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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 View Sep 04. 2020

첫번째, 들어가는 글

여행계획 Planning


들어가며

캘리포니아, 그 중에서도 로스앤젤레스. 막연히 동경해오던 그 곳에서 살아볼 기회가 나에게 찾아올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결혼 7년 차, 그리고 이제 만 4살이 된 아들에게 찾아온 안식년 같은 기회가 회사생활 10년 차에 나에게도 찾아온 것이었다. LA생활을 마치고 다시 한국에 돌아온 지금 나의 입장에서 지난 LA를 총평하자면 살아오면서 겪었던 가장 완벽한 순간이었다는 것이다. Southern California, 이른바 남가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기후를 갖추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바다로, 산으로, 사막으로, 심지어 눈 속으로도 여행할 수 있는 곳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이래서 다들 남가주, 남가주 하는구나' 공감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전세계 한인 커뮤니티가 가장 큰 이 지역에서 사는 것은, 몸은 외국에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한국과 떨어져있지 않은, 먹고 싶은 한식이 있으면 언제든지 보충할 수 있는, 아마도 어느 곳도 이와 같은 특혜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단언컨대 아무 곳도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다는(?) BCD순두부와 여기에서도 존재감을 뿜어내시는 백쉐프님의 본가까지
다운타운에서 30분만 달리면 만날 수 있는 해변과 '캘리포니아에서 무슨 눈을 볼일이 있어?'라고 생각했으나 조금만 운전해 나가면  볼수 있는 Bryce Canyon의 설경

LA와 캘리포니아 찬사는 이 정도로만 정리하고 이제 그 곳에서 어떠한 '호사'를 누리며 시간을 보냈었는지 하나씩 정리해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기억의 정리일 수 있을 것이며, 어떤 이들에게는 다음 여행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도 있으며, 요즘과 같은 코로나 시기에는 랜선여행의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그 첫번째 일정은 '그랜드서클'이라 불리우는 원형루트 여행기가 되겠다.



그랜드서클 Grand Circle

그랜드캐년(Grand Canyon)은 들어봤어도 그랜드서클에는 생소하게 느껴질 독자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랜드서클이라는 표현은 아래의 지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그랜드캐년을 주변으로 큰 원형으로 돌며 자연경관을 즐기는 여행 루트이다.

자동차로 쉬지않고 달리면 26시간, 약 2,600km의 여행동선이 되겠다

이 동선이 쉬지않고 차로 달려도 26시간이나 걸리는 무시무시한 여정이기 때문에 여행 전에 어떠한 운전 스케쥴로, 어떠한 방문 스케쥴로 여행을 계획해야할지 고심하지 않으면 운전자나 동승자나 무지 피곤해지는 시간이 된다.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나의 경우는 만 4세 아들까지 함께였기 때문에 출발 전에 아들이 이 힘든 여행을 함께할 수 있을지의 여부였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잘세운 계획, 불가능은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부분은 연속 운전시간의 관리였다. 이 여행을 가기 전 별도의 여행에서 그랜드캐년을 운전시간 관리없이 다녀왔던 경험이 약이 되었으리라. 그때는 무식하게 운전만 10시간씩 해버렸고 여행 이후 몇 일간의 요양시간(?)을 가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 최대 운전 시간은 4시간으로 관리하고자 했다. 그것을 염두해두고나니 동선짜기가 수월해졌고, 운전 시작 전 맘 속의 부담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렇게 나온 나의 동선, 중간의 경유지는 아래와 같다.


1. 세도나 Sedona

2. 모뉴먼트밸리 Monument Valley

3. 아치스 국립공원 Arches National Park

4. 브라이스캐년 Bryce Canyon

5. 자이언 국립공원 Zion National Park

6. 라스베가스 Las Vegas


앞으로 연재할 각 여행지의 이야기를 풀어가기에 앞서 이 여행을 계획하는 독자라면, 아니, 이 여행 뿐만 아니라 미 서부를 운전해서 어디든 가고자 하는 독자라면 우리나라에서는 고려하지 않을 아래와 같은 사항에 대해 반드시 대비하고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여행 주의사항이며 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여행 팁  

1.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염두해두자.

이는 미 서부의 자연을 여행할 때 어느 곳이든 반드시 알아두어야 점으로, 구글지도의 오프라인지도 기능을 활용하여 모든 동선이 포함될 수 있도록 다운로드를 미리 받아두자. 구글 오프라인 지도 사용법은 링크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2. 주유는 미리미리 충분하게 해두자.

역시 첫번째 주의사항과 같은 맥을 가진 것이다. 이 지역을 달리다보면 사막 한가운데를 몇 백 km 운전해야하는 상황에 맞닿드리게 된다. 그리고 그 사막에는 아무 것도 없다. 정말 아무 것도. 나도 기름이 반이 남아서 아무 생각없이 직진만 했는데 그 결과가 등에 땀을 쫙 빼게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날 몰아쳤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다. 정말 주행가능거리 0 마일의 기적을 맛보았다. 결국, 주유소가 나오면 그때그때 주유를 여유롭게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3. 컵밥, 사발면 등 비상식량을 충분히 준비하자.

공원에 근접한 지역에 가면 때로는 식당이 없을 수도 있고, 있더라도 나의 동선과 맞지 않아 영업이 종료한 경우 등 많은 비상상황이 발생한다. 차에 넉넉하게 간편식을 챙겨 숙소에서 전자렌지나 전기보틀 등을 활용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 가능하면 휴대용 전기가스곤로, 숙소에서 미리 준비한 뜨거운 물을 담을 보온병 등을 가지고 다니면 아주 유용하다. 실제로 이를 통해 우리 가족은 그나마 ‘문명권'인 세도나를 제외하고 식사를 사먹은 기억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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