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다니자키 준이치로(1886~1965)가 쓴 세 가지 단편 소설(문신, 소년, 작은 왕국)이 담긴 책을 읽었다.
그의 데뷔작 '문신'은 예술가의 혼과 에로티시즘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탐닉하는 내용인데 문신으로 소녀가 수줍은 옛 모습에서 탈바꿈하여 남성들을 비료로 무릎 꿇게 한다.
'소년'은 아이들이 가학적으로 역할놀이를 하며 쾌감을 느끼는데 마지막에 소녀 미쓰코가 군림하게 되어 세 소년들을 노예처럼 부린다.
'작은 왕국'은 소년들이 자신들만의 왕국을 만들고 유토피아를 실현하는데 담임 선생님이 이를 견제하다가 결국엔 동화되고 만다.
세 가지 이야기 모두 너무 재미있었고 매력적이라 그 분위기에 흠뻑 젖을 수 있었고 노벨문학상에 여섯 번이나 거론된 거장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하루동안 다 읽을 정도로 양이 많진 않았지만 뇌리에 깊이 남아 오랜 시간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기회가 되면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