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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철 Sep 21. 2017

'스마트'보다는 '교육'이 우선입니다

안현성, 박정철

 우리는 지금까지 앞선 일련의 글들에서 스마트 교육의 정의를 살펴보고 이에 해당하는 다양한 도구와 활용예도 살펴보았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기 전에 다시 한번 스마트 교육을 되짚어 보려 한다. 고개를 숙이고 길만 보고 따라가다는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느꼈지만, 주변의 스마트 교육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점차 우리가 정작 스마트 교육에 대한 논의에서 벗어나, 점차 '도구''기술'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은 인상을 갖게 되었다. 이는 사실 스마트 교육을 조금 파고 들고 가다 보면 대부분의 교육자들이 직면하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달을 가르키는데 손가락만 바라 보는 격이랄까.


"나는 무슨 툴을 쓴다. 나는 무슨 앱을 쓴다." 이 것이 스마트 교육의 주체는 아닌데도 서로 만나면 도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도구 이야기가 더 재미있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결국 '스마트 교육'에서 '교육'보다 '스마트'가 더 중요하게 다뤄지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스마트 교육으로 되돌아가보고자 한다. 


도대체 스마트 교육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그 것을 무엇이라 이해하고 있는가.


흔히 통용되는 스마트 교육이란 무엇인지 좀더 자세히 찾기 위해 기존의 서적을 검색하여 보았다. 용어 자체가 사실 모호하다 보니 이런 저런 책들이 다양하게 검색 되었는데 책이 분류되어 있는 영역이 다양한 것이 재미있었다. 대부분은 IT 기술 서적에서도 발견되고 심지어는 실용서 영역에서도 검색이 된다. 이게 성공을 위한 처세술은 아닌 것이 확실한데도 말이다. 

2017년 7월 기준으로 온라인 서점에서 스마트 교육으로 검색하였을 때 등장하는 도서들

 이와 같이 시중에 출시 되어 있는 스마트 교육에 관한 책들이 전하고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필자가 읽어본 바에 따르면 흥미롭게도 이 새로운 개념에 대한 정의는 사실 상 이들 책에서 자세히 찾아보기 힘들었다.  저자들마다 다양한 정의와 컨셉을 독자들에게 전달을 하고 있었다. 물론 저자들의 노하우가 농축되어 있는 좋은 내용들임은 틀림 없지만 정의가 서로 다르고 전달하는 내용들이 다양하다 보니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 입장에서는 방향을 잡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때로는 오해를 하는 경우도 꽤 있으리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말이다.


"코딩이랑 어플 쓰는 거 어려워서 스마트 교육, 나는 못 해!"


따라서 이러한 오해를 줄이고, 진정한 '교육'에 가까운 '스마트 교육'을 다시금 고민해보고자 방향을 재정립 해보고자 하였다. 필자가 본 책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내용은 일단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를 기반으로 활용하는 최첨단 교육이므로 무엇보다 ICT 툴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였다. 따라서 다양한 앱에 대한 소개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그럴 수 밖에 없다. 교육 관련 툴들은 데스크탑,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다. 책을 쓰는 입장에서 다양한 툴들을 소개하여 방대한 내용들을 전달하고 싶은 욕심은 들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마음을 꾹 참고 툴에 국한되지 않는 그 근간에 있는 본질을 다루고 싶었기에 필자는 도구와 어플에 대한 소개는 최소화하고 싶다. 무엇보다 이러한 어플이나 플랫폼들은 시대의 유행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존재이며 언제든지 더 나은 어플의 등장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 필자의 이전 책 '구글 클래스룸 레시피'에서 유튜브로 동영상 편집을 하는 이야기를 서술한 바 있는데, 불과 1년 안에 그 서비스가 없어지게 되었다. 이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책들 중에서 다수는 플립 러닝 (Flipped learning)이나 MOOC (massive openonline course) 등의 혁신적 교육 방법에 대해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처럼 거대한 (어플이나 플랫폼을 설명하는 것에 반해) 개념의 전달은 책으로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당장 도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경우가 많다. 특히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구글 교육 서비스 (G Suite for Education)의 경우는 적용이 더더욱 어렵다.


여기서 잠깐

G Suite for Business란?

세계 최대의 검색 서비스 회사 구글 (Google)은 검색 엔진 외에도 다양한 사업 모델을 통해 수익을 얻는 기업이다. 그 중 G Suite for  Business라는  서비스는 일반 회사들에게 이메일, 클라우드 서버, 문서 파일 등의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토탈 플랫폼을 제공해 주고 있는데, 이 모델을 학교 현장으로 그대로 옮긴 것이 G Suite for  Education이다. 이는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고 학생들이 이를 제출하며 채점하고 평가하여 분석하는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최적화 되어 있다. 특히 구글 드라이브라는 클라우드 저장소를 무제한 용량으로 제공하고 있어 그 혜택 때문에 많은 학교에서 활용하고 있다. 필자는 이전 ‘교실의 미래를 구글하다 구글 클래스룸 (프리렉)’, '구글 클래스룸 실무 레시피 (프리렉)'이라는 책을 통해 그 도입법과 활용에 대해 자세히 서술한 바 있다.

