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누가 날 죽였지?” 로 시작하는 질문은 금세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독자들의 몰입으로 이끌어간다. 주인공 가브리엘 웰즈의 죽음과 삶을 들여다보며 한 작가가 겪는 갈등과 커리어에서 오는 보람과 어려움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영매 뤼시 필리피니의 수사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지속적으로 한 작가를 살해한 사람이 누구인지 유추해볼 수 있다. 소설은 두 가지 사건을 평행적으로 수사해감으로써 작가가 그리는 사후세계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이 소설을 통해 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그라드는 걸 느꼈다. 죽음이 이렇게까지 친근하게 느껴지고 따듯하고 자유롭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소설은 죽음을 경쾌하게 그린다. 그리고 한 사람의 죽음과 사후세계를 독자들이 겪음으로써 삶의 소중함과 내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한다. 작가의 상상은 기발하고 톡톡 튀지만 그 상상의 배경에는 저마다 근거가 있고 사이사이 작가의 배경지식을 들을 수 있어 새로운 사실, 팩트도 알 수 있는, 신나는 여행 같았다. 재미있는 것도 능력이다. 작가는 이러한 능력을 잘 발휘하여 독자들이 죽음과 사후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 그 경험을 흠뻑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이 참 오랜만이라 반갑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 이번이 처음인데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좋은 작품을 선사해준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