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유가에 관하여_(2)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정유 산업 분석에 들어가기 앞서(2)

처음 유가에 대해서 조사하기 위해 여러 신문 기사들을 읽어보니, 유가는 참으로 다양한 사건 사고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그러다보니, 유가에 대한 큰틀을 잡기가 어려웠다. 여러 신문 기사들과 책 그리고 보고서들을 읽어나가면서 다음과 같은 틀로 정리가 되었다.

유가도 결국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

출처 : 2018년 산업전망 보고서, 한국기업평가

B/D(배럴/일, barrels per day)는 하루에 몇 배럴의 석유류를 생산 또는 소비하는지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2014년도부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기 시작하여 2016년도부터 공급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이후 미국을 중심의 비OPEC국들의 산유량 증가하였다. 또한,  OPEC은 상대적으로 중동에 비해 생산비용이 높은 미국의 감산을 유도하기 위해 공급을 늘려 유가를 낮춤으로써(이 이야긴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히..) 공급과잉이 이루어졌다. 이 당시에 유가는 배럴달 40달러 대를 기록하며 저유가 기조를 이루었다.

[두바이원유 가격 추이] 14년도 부분부터 유가가 급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FRED

FRED는 자료를 찾기 정말 편리하다. 학부생들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싸이트를 활용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혹시 몰랐다면 한번쯤 들어가보기를 권한다.

유가의 수요와 공급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는데, 아래 그림은 이를 큰틀로 한번 정리해본 것이다.

1) 수요

세계 경제성장률, 중국의 경제성장률

석유는 철강처럼 산업 활동에 기본이 되는 자원이다. 따라서, 경제가 활발해지면 그만큼 석유에 대한 수요가 늘어 유가에 대한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경기가 침체되면 그 반대로 작용한다. 중국과 인도와 같은 신흥국들의 석유 수요 증가율과 재정 위기 나라들에 의한 경기 침체 등과 같은 사건들에 유의해야한다. 오늘날처럼,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처럼 세계 경제 성장률을 저해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면, 유가 또한 이러한 사건에 영향을 받는다.  

석유 제품별 수급 동향

원유 가격이 다른 석유 제품들의 가격에 기본이 되는 것은 맞지만, 석유 제품별 수급 현황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수 있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증권리포트를 확인해보면, 에틸렌 수급 싸이클에 관해서 확인해볼 수 있다.  

2) 공급

지역별 석유 생산량과 재고수준

출처 : 2018 산업 전망 보고서, 한국기업평가

산유국들은 크게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하는 OPEC과 러시아로 대표되는 비OPEC 그리고 미국으로 분류될 수 있다. 각 국의 생산량은 감산 합의 이행 여부, 각국의 정치적 상황 등의 영향을 받는데, 보다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OPEC과 미국의 전쟁_미국의 셰일 혁명

앞서 2014년 즈음에 미국발 공급과잉에 대해 언급했다. 2014년 즈음 미국에서는 셰일 혁명이 발생했다. 셰일 가스(Shale Gas)는 비전통 가스(Unconverntional Reserve)의 일종으로, 기존의 석유 가스 생산 방법으로는 시추하기 어려웠던 가스이다. 비전통 석유는 별도의 진보된 기술을 적용해야만 시추가 가능한데, 1)기존의 방식으로는 회수되는 가스량이 너무 적거나, 2)다른 물질과 결합되어 있는 경우 분리를 시켜야 했다. 이로 인해서, 기존 석유가스 생산 방법에 비하여 기술적인 더 발전된 방법이 필요했고, 이에 따른 개발비용이 추가로 증가하게 되어 생산이 어려웠었다.

그러나 2014년 이전에 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를 넘어가는 등 고유가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높은 기술개발비용을 충족시킬 수 있게 되었다. 2014년 관련 기술 개발을 꾸준히 해온 미국이 셰일 가스 생산을 시작하였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중동에서 공급량을 늘려 유가를 셰일가스의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대응하였다. 셰일 혁명 전 유가의 주도권을 쥔 OPEC 국가들은 생산량 조절을 통해 유가 방어 전략을 구사하였지만(수익을 높이기 위해 유가가 떨어지면 감산을 통해 다시 가격을 올림), 이 이후 시장점유율을 방어하는 것으로 전략의 방향이 바뀌게 된 것이다.

OPEC의 감산 합의

미국의 셰일 혁명 이후로, 미국 셰일 업체들과 중동 국가간 치킨 게임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나타난 저유가 기조는 산유국들의 재정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OPEC과 비OPEC국들을 중심으로 감산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감산을 통해 유가를 올리고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정치적 상황

정치적 상황이 공급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다. 중동은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특히 이러한 정치적 리스크에 더 취약한 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아란에 대한 제재(미국의 이란 협정 파기) 그리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등은 이 둘 국가의 생산량에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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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일반적인 틀을 만들다 보니 다소 뻔하면서 구체적이지 못한 내용이 된것 같지만, 유가의 움직임에 대한 큰 틀을 제시하고 싶었다.. 석유 산업에 대한 분석이 어느정도 끝나면, 유가 변동의 역사나 유가 결제 방법, 유가 선물 차트 보는 법, 적정 유가 수준(Sweet Spot)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