구글 클래스룸의 도입법을 설명한 "교실의 미래를 구글 하다 구글 클래스룸"


 거대한 개념이 아니라 작은 어플이라고 쉬울까? 우리의 교육 현장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구글 안드로이드 폰을 쓰고 있으면서도 지메일이나 구글 검색은 모르는 분이 많고, 플레이 스토어에서 어플을 다운 받거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당연히 넘사벽의 세계라고 느껴지는 분들이 사실 절대 다수이심을 많은 현장 강의를 통해 체험한 바 있다. 게다가 오랜 교육 현장에서 스마트하게 교육을 하시는 교육자라 할지라도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아래 한글Daum 검색, 그리고 액티브 엑스로 길들여져 있으실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조금만 새롭거나 해외에서 많이 쓰이는 서비스를 보여드리면 금새 당황하실 수 밖에 없다. 물론 이 것은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연세가 있으시거나 이 분야에 관심, 내지는 적성이 없는 분들로서는 '스마트'를 앞세운 스마트 교육 방식은 몹시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일 것이다. 그렇다고 그러한 부분을 포기할 수는 없다. 시대의 흐름은 디지털과 스마트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분의 낙오도 없이 아날로그 감성이 충만한 교육자들과 안전하게 함께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한 교육 환경은 분명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진일보한 기술로 편의성과 확장성을 제공해 주고 있 다. 그러나 그렇다고 스마트가 옳고 아날로그가 그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교육에 집중하다보면 어느 순간 교실에서 학생이 사라지고 기술만이 남는 경우가 발생한다. 더더욱 교육자가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데 (반대로 학생들은 너무나 능숙하고) 학생들에게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게 만들면 학생들은 쉽게 좌절한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은 연구 논문들에서도 지적이 되고 있다. 교사가 디지털 기술에 집중하고 특히 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을 경우에 학생들에게 기술을 강요하게 되는 순간이 발생하고 학생들은 그 때부터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고 한다. 굳이 아날로그적 방법으로 하지 않고 새롭고 불편하고 적응이 되지 않는 방식을 도입함으로서 수업에 도리어 장애를 주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스마트는 그 교육을 따라가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궁극의 진리는 존 버그만 선생이 그의 책에서 남긴 문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과 만나는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에 대한 고민이 우선 존재해야 하고 그 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여 효율을 높이려고 했던 것이 바로 스마트 교육의 시작이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결코 스마트 교육을 가는 길에서 교육을 잃고 스마트만을 추구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수시로 마음을 다스려야 할 것이다.


교육보다 스마트가 앞서갔던 스마트 교육의 예로서 "디지털 교과서"의 예를 들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디지털 교과서 사업은 2007년부터 디지털 교과서 개발 사업이 시범적으로 추진되었고 2013년 이후 상용화를 목표로 디지털교과서 상용화 방안이 수립/발표되었으니 이미 10년의 준비 기간이 있었던 셈이다. 디지털교과서 플랫폼 개발을 위해서 디지털교과서 콘텐츠의 원활한 작동과 다양한 상호작용 및 학습관리 등을 지원하는 국가·국제표준에 따른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이 개발되었고 (SCORM 2004, KEM 3.0기준) 2009년 12월에는 윈도우, 리눅스 공동 활용 통합 플랫폼이 개발되었다. 이 후 디지털 교과서 컨텐츠를 18종을 개발하고 연구 학교 운영을 통해 학생들에게 도입을 하고 준비하고 있지만... 결과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왜인가? 보고서에서도 이를 지적하고 있지만 “개발 초기 단계에서 여러 가지 기능들이 다소 복잡하게 설계되어 향후 사용자의 편의성 및 활용성을 고려한 디지털교과서 개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로 어느 순간 ‘스마트’가 ‘교육’을 앞섰고 결국은 기술이 우선되어 복잡하게 만들어지기 시작했던 것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교육자가 ICT를 이용하여 멋진 수업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세련된 일이다. 분필과 강의 (Chalk and Talk)의 시대를 넘어 미래로 뻗어나가는 혁신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생수 람뢰사는 이탈리아에서 팔리고 이탈리아의 생수 펠레그리노는 스웨덴에서 많이 팔린다고 한다. 각자의 나라에서 생수를 잔뜩 싣고 남으로, 북으로 이동하다 독일 인근 도로에서 마주치는 트럭 운전수들은 서로의 모습을 보며 웃는다고 한다. 자신들의 모습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더 나은 교육을 하고자 하는 진지한 노력이 스마트 도구를 사용하고 있임을 보이기 위한 허세를 위한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늘 경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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