니크베뉴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공간 구성이 필요할까요?


유니크 베뉴는 본질적으로 마이스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컨벤션센터나 호텔 같은 전형적 마이스 시설의 마케팅 전략을 따라가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컨벤션센터가 주지 못하는 정서적 경험을 활용하여 컨벤션센터나 호텔과 공동 마케팅을 하는 등 차별적 전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10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던 ‘패패부산’은 신발 및 패션 산업 전시회인데, 동 전시회 컨설팅을 수행한 VM 컨설팅의 제안으로 올해 처음 벡스코와 인접한 유니크 베뉴인 뮤지엄원을 활용하여 바이어 리셉션 부대행사를 개최하였습니다. 이 행사에 참가했던 바이어들은 벡스코를 벗어나 아름다운 미술관에서 미디어 아트와 더불어 바이어 네트워킹 및 만찬 등의 행사를 경험했습니다. 모두가 이 순간을 즐기며 가장 즐거웠던 기억으로 떠올렸을 만큼 성공적인 행사였습니다. 이는 벡스코(컨벤션센터)와 뮤지엄원(유니크베뉴)을 동시에 활용하여 전시 참가자의 체류시간을 늘렸던 공간 활용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산 유니크베뉴 뮤지엄원에서 열렸던 2023 패패부산 바이어 리셉션]


Q6. 요즘 다양한 기업들이 회의 공간으로 유니크베뉴를 주목하고 있는데, 회의 장소로서 유니크 베뉴가 갖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회의, 컨벤션, 전시 등 모든 비즈니스 이벤트는 만남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만남의 성과는 누구를 만날 것인가에 따라 좌우되지만, 어디서 만날 것인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즉, 공간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촉매제로서 작용합니다. 유니크 베뉴가 매력적인 것은 공간 자체가 창의적 생각을 유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즉 유니크 베뉴는 회의의 목적 달성을 극대화하는 장소적 체험 수단인 것입니다. 

중국 최고 높이(631미터)의 상하이 타워에서 기업 비전 발표회가 열리고, 뉴욕 항공모함 갑판 위에서 마케팅 전략 회의 등이 열리는 것은 모두 이러한 비즈니스 이벤트의 성과를 유도하는 창의적 기제로서 유니크 베뉴가 참가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유니크 베뉴 상하이 타워]


Q7. 경기관광공사는 2021년도에 유니크베뉴 17곳을 발굴하였는데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경기 유니크베뉴만의 매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경기 유니크 베뉴는 무엇보다 수도권의 다양한 행사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지역적 특색과 문화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킨텍스와 근접한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체험 스튜디오로 다양한 모빌리티 체험과 F&B를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포천 허브 아일랜드는 자연 친화적 힐링 공간으로 행사 참가자들에게 힐링과 정서적 안정을 제공합니다. 용인 한국 민속촌은 옛 조선시대의 민속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처럼 경기도 남부와 북부의 다양한 특징을 바탕으로 국내외 마이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경기 유니크 베뉴는 경기도를 마이스 산업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Q8. 경기도는 유니크베뉴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과 교육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인상 깊게 보신 사업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본 경기도의 가장 인상 깊은 유니크 베뉴 사업은 ‘스몰 미팅 개최 지원 사업’입니다. 스몰 미팅 지원 사업은 참가자 10명 이상 100명 이하의 회의를 개최할 때 대관료 등의 회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인데, 한국관광공사의 국제회의 개최 지원 사업이 100명 이상 회의에 집중된다는 점과, 유니크 베뉴가 대부분 소형 행사에 적합하다는 특징을 파악하여 기획한 맞춤형 정책 사업이라고 판단됩니다. 


스몰 미팅 지원제도가 활성화된다면 실제로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들의 자체 기업 행사나 협단체 등의 팀빌딩 회의 등 다양한 회의 수요를 흡수하여 경기 유니크 베뉴와 경기도 중소기업들의 비즈니스 활성화에 모두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다른 지자체들에서도 경기도의 ‘스몰미팅 개최 지원 사업’을 벤치마킹하여 지역 유니크 베뉴에 적용하는 등 국내 유니크 베뉴 활성화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9. 마지막으로 경기 유니크베뉴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전 세계는 제조업 경제에서 서비스 경제로, 다시 경험 경제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유니크 베뉴 활성화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입니다. 특히 런던 테이트 모던이나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 등 세계적 유니크 베뉴 들은 모두 마이스 참가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마이스 체험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경기 유니크 베뉴 역시 다양한 지역적 특색과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공간들을 단순히 임대 장소로서가 아니라 베뉴가 보유한 강점들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들과 결합하여 활성화한다면, 마이스 참가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려 분명 지역 경제 활성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입니다. 결국 좋은 경험은 좋은 기억을 낳고, 좋은 기억은 그곳을 다시 찾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 본 내용은 경기관광공사 MICE 뉴스레터 2023년 Vol.06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s://www.gmice.or.kr/post/postView.do?bdPID=14&postPID=431


매거진의 이전글 베뉴의 브랜드를 살리는 슬로건 만들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